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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긴급진단] 7대 은행 PB “우량주 분할매수 전략 유효…부동산 투자는 신중해야”

KB국민·신한·하나·농협·우리·SC제일·기업은행 PB 대상 긴급설문
“주식·부동산 시장 우상향…금·채권 등 안전자산 투자 매력도 낮아”
유동성 위축 우려에도 위험자산 선호…“현금자산 늘려 분할매수 해야”

 
 
[중앙포토]
 
한국은행이 ‘금융 불균형 완화’를 내세워 기준금리 정상화에 시동을 걸었다.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이슈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미국보다 먼저 ‘행동’에 나선 것이다. 
 
일단 시장에서는 기존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이었던 만큼 0.25%포인트의 소폭 인상(0.5%→0.75%)만으로 눈에 띄는 유동성 회수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기준금리 인상 결정의 핵심 요인으로 꼽히는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하지만 주택담보, 전세, 신용 등 전방위적 대출 옥죄기에 나선 감독당국에 이어 한은까지 ‘가계부채와의 전쟁’에 합세하면서 단기 투자심리에는 부정적일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한은의 8월 금리인상 결정이 단발성이 아닌 연속성을 갖는 만큼 위험자산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에 [이코노미스트]는 국내 7개 은행의 자산관리(WM)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금융불안기 투자대응’를 주제로 긴급 설문을 진행했다.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 불구 연말까지 우상향” 한 목소리

우선, 주요 은행의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따른 경제활동 정상화 기대감이 큰 선진국 우량주 중심의 투자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외 주요 증시 역시 우상향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한수연 우리은행 TCE강남센터 PB팀장은 “한은의 금리인상과 미 연준의 테이퍼링 시그널 등의 유동성 축소 신호들은 시장 불안감을 높이고 주식 등 투자자산의 매력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면서도 “미 FDA 정식 승인을 받은 신규 백신의 접종 확대와 하반기 국내외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양호하다는 점에서 금리인상 이슈는 일시적 충격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무엇보다 지난 2013년 6월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의 테이퍼링 언급으로 글로벌 증시 역사에 ‘버냉키 쇼크’를 남긴 전례가 있는 만큼 연준으로서는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홍동희 SC제일은행 투자전략상품부 팀장도 “최근 글로벌 증시 내에서 신흥국 증시가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컸는데, 특히 한국 증시의 경우 원화 약세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변동성이 더 컸다”면서도 “델타 변이 확산세가 우려 요인인 것은 사실이지만 선진국을 중심으로 백신 접종률이 상승하고 있고, 백신 접종률이 높은 영국의 치명률이 낮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중에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제가 점진적으로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테이퍼링 탠트럼이라는 말이 나왔던 2013년과 달리 지금의 시장 참여자들은 테이퍼링을 모두 예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변동성 확대가 장기화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호재보다 악재가 많은 시장”…“테이퍼링은 긍정적 시그널”

글로벌 주식시장에 대한 우호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접근 방식에 대해서는 이전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박미정 기업은행 동부이촌동WM센터 PB팀장은 “미 연준의 테이퍼링과 재정정책 등의 긴축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국내 반도체 업종의 실적감소,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 글로벌 경기 피크아웃(Peak Out) 우려, 중국 경기둔화 및 전방위 규제 등 현 시장은 호재보다는 악재가 많은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면서도 “상승 모멘텀 둔화가 차익 실현 빌미가 될 수 있지만 경기침체로의 접근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요국의 대규모 부양책과 완화적 통화정책이 여전히 이어지는 만큼 조정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테이퍼링 공식화 이후엔 오히려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변동성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미애 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전문위원도 “올해 3분기에는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공급 차질에 따른 생산둔화가 예상되지만, 백신 접종이 가속화되는 4분기부터는 회복세가 기대된다”며 “구체적인 테이퍼링 내용이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9월까지는 환율과 금리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 연준의 테이퍼링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나왔다. 손정필 신한은행 PWM도곡센터 팀장은 “미 연준의 테이퍼링은 미국 경제가 ‘정상’에 가까워짐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긍정적 시그널로 판단된다”면서도 “다만 대부분의 자산이 올랐던 유동성 장세와 달리, 테이퍼링이 진행될 경우 좋은 시장과 우수한 기업들만 살아남을 가능성이 커 우량자산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중 유동성이 축소되더라도 백신 접종률이 높은 선진국 증시와 이익성장성이 기대되는 기업들의 상승 탄력은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반면 테마 위주의 기대감만으로 상승한 기업의 경우 큰 폭의 하락세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주의를 당부했다.
 
