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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신약개발 도전?…가능성 여부에 관심 집중

삼성 바이오 분야 3년 간 20조원 투자…공장 건설 외 사용처 궁금증 나와
삼성물산과 함께 1500억원 규모 펀드 조성…간접투자로 신약 도전할 듯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전경 [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이 최근 바이오 사업을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한다는 전략을 내놓은 가운데, 향후 신약개발에도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은 바이오 분야에 3년간 20조원 가량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양축으로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5공장과 6공장을 건설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송도에 건설 중인 4공장의 총투자액은 1조7400억원 수준이다. 이를 감안하면 삼성이 5공장과 6공장을 짓고도 남을 금액을 가지고 향후 바이오 사업을 어떻게 확장시켜나가는지 관심을 받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이 막대한 자본력을 가지고 있지만, 신약개발 성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천문학적인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고도 실패할 수 있는 신약 개발에 조 단위 금액을 쉽게 투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이번 CDMO의 확장을 두고 업계에서는 신약개발과 더 멀어지게 되는 길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CDMO는 고객사의 신약개발 초기 정보를 얻게 된다.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계약을 맺으면 CDMO업체가 해당 플랫폼 기술을 적용한 신약개발은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기술보호 계약은 5~10년 정도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삼성이 CDMO까지 하려고 하고 있다. 이는 진행되고 있는 모든 파이프라인 리뷰가 가능한 것이다”며 “그걸 활용해서 신약개발과 관련된 회사를 세우든지 사업 확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CMO를 맡기는 기업들이 그 리스크를 안고 삼성에다 생산을 맡길지 여부는 삼성이 풀어야 하는 숙제”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 5월 모더나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 계약을 맺었지만 핵심기술을 포함한 원료의약품(DS, Drug Substance) 생산이 빠진 것도 기술보호가 고객사에게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대신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원액을 들여와 송도 공장에서 병에 주입한 뒤 밀봉하는 완제의약품(DP, Drug Product) 공정을 맡게 됐다.  
 
하지만 삼성도 결국 신약개발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의 신약개발 전략에 대해 “인수합병(M&A), 바이오텍 투자 등 다양한 개방형혁신(오픈이노베이션) 등을 통한 간접투자 방식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세계적인 CDMO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신약 개발의 주축이 될 수 없는 상황이고,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에 특화된 기업인만큼 신약 개발 경험이 없다는 것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이에 지주사격인 삼성물산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주주(43.4%)다. 실제 삼성물산이 바이오·헬스케어 사업에 진출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삼성물산이 펀드 투자와 함께 유망한 바이오벤처를 발굴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차세대 바이오 벤처기업 투자를 위해 1500억원 규모의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 조성을 밝혔다. 삼성물산이 990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495억원을 출자한다. 삼성벤처투자가 펀드 운용사로 참가한다. 출자조합 존속 기간은 8년이다.  
 
이번에 조성하는 펀드는 삼성의 신약개발(R&D) 의지와 그룹 차원에서 바이오산업을 전반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펀드를 통해 유망 바이오벤처에 투자하면 그 과정에서 물질이나 기술도입이 이뤄질 수 있고, M&A을 진행할 수도 있다. 신약 개발에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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