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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접는 갤럭시 폴더블폰, 떠나는 팬 잡고 대중화 성공할까

방수·스마트펜·UDC… 각종 최초 타이틀 확보해 주목받아
기능 높이고 가격 낮춘 대중화 전략…시장성까지 갖춰야 성공

 
 
삼성전자가 새로운 갤럭시Z 시리즈를 선보였다.[연합뉴스]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애플·중국 제조사의 약진 속에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 시장 안팎에선 “올해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브랜드가 갤럭시가 아닐 수 있다”는 위기론이 흘러나온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돌파구는 ‘폴더블 대중화’다. 그간 틈새시장으로만 머물던 폴더블 스마트폰의 보급량을 끌어올리겠다는 거다. 삼성전자는 최근 언팩 행사를 통해 ‘갤럭시Z 폴드3’와 ‘갤럭시Z 플립3’를 공개하면서 폴더블 기술 ‘초격차’를 뽐냈다. 각종 최초 타이틀이 따라붙은 게 이를 잘 보여주는 예다. 
 
두 제품은 제품에 물을 엎질러도 고장을 염려할 필요가 없는 최초의 폴더블 스마트폰이다. 최고의 방수 성능인 IPX8 등급을 지원한다. 갤럭시Z 폴드3는 스마트펜을 지원하는 최초의 폴더블폰이다. ‘언더디스플레이카메라(UDC)’ 기술을 적용한 것도 갤럭시 제품 중 처음이다. 카메라 렌즈를 디스플레이 픽셀로 숨겨 소비자가 큰 화면을 온전히 누릴 수 있게 하는 신통방통한 기술이다. 이 밖에도 이전 제품과 견줘 디스플레이 내구성을 높였고 무게와 두께, 폭이 모두 줄어 휴대하기도 편해졌다. 그러면서도 출고가를 낮췄다.  
 
삼성전자는 2019년 첫 번째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이듬해 두 번째 제품까지 내놨지만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 내구성과 비싼 가격이 걸림돌이었는데, 이번 신제품에선 그 문제점들을 상당수 해소한 셈이다.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성장하고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서 독점적인 입지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의 출하량이 900만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300만대 규모의 틈새시장에 불과했던 걸 고려하면 가파른 성장세다.  
 
2023년엔 출하량 3000만대를 달성할 것으로 관측했는데, 대부분이 갤럭시 브랜드를 달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가 이 시장의 선발주자이기도 하고, 경쟁사가 따라붙기 어려울 정도로 기술 격차를 벌려놨기 때문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전자의 2023년 폴더블 시장 점유율이 75%에 달할 것으로 점쳤다.  
 
물론 2년 뒤의 낙관적인 전망이 현실이 된다고 해도 삼성전자는 폴더블 스마트폰 2250만대를 파는 데 그친다. 삼성의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이 2억6000만대에 달하는 걸 감안하면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이는 폴더블 스마트폰이 ‘휴대전화를 꼭 접어야 하느냐’란 소비자 물음에 답을 주지 못하고 있는 탓이 크다. 비싼 가격, 큰 부피와 무게감, 떨어지는 내구성 등을 감당하면서 휴대전화를 접어야 하는 이유가 아직은 뚜렷하지 않다는 거다.  
 
IT업계 관계자는 “내구성을 높이고 가격을 떨어뜨리는 데까진 성공했으니, 이젠 스마트폰을 접고 펴는 번거로움을 감수하고서 얻을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설득력 있는 답을 내놓아야 할 때”라면서 “폴더블 스마트폰만의 강점을 부각할 앱이나 콘텐트를 선보이지 못한다면 고객의 지갑을 여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책처럼 접었다 펼 수 있는 기능이나 넓은 화면을 십분 활용한 앱·게임 같은 소프트웨어가 인기를 끌어야만 ‘폴더블 대중화’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런 ‘킬러 콘텐트’ 없이 단순히 하드웨어의 우수성만 내세워선 시장이 무르익기 힘들다. 애초에 폴더블이 혁신이란 평가를 받은 건 단순히 스마트폰의 외형만 바꿨기 때문이 아니다. 이전에 없던 사용자환경(UI)과 사용자경험(UX)을 제공하는 기반이 될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결국 우수한 기술력만 뽐낼 게 아니라 고객이 찾을 만한 시장성을 갖춰야 한다는 건데, 이런 점에서 삼성전자의 행보는 꽤 긍정적이다. 이 회사 무선사업부를 이끄는 노태문 사장은 갤럭시Z 언팩 행사를 앞두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삼성전자의 모든 활동, 그 중심에는 고객이 있다. 고객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항상 귀 기울이고 이를 반영해, 더 많은 사람을 위한 의미 있는 혁신을 만들어가고 있다.” 
 
점유율 하락과 이용자 이탈이 본격화하는 위기론에도 고객의 관점에서 시장을 보고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의 세 번째 폴더블은 이전 제품보다 제대로 접힐 가능성이 큰 이유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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