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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애플 스마트폰 시장 맞수인데…몸값 격차 더 벌어진다

애플 아이폰13 흥행과 애플카 출시로 내년 3조 달러 전망도
외국인 투자자 던지는 삼성전자 주식…7만원대 박스권 갇혀

 
 
삼성전자가 야심작 갤럭시Z를 시장에 내놨지만, 주가는 되레 하락하고 있다.[연합뉴스]
 
스마트폰 시장의 글로벌 맞수로 꼽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기업가치 평가를 두고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8월 24일 기준 2조4700억 달러를 웃돌고 있다. 삼성전자의 시총은 3821억 달러(447조1367억원)로 애플 몸값의 7분의 1 수준이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삼성전자는 시총 격차를 좁히며 애플을 매섭게 추격했다. 주가가 오를 때나 내릴 때나 ‘묻지마 매수’에 나선 동학개미 덕분이었다. 최근 1년의 주가 등락률도 삼성전자가 애플보다 더 눈에 띄었다.
 
지난해 8월 24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5만6100원으로, 7만3300원인 현재(8월 23일) 주가와 비교하면 30.6%나 올랐다. 반면 애플의 지난해 8월 24일 주가는 주당 125.86달러였다. 현재 149.71달러인데, 오름폭은 18.9%에 머물렀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해 연말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 연초 9만1000원까지 반짝 올랐다. 당시 이 회사 시가총액은 4647억 달러(543조2502억원)로 2조 달러 안팎이던 애플의 시가총액과 견줘 5분의 1 수준이었다. 지금보다는 간극이 크지 않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추격의 뒷심이 부족했다. 이후 삼성전자의 주가는 7만원에서 8만원을 오가는 박스권에 갇혔다.
 
양사의 시총 격차는 앞으로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내년 시가총액 3조 달러(약 3444조원)를 돌파할 거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시총 3조 달러는 어떤 글로벌 기업도 달성하지 못한 대기록이다. 시리즈 사상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한 ‘아이폰12’에 이어 9월 공개 예정인 ‘아이폰13’의 흥행을 확실시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애플의 주가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8월 16일엔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150달러를 돌파했다. 이후엔 숨을 고르며 140~150달러 안팎을 오가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의 주가 전망은 어둡다. 증권사들이 줄줄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낮췄다. 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9만8000원에서 8만9000원으로 깎아내렸다. 홍콩계 증권사인 CLSA는 삼성전자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비중 축소’로, 목표주가는 11만원에서 8만6000원으로 끌어내렸다.  
 
삼성이 올해 영업을 못 한 건 절대 아니다. 오히려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129조원)을 기록했다. 스마트폰 판매 호조와 반도체 호황을 타고 1·2분기 매출이 모두 60조원을 넘었다.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 대신 폴더블 스마트폰인 ‘갤럭시Z’를 출시하는 승부수까지 던졌지만, 주가는 요지부동이다. 되레 신작을 공개한 언팩 행사 전엔 8만원이던 주가가 7만원대로 내려앉았다.
 
무엇보다 외국인 투자자가 ‘셀(sell) 삼성전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은 8월 5일부터 23일까지 12거래일 연속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했다. 매도 규모도 어마어마했다. 언팩 행사 이후인 11일부터 13일까지 매일 조 단위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3일간의 순매도 금액의 합은 5조1180억원에 달한다.  
 
올해 초 55.7%를 웃돌던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 비중은 현재 51.7%로 하락했다. 외국인이 삼성전자의 주식을 외면하는 건 반도체 업황 부진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입지가 줄어든 탓도 크다. 다행히 개인투자자의 ‘순매수’로 더 큰 주가 하락은 방어하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 행렬 없이는 주가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사이 애플은 몸값 격차를 더 벌릴 기세다. 스마트폰 시장에선 패권을 두고 다투는 맞수지만, 시총을 견줘보면 초라해진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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