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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 직접 구축” 현대차 유럽 수소차 시장 선점 나섰다

세계 최대 수소충전 인프라 운영업체 지분 투자
2025년까지 수소트럭 2만5000대 유럽 수출 목표

현대자동차가 만든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이 지난해 10월 7일(현지시간) 스위스 루체른에서 열린 고객 인도식을 위해 주차돼 있다.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탈내연기관 등 수송부문 탈탄소 본격화에 나선 유럽에서 수소연료전지차(수소차) 판매 확대에 나섰다. 지난해 7월 유럽(스위스)으로 수소트럭 엑시언트 수출을 시작한 데 더해 최근 수소충전소 운영업체로의 지분 투자를 결정했다. 물론 유럽의 수소충전 인프라 구축이 상용 수소차에 맞춰져 있는 만큼 넥쏘 등 승용 수소차 시장 확대로는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현대차는 독일법인을 통해 독일 수소충전소 운영업체 ‘H2 모빌리티’ 지분 투자를 확정했다. H2 모빌리티는 독일은 물론 프랑스 등 유럽 전역에 91개 수소충전소를 구축한 세계 최대 수소 인프라 운영업체로 꼽힌다. 이미 수송부문에서의 수소 경쟁력 확보에 나선 ‘토탈’, ‘쉘’, ‘에어리퀴드’, ‘다임러’ 등이 지분을 투자, 대주주에 올라있다.
 

유럽 시장 수소차 판매 확대 정지작업

현대차가 이번 지분 투자로 유럽 내 수소충전 인프라 직접 구축, 수소차 판매 확대 정지작업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수소차 판매량 증가의 최대 걸림돌로 저조한 충전 인프라가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차는 지난 2017년부터 H2 모빌리티의 제휴파트너로 독일의 수소 인프라 개발에 참여해왔다. 유럽연합(EU)의 수소차 인프라 보급 전략인 H2ME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특히 H2 모빌리티가 운영하는 수소충전소는 고압력(700bar)으로 수소차를 충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대차 승용 수소차 넥쏘를 5분 안에 완전히 충전할 수 있는 수준이다. 마이클 콜 현대차 유럽권역본부장은 “현대차는 수소 인프라 개발을 적극 지원해 깨끗한 수소 생태계를 만들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5일(현지시간) 현대차는 독일 수소 인프라 구축 기업 ‘H2 모빌리티’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마이클 콜 현대차 유럽권역본부장과 니콜라스 아이완 H2 모빌리티 총괄 이사가 수소차 넥쏘 앞에서 파트너십 현판을 들고 있다. [사진 현대자동차]
업계에선 이번 협력이 현대차의 상용 수소차 판매 확대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7월 EU가 낸 기후 중립을 위한 수소전략에 따르면 수소 활용 분야를 특수 목적 차량 및 장거리 도로화물 장려로 한정하고 2030년까지 유럽 전역에 도로운송 부문 수소충전소 400개를 추가 구축하겠다는 방침을 정해서다.
 
니콜라스 아이완 H2 모빌리티 총괄 이사는 “2~3년 이내에 수소충전소를 대량으로 이용할 고객을 물색 중”이라면서 “현대차는 특히 상용차 분야의 확장성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으므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현대차는 올해 스위스뿐 아니라 독일과 네덜란드 등 추가적으로 엑시언트 판매를 넓힐 계획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장기적으로는 2025년까지 유럽 시장 수소트럭 2만5000대 수출이 목표다.
 

넥쏘 등 승용 수소차 판매 확대는 ‘글쎄’

그러나 일각에선 현대차의 이번 지분 투자 및 유럽 내 수소충전 인프라 구축 직접 참여가 현대차가 주력으로 내세우는 승용 수소차인 넥쏘 판매 확대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U는 수소 인프라 구축 등 수송부문 수소전략의 핵심에 상용 수소차를 올렸다. 정해진 구간을 달리는 버스나 트럭 등의 운행 구간에 맞춰 수소충전소를 짓겠다는 계획이기 때문이다.
 
실제 넥쏘는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6781대가 팔린 데 그쳤다. 현대차와 함께 승용 수소차를 생산·판매하는 곳은 토요타가 유일하다. 세계 시장 규모는 1만대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넥쏘는 국내 판매량이 85.3%를 차지, 유럽 시장에선 거의 팔리지 않고 있다. H2 모빌리티에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다임러 역시 수소 인프라 구축 목적을 트럭과 같은 상용 수소차로 맞추고 있다.
 
재생에너지 연구 전문가 폴커 콰슈닝(Volker Quaschning) 베를린 HTW대 교수는 “수소는 재생에너지 생산 전력을 물 분해에 사용해 얻는 방식이므로 저장매체로서의 기능이 높은 장점이 있지만, 에너지 손실이 높아 일상에 쓰이는 승용차에는 경쟁력이 없다”고 말했다.

배동주 기자 bae.dong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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