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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그룹 총수 '수소'로 뭉쳤다...K수소 어벤저스 출범

현대차·SK·포스코 등 10대 그룹 수소 동맹...대규모 투자·기술 협업 이어진다

8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H2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한 주요 기업 총수들. 왼쪽부터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허정석 일진홀딩스 부회장,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이규호 코오롱인더스트리 전무.[포스코 제공]
국내 10개 그룹이 수소동맹을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현대차그룹과 SK그룹, 포스코가 주축이 된 수소기업협의체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Korea H2 Business Summit)이 8일 출범하면서다.  
 
출범식이 열린 고양시 킨텍스 ‘수소모빌리티+쇼’에는 현대차그룹과 SK그룹, 포스코, 롯데, 한화, 현대중공업, GS, 두산, 효성, 코오롱 등 10개 그룹 총수 및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오너 경영인들이 ‘수소 경제’라는 동일한 목표 아래 모인 것이다. 이같이 하나의 산업을 위해 대규모 회동이 이뤄진 건 이례적인 일이다. 
 
참석한 기업들이 수소전환을 위한 대규모 투자와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고 기업 총수들이 직접 수소사업을 진두지휘 하는 만큼 국내 수소산업 생태계 확대와 대규모 투자 협력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서밋에 참석한 경영진들은 일제히 ‘협력’을 외쳤다.  
8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H2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한 주요 기업 총수들. (왼쪽부터)신동빈 롯데 회장,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김영은 기자]
수소경제 퍼스트무버를 자처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총회에서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이 개별 단위의 기업 경쟁력뿐만 아니라 기업, 정책, 금융 부분을 하나로 움직이는 역할을 해 수소산업 생태계의 완결성과 경쟁력을 높이고 수소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리딩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은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해선 기업 간 협력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을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 역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수소경제활성화를 위해)여러 기업이 협업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협의체 결성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과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각사가 보여준 기술이 모두 인상적이었고 각자가 (고유한)역량을 가지고 있는 만큼 발전시키면서 협업하면 굉장히 많은 분야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건 찍어야 돼' 현대차 전시장에서 스마트폰 꺼내 든 최태원 

8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21수소모빌리티 쇼'에서 현대자동차 부스를 찾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오른쪽)이 트레일러 드론 시연을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출범식 이후에는 대부분의 총수들이 함께 각 기업 전시장을 돌며 50분가량 투어를 진행했다. 이들은 SK E&S를 시작으로 두산, 효성, 포스코, 현대중공업, 코오롱 전시장을 차례로 들러 설명을 듣고 현대자동차그룹 전시장을 마지막으로 투어를 마쳤다.  
 
현대차그룹의 전시장의 규모는 이날 참석한 기업 중 가장 컸다. 그만큼 투어를 진행한 총수들이 가장 오래 머무르기도 했다. 이날 4872㎡ 규모의 현대차 전시장에서는 현대차가 그리는 미래 수소 모빌리티가 총집합했다. 차세대 수소연료전지는 물론이고, 차세대 무인 운송 모빌리티인 ‘트레일러 드론’, 인명구조나 재난현장에 투입할 ‘레스큐 드론’, 수소전기트램, 고성능 수소연료전지차 ‘비전 FK’, 이동형 수소충전소 ‘H 무빙 스테이션’ 등이 전시됐다.
 
이날 참석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모빌리티는 단연 트레일러드론 ‘이-보기(e-Bogie)'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 등은 현대자동차그룹 부스에 전시된 ‘트레일러드론’에 특히 관심을 보였다. 이들은 트레일러드론이 움직일 때 스마트폰을 꺼내들어 직접 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트레일러드론 앞에서 정의선 회장에게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느냐”며 물었고, 정 회장은 전시장 해설자에게 일반 트레일러보다 좁은 반경으로 회전할 수 있다는 특징에 대해 추가 설명을 요청하기도 했다. 트레일러 드론은 수소연료전지와 완전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돼 차대에 트레일러를 얹을 수 있는 신개념 운송 모빌리티다. 1회 충전 시 1000㎞ 이상 주행 가능하며 일반 트레일러보다 좁은 반경으로 회전할 수 있어 자동차보다는 ’로봇‘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생산부터 유통까지...기업 별 수소 기술 총집합 

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부사장이 각 기업 대표들에게 수소생태계를 소개하고 있다.[현대중공업그룹]
첫 부스였던 SK E&S는 생산부터 유통까지 수소 가치사슬 전 과정에 걸친 구체적 청사진을 제시했다. 특히 청정 블루수소 생산의 핵심 기술인 CCS 프로세스와 글로벌 수소 기업과의 협력 계획, 수소 유통 계획 등을 소개했다.

 
포스코그룹은 10대기업 경영진들에게 수소환원제철공법을 중심으로 기술을 소개했다. 석탄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해 탄소배출 없이 철을 만들 수 있는 제조기술이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포스코는 앞으로 수소를 가장 많이 사용해야 하는 기업인 만큼, 앞으로도 수소환원제철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전시 부스에선 그룹이 개발 중인 수소운반선과 수소 탱크를 소개했고 수소연료전지로 움직이는 수소굴착기(포크레인)를 시연했다.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이규호 코오롱 부사장, 조현상 효성 부회장에게 수소생태계를 설명하기 위한 모형 버튼을 직접 누르며 소개를 도왔다.  
 
이날 출범한 수소기업협의체는 국내 10개 그룹 외에도 이수그룹, 일진그룹, E1, 고려아연, 삼성물산 등 총 15개 회원사로 꾸려졌다. 이들은 매년 9월 전 회원사가 참여하는 총회를 열고 관련 주요 이슈 및 현황을 공유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특히 기술, 정책, 글로벌 협력을 중심으로 협력 과제를 선정하고 집중적인 논의 과정을 거쳐 세부추진방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매년 상반기에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투자금융사 등을 대상으로 정기 ‘인베스터데이’를 개최해 수소 관련 투자 활성화를 도모한다.이미 현대자동차와 SK, 포스코, 한화, 효성 등 5개 그룹 주도로 2030년까지 수소 생산, 유통·저장, 활용 등 수소경제 전 분야에 43조4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한 바 있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임수빈 인턴기자 im.su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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