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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더 삼킨다…KT의 거침없는 디지코 베팅

기업 인수 소극적이던 KT, 8464억원 전방위 투자
M&A 조직도 신설, 실탄 풍부해 활발한 인수 전망

 
 
KT가 활발한 M&A를 통해 새로운 성장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사진은 엡실론 SPA 문서에 서명하는 구현모 KT 대표.[사진 KT]
KT가 활발한 M&A를 통해 새로운 성장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거침없는 먹성에 들어간 돈만 최근 1년간 총 8464억원에 달한다. 그만큼 투자가 전방위적으로 이뤄졌다.
 
먼저 KT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을 삼키면서 국내 유료방송 시장 선두 사업자의 지위를 공고히 했다. 4911억원에 지분을 사들였는데, 인수 절차가 최근 마무리됐다. 지난해 말 기준 KT 계열(KT·KT스카이라이프)의 국내 유료방송 시장의 점유율은 31.72%였다. 현대HCN의 시장 점유율 3.74%를 더하면 KT의 점유율은 35.46%로 더 높아진다.
 
KT는 보폭을 B2B 시장으로도 넓혔다. 지난 6월 웹케시 그룹 산하의 계열사(웹케시·비즈플레이·로움아이티)에 총 236억원 지분을 투자했다. 투자 결실은 금세 봤다. B2B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AI 서비스 ‘에스크아바타’를 공동으로 출시한 게 대표적이다. 뱅크샐러드 지분 투자를 통해선 디지털 금융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넓혔다. 경영권을 인수한 건 아니지만, 25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자해 의미 있는 지분율을 확보했다.  
 
가장 최근엔 지니뮤직이 국내 1위 전자책 구독형 서비스 플랫폼 밀리의서재를 464억원에 사들였다. 밀리의서재가 보유한 오디오북 콘텐트와 KT의 AI 기술, 지니뮤직이 보유한 음원을 결합해 국내 최대 AI 오디오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도 KT는 산업용 로봇 기업 현대로보틱스에 지분 투자(500억원)를 단행했고, 미디어 솔루션 기술 기업 알티미디어(113억원), 방송채널사용사업자 현대미디어(290억원)를 사들였다. 
 
KT의 먹성은 국내만 한정된 게 아니다. 지난 9일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글로벌 데이터 전문기업 엡실론 지분 100%를 1억4500만 달러(약 1700억원)에 인수했다.
 
M&A 시장을 활보하는 KT의 모습은 다소 낯설다. 최근 10년 사이 KT가 이 시장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적이 많지 않아서다. 10년 전엔 여러 딜에 나서긴 했다. 2010년 금호렌터카(현 롯데렌탈)와 스카이라이프를 인수했고, 이듬해엔 BC카드를 삼켰지만 이후엔 몸을 사렸다.  
 
하지만 구현모 사장이 ‘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환’을 선포한 이후 최근 비통신 사업 관련 투자를 부쩍 늘렸고, 이는 디지코 전환과 맞물려 성과를 거두고 있다.
 
KT의 기업 인수 먹성은 앞으로도 계속될 공산이 크다. 최근 KT는 ‘그룹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 부문’을 신설했다. IPO 추진, 투자 유치 등 그룹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 수립이 이 조직의 임무다. 최고경영자(CEO)인 구현모 대표 직속으로 편재된다는 점에서 주목도가 높다. KT는 윤경림 전 현대차 부사장을 이 조직의 부문장(사장)으로 전격 영입, 선임했다. M&A 업무를 그룹 차원에서 총괄하기 위한 포석이다.  
 
M&A에 필요한 재원 역시 충분하다는 평가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호실적 덕분에 이익잉여금이 쌓이고 있다. KT 관계자는 “신설된 그룹트랜스포메이션 부문이 각 그룹사의 잠재력을 끌어올려 성장을 견인하고 디지코로 변모한 KT의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그룹사 성과 창출과 투자, 수익의 선순환을 통해 주주가치도 높이겠다”고 밝혔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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