7대은행 PB 추천 포트폴리오
 

“부동산 거래절벽 속 상승 기조”…“하반기 변곡점 될 수도”  

거래절벽이 지속되는 부동산 시장 역시 뚜렷한 하락 시그널이 보이지 않는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다만 금융당국의 대출 옥죄기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지적도 나왔다. 
 
문은진 하나은행 한남클럽원 PB부장은 “정부의 강력한 대출규제로 인해 주택 매매 수요는 위축될 수 있겠지만 매매가 진행 중인 실수요자들까지 규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금리인상으로 인한 이자 부담보다는 주택가격의 상승 기대감과 실수요자들의 주택 수요가 훨씬 더 크다는 점에서 당분간 주택가격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수연 팀장도 “부동산 시장 전반으로 주택 수요가 공급을 초과한 상황인데 이런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규제 및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거래량이 더욱 감소하고, 선호도가 낮은 일부 지방의 경우 가격 조정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현섭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PB팀장도 “올 하반기에도 수도권 주택가격은 상승세를 유지하겠지만 오름폭은 상반기에 비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장기 상승세에 따른 피로감에 더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등의 정책 요인이 맞물린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성급한 매수보다는 주택시장에 대한 ‘관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손정필 팀장은 “부동산 시장의 가격 부담이 큰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정부의 공급대책도 꾸준히 발표되고 있어 하반기가 주택시장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며 “이전보다는 신중하게 시장을 관망해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박미정 팀장 역시 “시장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과 정책의 신뢰도 하락으로 부동산 시장의 안정은 요원한 상황”이라면서도 “금융당국의 강력한 대출 규제로 인해 한동안 부동산 가격의 정체 현상이 지속될 개연성이 커 보인다”고 전망했다.
 

“현금비중 늘리고 분할매수”…“안전자산 매력도 하락”

최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은행 자산가 고객들 역시 적극적으로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서고 있다. 홍동희 팀장은 “많은 PB 고객들이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주식비중을 유지하고 있지만, 동시에 리스크 관리도 병행하고 있다”며 “이전에 비해 주식비중에 제한을 두면서도 과거와 같은 채권자산보다는 자산배분 펀드와 달러 자산을 활용한 상품에 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또 김미애 전문위원은 “일부 시장에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자산가들은 테이퍼링 시기까지 변동장세에 대비해 글로벌 소비재 관련 섹터주와 대형성장주에 대한 분할 매수로 대응하고 있다”며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자산가들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투자금 일부를 환매해 상업용부동산 매입과 장기채권 매수로 대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자산관리 전문가들 역시 금융불안기 대응투자로 ‘현금 비중 확대’와 ‘분할 매수’를 추천했다. 김현섭 팀장은 “현금 비중을 유지하면서 하락시마다 장기 성장성이 높은 분야와 낙폭이 큰 업종의 ETF와 펀드 등 간접투자상품의 분할 매수를 추천한다”며 “당분간 변동성이 클 수 있지만 장기 트렌드가 될 수 있는 친환경 분야에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수연 팀장도 “테이퍼링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기 전까지는 현금 비중을 늘리고 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할 때마다 분할 매수 전략을 권해드리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모든 종목이 같이 상승했던 상반기와 달리 섹터별로 키맞추기를 해가는 순환매장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포트폴리오에 있어서도 기술주 위주의 기존 전략에서 상승여력이 있는 저평가 가치주 등 다양한 섹터를 일부 편입하는 것이 유효한 시장이 됐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정필 팀장 역시 “코로나19 발생 이후 자산시장의 빠른 상승이 있었던 만큼 많이 상승한 자산은 수익실현 후 선진국 우량자산으로 2~3년간 분할 매수 전략이 마음편한 투자가 될 수 있다”며 “경기가 회복세에 있는 만큼 일정 수준 주가가 하락하지 않는다면 수익을 보는 구조의 노낙인 주가지수 ELS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문은진 부장은 “현재 고액 자산가들은 인컴형자산과 위험자산 혼합형인 EMP펀드와 공모주펀드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두고 있고 환율 하락시 미국 달러에 대한 매수 의지도 강하다”며 “당행 PB들도 국내 및 미국 위주의 우량주에 대한 저가매수와 분할매수 전략을 추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대다수 전문가들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채권 투자와 관련해서는 중장기적인 금리 상승세(채권값 약세)가 예상되는 만큼 투자 매력도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일시적 반등세를 보였던 금(金) 투자 역시 위험자산 선호 지속에 따른 약세 국면을 전망했다. 
 

공인호 기자 kong.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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