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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오픈이노베이션] GC녹십자, 다양한 협업으로 희귀의약품 시장 공략 중

헌터라제, 대표적인 희귀질환 치료제 성공 사례
올 한해 미국, 일본 산·학과 총 3건의 희귀질환 관련 계약 진행

 
 
GC녹십자 본사 [사진 GC녹십자]
GC녹십자가 희귀의약품 시장 공략을 위한 오픈이노베이션에 한창이다. GC녹십자의 목표는 “글로벌 희귀의약품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제2, 제3의 ‘헌터라제’ 성공 신화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지난 2012년 GC녹십자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희귀질환인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개발에 성공했다. 헌터라제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해 치료 환경을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헌터라제는 GC녹십자가 개발 중인 희귀질환 치료제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헌터라제는 순수 국내 기술로 탄생한 치료제다. 유전자재조합 기술로 만들고 정제된 이두설파제(IDS) 효소를 정맥 투여해 헌터증후군 증상을 개선한다.  
 
기존 수입 제품보다 20% 가까이 저렴한 가격에 공급해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 환경을 제공해 왔다. 헌터라제는 우수한 제품성을 인정받아 한국을 포함해 세계 12개국에 공급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중국(IV제형)과 일본(ICV제형)에서 연달아 품목허가 승인을 받으며 지속해서 시장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ICV제형은 머리에 디바이스를 삽입해 약물을 뇌실에 직접 투여하는 중증 환자 치료 방식이다. 기존 정맥 주사 제형(IV)의 약물이 뇌혈관 장벽을 투과하지 못해 중추신경계에 도달하지 못한 점을 개선한 것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IV형과 ICV형을 모두 보유하게 됐다는 데 의의가 있다.  
  
헌터라제는 지난 2020년 9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시판 허가를 획득하기도 했다. 이는 중국과 중화권 지역에서 허가된 첫 헌터증후군 치료제다. 오는 2022년에는 헌터라제의 중국과 일본 시장 안착으로 1000억원 돌파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일품목 1000억원의 고정 캐시카우를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희귀질환 파이프라인 확대…글로벌 산·학 협력 추진

 
GC녹십자 연구원이 연구개발에 한창이다. [사진 GC녹십자]
GC녹십자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국내외 R&D(연구·개발) 네트워크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자체 연구소는 물론, 산학 협력 및 해외 선진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다. 또 외부 연구 기관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바이오 벤처기업에 대한 적극적 투자와 제휴로 R&D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성과도 나오고 있다. 올 한해에 미국, 일본의 산·학과 총 3건의 희귀질환 관련 계약을 맺었다.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7월 미국 미럼 파마슈티컬스의 소아 희귀간질환 신약 ‘마리릭시뱃(Maralixibat)’의 국내 개발 및 상용화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마라릭시뱃은 ▶알라질 증후군(ALGS) ▶진행성 가족성 간내 답즙정체증(PFIC) ▶담도 폐쇄증(BA) 등 희귀질환을 적응증으로 미국 및 유럽 허가 절차와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약물이다. 전 세계적으로 ALGS과 BA의 치료제는 간이식 외 허가를 받은 게 없다. 회사 측은 “내년 ALGS을 시작으로 세 가지 적응증에 대해 순차적인 국내 승인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전성 신경퇴행 질환에 대한 두 가지 공동 연구 및 개발 계약도 맺었다. 미국 스페라젠과 숙신알데히드 탈수소효소 결핍증(SSADHD)에 대한 세계 최초 혁신신약(First-in-Class) 치료제 개발을 추진한다. SSADHD는 유전자 결함에 따른 체내 효소 부족으로 인한 희귀질환이다. 뇌전증 및 운동 능력∙지적 발달 지연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평균 백만명 중 한 명꼴로 만 1세 전후에 발병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번 계약을 통해 GC녹십자는 스페라젠으로부터 SSADHD 단백질 생산 관련 특허 권리를 받았다. 스페라젠은 미국 현지에서 미국식품의약국(FDA)의 맞춤형 약물 개발 회의 절차 및 신규 환자 확보를 위한 신생아 스크리닝 과정을 맡는다.  
 
지난 8월에는 일본 돗토리대학교와 GM1 강글리오시드증의 경구용 치료제를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이 질환은 신경퇴행과 함께 발작, 근육 약화 등이 동반된다. 일반적으로 6세 미만의 소아기에서 10만명 당 1명꼴로 발병된다.
 
양측은 GM1 강글리오시드증 치료제 개발을 위한 신규 후보 물질 발굴을 목표로 협력한다. 임상시험부터는 GC녹십자가 단독으로 진행해 추후 글로벌 상업화까지 도전할 계획이다. SSADHD와 GM1 강글리오시드증 모두 시장에 출시된 치료제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성장 잠재력·사업 매력도 높은 희귀질환 시장 공략

GC녹십자가 지속해서 희귀의약품 분야에 집중하는 이유는 이 시장의 특수성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7000건 이상의 희귀질환이 등록됐지만 95%는 근본적인 치료법이 아직 없다. 즉 희귀질환은 약 5%만이 승인된 약물치료 옵션을 가지고 있다. 희귀질환 중 85%가량이 생명을 위협하는 것으로 분류된다.
 
제대로 된 치료제가 없다 보니 세계 최초 혁신신약을 개발하면 후발 주자의 시장 진입이 어렵다. 국가별 희귀의약품 개발에 대한 지원 정책이 많아서 빠른 상용화도 가능하다. 희귀의약품 지정이 되면 ‘세금 감면’, ‘허가신청 비용 면제’, ‘동일 계열 제품 중 처음으로 시판허가 승인 시 7년간 독점권’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향후 시장의 성장 잠재력도 크다.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앤설리번에 따르면 글로벌 희귀의약품 시장은 연평균 12.7% 성장해 2025년까지 184억 달러(약 21조9000억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허은철 GC녹십자 대표이사도 이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다. 지난 2019년 허은철 대표는 백신, 혈액제제와 함께 희귀의약품을 R&D 3대 과제로 설정했다. 허 대표는 약물 개발 속도 및 시장 성장성 등 희귀질환 시장의 강점을 강조하며 “파이프라인 확장에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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