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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헬스케어가 미래다②] 자회사 첫 주자 KB손보…시장 선점 나선다

금융당국, 헬스케어 자회사 즉시 설립 허용
KB손보, 다음달 목표로 추진…요양서비스 연계 노린다
신한라이프 '하우핏' 집중 육성, 자회사 설립 검토 중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보험사가 운동용품, 건강식품 등을 판매하는 회사를 직접 운영할 수 있게 되면서 보험사들의 헬스케어 자회사 설립이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헬스케어 사업은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는 분야가 아니어서 초기 시장 선점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첫 주자로는 KB손해보험이 나설 예정이다. KB손해보험은 최근 헬스케어 자회사 설립안을 내놓고 기존 요양서비스와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이달 통합 출범한 신한라이프도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헬스케어 자회사 설립을 장기적으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규제 문턱↓… 보험업계 '자회사 설립' 속도 내나

이달 중순 금융위원회는 보험사가 헬스케어 관련 플랫폼 서비스를 자회사 또는 부수업무 방식으로 영위할 수 있도록 즉시 허용한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보험업계, 헬스케어업계, 학계 등은 '보험업권 헬스케어 활성화 TF' 1차 회의를 개최했고 보험사의 자회사 설립이 가능하도록 보험업법 개정에 나설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어 지난 6월 법적 근거가 마련돼 보험사들은 자회사를 즉시 설립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보험사들이 헬스케어 자회사를 운영하려면 금융위에 신고만 하면 된다.  
 
보험사들이 추진하는 헬스케어 서비스는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별 건강상태 분석,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그동안 보험사가 헬스케어 관련 서비스를 추진하는 데 있어 의료법 등 일부 걸림돌이 있었지만 금융당국이 규제 완화에 나서며 문턱이 크게 낮아졌다.
 
금융위는 헬스케어 규제 완화를 발표하며 많은 보험사들이 헬스케어 자회사 설립을 적극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중 구체적으로 헬스케어 자회사 설립을 추진 중인 곳은 KB손보다. 이달 금융당국에 설립 허가 신청을 내는 KB손보는 다음달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자회사 설립을 준비한 만큼 준비는 돼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인력 채용도 진행 중이며 관련 스타트업과 제휴도 추진한다.  
 
KB손해보험의 도심형 요양시설 'KB골든라이프케어' 서초 빌리지 전경.[사진 KB손해보험]
 
신한라이프도 헬스케어 자회사 설립을 준비 중이지만 아직 검토 단계다. KB손보처럼 구체적으로 설립 일정이 나온 것은 아니다. 성대규 신한라이프 사장은 지난달 15일 열린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인공지능(AI) 기반 헬스케어 서비스 '하우핏'을 자회사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을 밝힌 바 있다.  
 
신한라이프의 '하우핏'은 인공지능(AI) 기반 홈트레이닝 서비스로 이용자는 화면을 통해 코치와 나의 모습을 동시에 시청이 가능하다. 이때 스마트폰 카메라가 사용자의 움직임을 분석해 운동 횟수를 인식하고 바른 자세도 안내한다. 코치들은 이용자들에게 익숙한 인플루언서들로 구성됐고 이들이 진행하는 다양한 라이브클래스가 제공된다.  
 
다른 생·손보사들의 경우 KB손보처럼 구체적인 설립안이 나오지 않은 검토 단계다. 설립 승인이 쉬워진 만큼 언제든 추진할 수 있어 급할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규제가 풀리며 자회사 설립이 아니라 부수업무 형태로도 헬스케어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어떤 것이 효율적인지를 따져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사업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구체적인 자회사 설립안이 세워지진 않았다"며 "헬스케어 서비스의 핵심이 IT기술인 만큼 스타트업 등 IT업체와의 제휴는 꾸준히 추진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KB, 요양서비스 연계…신한, '하우핏' 집중 육성

현재 표면적으로 헬스케어 자회사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곳은 KB손보와 신한라이프지만 양사의 전략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KB손보의 올 상반기 당기순익은 1429억원으로 전년 동기(1440억원)와 비교해 0.8% 감소했다. 다만 올 상반기에는 희망퇴직과 물류센터 화재 보험금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 이를 제하면 순이익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KB손보는 최근 몇년간 당기순익이 감소세를 보였다. 2017년 3303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한 KB손보는 이후 꾸준히 실적이 감소하며 지난해 순익이 1639억원까지 하락했다. 장기적으로 새로운 먹거리 창출이 필요한 상황이었고 헬스케어로 시선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보험업계 최초로 자회사를 설립해 요양사업에 진출한 KB손보는 헬스케어 자회사를 통해 요양사업과의 시너지를 노릴 계획이다. KB손보가 2016년에 만든 KB골든라이프케어는 거주형 노인복지시설과 재가노인보직시설 등을 운영 중인데 최근 요양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인기가 상승, 적자폭을 줄이고 있다.  
 
출범 후 손실을 내던 KB골든라이프케어는 지난해 6억원대로 적자폭을 줄였고 올 1분기에는 2억원대의 손실을 기록했다. 그동안 보험업계에서는 우리와 의료 환경, 사회적 분위기가 유사한 일본처럼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요양, 간병서비스 중심의 헬스케어 사업이 추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KB손보의 헬스케어 자회사 설립은 진행 중인 요양서비스 사업과의 시너지를 효과를 통해 이 시장을 우선 선점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KB손보 관계자는 "헬스케어 서비스는 보험업과 잘 맞는 부분도 있고 해외서도 사업이 크게 확장 중"이라며 "헬스케어 사업을 부수업무로만 진행하기에는 시장 전망이 좋다고 판단해 회사 설립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신한라이프의 하우핏 앱 서비스 메인 화면.[사진 하우핏 앱 캡처]
 
이달 1일 출범한 신한라이프는 생보업계 4위권 생보사로 몸집이 커진 만큼 새로운 먹거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출범 슬로건으로 ‘NewLife, Life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다’를 내세우는 등 신한라이프는 고객의 삶과 밀착된 특화 서비스를 경쟁력으로 키울 계획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하우핏'이 있다. 
 
특히 '하우핏'은 앱 내에서 신한라이프 브랜드를 드러내지 않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보험사가 제공하는 서비스' 이미지를 주기보다 다양한 고객층이 이용하는 헬스케어 플랫폼 브랜드로 육성시킨다는 방안이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하우핏을 발전시켜 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우선 하우핏을 독립적인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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