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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반대, 금통위원 중 1명 뿐이었다...“8월 인상 임박”

‘인상 소수의견’ 고승범 위원 외 나머지 4명 “인상 필요성” 피력
금통위 기류 “현 수준 유지 적절하지만 가까운 시일 내 조정 필요”
JP모건 “오는 8월, 올 4분기, 내년 3분기 등 3차례 인상 예상”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연내 한국은행(이하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이르면 이달 중 전격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다. 지난달 15일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에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소수 의견은 고승범 금통위원이 유일했다. 
 
하지만 지난 3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제14차 금통위(지난 7월 15일 개최) 의사록을 살펴보면 금통위원 7명 가운데 5명이 금리 인상 필요성을 피력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별도 의견을 개진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볼 때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매파(통화 긴축 선호) 성향을 드러낸 것이다.  
 
이에 당초 오는 10월로 점쳐졌던 금리 인상이 이달 중으로 단행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은 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 회의는 이달 26일과 10월 12일, 11월 25일로 올해 3차례 남아있다.  
 

“통화정책 조정 필요…코로나19 확산세 지켜보자”  

지난달 15일 금통위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에서 이주열 총재는 “오늘(7월 15일) 금통위에서도 얘기가 있었지만, 다수위원은 사실상 금융 불균형 해소에 가장 역점을 둬야 한다는 뜻을 같이했다”며 “통화정책은 그런 방향에서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금리 인상을 주장한 ‘소수의견’은 1명이었지만 금리 인상과 직결되는 ‘금융 불균형’ 해소가 필요하다는 금통위 전반적인 기류를 전한 셈이었다.  
 
이런 분위기는 금통위 의사록에서 여실히 나타났다. ‘2021년도 제14차 금통위 정기 의사록’에 따르면 금통위원 7명 중 5명이 현재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쪽으로, 1명은 기준금리 인상에 강하게 반대하는 의견을 냈다. 금리 인상 소수의견을 낸 고승범 위원을 제외한 4명도 기본적으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0.50%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입장은 표명했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통화정책의 완화적 기조를 조정해 나가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기준금리를 현 0.50%에서 0.75%로 상향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낸 고승범 위원은 가파른 부채 증가세를 지적했다. 그는 “최근 정부 대책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의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 등 자산시장으로의 자금흐름이 지속하고 있어 우려된다”며 “최근과 같은 부채 증가세가 지속하면 과도한 부채부담으로 금리 정상화가 불가능해지는 소위 부채함정에 빠질 위험이 커지게 된다”고 인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른 금통위원도 인상 필요성을 내비쳤다. A 위원은 “성장과 물가의 흐름이 지금과 같은 예측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지난 5월 통화정책 방향결정회의에서 논의했던 바와 같이 수개월 내 완화 정도의 조정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도 “한은이 연내 통화정책 완화기도 정도의 조정 가능성에 대해 소통하기 시작한 지 한 달 남짓 되는 상황에서 경제 주체들과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통화정책 방향을 공유하게 되는 시간을 좀 더 가질 수 있도록 이번 회의에서는 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는 주장이었다. 
 
B 위원은 “국내경제의 견실한 회복세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도 계속 확대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가까운 시일 내에 일부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면서 “코로나19의 전개 상황과 영향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는 점을 감안하여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C 위원은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조정해 변화된 금융경제 상황에 맞게 정책 기조를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C 의원 역시 “감염병 재확산 등에 따라 단기적 경기 흐름이 제약되고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동결 의견을 제시했다.  
 
D 위원은 “최근의 거시경제 상황과 금융안정 상황을 감안하면, 통화정책 완화 기조 조정을 너무 늦지 않은 시기에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의사록 공개 후 “이달 중 인상” 전망 잇달아  

공식적인 금리 인상 ‘소수의견’은 1명이었지만 의사록을 보면 현재의 통화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위원은 1명에 불과했다. 대표적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주상영 금통위원으로 추정된다.
 
해당 금통위원은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여파가 당초 예상보다 오래 지속하고 수출 주도 경기 회복이 가계소득·임금·고용·소비의 안정적 확장세로 이어지는 데에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여전히 중요하다. 위기 극복이 가시화될 때까지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보조를 맞추는 정책조합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임박 신호가 강해지면서 시중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있다. 사진은 한 은행의 대출 창구. [사진 연합뉴스]
 
금통위 의사록이 공개되자 국내외 금융기관들은 ‘8월 인상’이 임박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JP모건은 4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금통위가 8월 첫 기준금리 인상에 돌입한 후 올해 4분기, 내년 3분기 등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측했다.  
 
JP모건은 지난달 15일 통화정책회의 결과 발표 직후만 해도 한은의 첫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10월로 내다봤으나 지난 3일 공개된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근거로 8월로 금리 인상 시점을 앞당겼다.
 
박석길 JP모건 본부장은 “8월 금통위에서는 한은 지도부가 금리 인상에 표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며 “비둘기파인 주상영 위원을 제외한 조윤제·임지원·서영경 위원이 금리 인상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HSBC도 3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코로나19 4차 확산 상황이 8월 초 정점을 지나면 한은이 8월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4일 한국은행이 경기 개선과 주택시장과 연계된 금융 불균형 우려를 고려해 오는 25일 열리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소는 8월 중 코로나 확산세가 약화해 실물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커질 경우 인상 시기가 10월 또는 11월로 늦춰질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밝혔지만 현 상황만 놓고 보면 8월에 인상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봤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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