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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빅3’ 사상 첫 동시 불참…게임 최대 행사 ‘지스타’의 세대교체?

어려운 시기 보내는 게임 빅3…지스타 참여할 여력 없어
카카오게임즈·크래프톤, 이번 지스타 통해 남다른 존재감 선보일 계획

 
 
 
지스타 2018 모습 [사진 연합뉴스]
오는 11월 17일로 예정된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2021’에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국내 ‘게임 빅3’가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 2005년 지스타가 개최된 이래로 게임 빅3 모두 불참을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임 빅3는 지스타 참여 대신 신작 개발에 집중하겠단 방침이다.  
 
이번 지스타에서 빅3의 빈자리는 카카오게임즈, 크래프톤 등 신흥 강자들이 채울 예정이다. 게임업계에서 이번 게임 빅3 지스타 불참을 놓고 본격적인 세대교체 작업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여전히 매출 규모에서 게임 빅3가 다른 게임사를 압도하지만, 미래 성장성이나 영업이익 측면에서 봤을 땐, 이미 게임 빅3를 뛰어넘은 게임사들도 많기 때문이다.
 

지스타 빈자리 카카오게임즈·크래프톤이 채워

최근 지스타조직위원회는 ‘지스타 2021’의 참가 접수 결과와 함께 메인스폰서, 확정된 주요 프로그램 등을 공개했다. 이번 지스타는 총 1221부스(BTC관 908부스, BTB관 313부스)로, BTC관에 ‘카카오게임즈’, ‘크래프톤’, ‘그라비티’, ‘시프트업’, ‘엔젤게임즈’, ‘인벤’, ‘프록시마 베타’가 대형 부스(40부스 이상) 참가를 결정했다.
 
주목할 점은 그동안 국내 게임산업을 이끌어왔던 게임 빅3가 동시에 지스타 불참을 선언했다는 점이다. 특히 넥슨은 지스타 첫해인 2005년부터 2018년까지 꾸준히 참여해 지스타 터줏대감을 자처했던 게임사다. 넥슨은 2019년만 불참했을 뿐 지난해에도 참석했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넥슨의 지스타 부스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지스타를 ‘넥스타(넥슨+지스타)’라고 부르기도 했다.  
 
넷마블은 지난 2016년부터 2019까지 4년 연속 지스타에 출석 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불참을 선언하면서 2년 연속 지스타에서 빠지게 됐다. 과거 지스타 단골이었던 엔씨는 2015년을 마지막으로 지스타에 사실상 불참하고 있다. 특히 엔씨는 올해 지스타 불참 대신 앞서 온라인으로 진행됐던 일본 도쿄게임쇼’에 17년 만에 참여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올해 지스타는 기존 게임 빅3 대신 신흥 강자인 카카오게임즈와 크래프톤이 이끌어 갈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게임사다. 크래프톤에 따르면 배그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게임 중 하나로, 미국 및 중국 시장에서 동시에 1위를 기록한 유일한 게임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역대 최다 판매된 PC 게임으로 7500만장(PC·콘솔 포함) 이상 판매고를 올렸다. 배그 IP를 활용한 ‘배그 모바일’은 올해 3월 기준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수 10억건을 기록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의 게임 전문 자회사로 다양한 게임들을 퍼블리싱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6월 선보인 ‘오딘’으로 엔씨가 4년간 장악했던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세대교체에 성공했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오딘은 3개월 연속 구글과 애플 앱스토어에서 게임 랭킹 1위(매출 기준)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 이미지 [사진 크래프톤]

‘3N’ 대신 ‘2K’…지스타에서 다양한 신작 선보일 듯

게임 빅3는 보통 ‘3N’이라고도 불린다. 사명(Nexon, Netmarble, Ncsoft) 앞글자에 모두 ‘N’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2K’는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카카오게임즈(Kakaogames)와 크래프톤(Krafton)의 앞글자 ‘K’를 딴 용어다.
 
게임업계에서는 이번 게임 빅3 지스타 불참을 놓고 본격적인 세대교체 작업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지스타는 참여한 게임사들의 미래를 보여주는 자리다. 빅3가 불참을 선언했다는 것은 당장은 자신 있게 보여줄 미래가 없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며 “아울러 여러 위기 상황을 맞이해 지스타에 참여할 여력이 없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현재 게임 빅3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 1위인 넥슨은 올해 이렇다 할 신작을 선보이지 못했다. 넥슨은 대신 내년 1분기부터 여러 신작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는 숨 고르기에 들어가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신작 출시 러시에 나서는 셈이다.
 
해당 신작들의 성공 여부에 따라 넥슨의 미래는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도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등 기존 캐시카우들로 연 매출 3조원을 기록하고 있지만, 언제까지나 구작으로 버틸 순 없기 때문이다. 특히 넥슨은 올해 초 메이플스토리 확률 조작 논란으로 큰 곤욕을 치렀다.
 
엔씨는 올해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이했단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계속되는 고과금 논란으로 유저들의 민심이 역대 최악을 달리고 있다. 특히 올해 출시된 신규 게임 ‘트릭스터M’과 ‘블레이드앤소울2’가 유저들의 혹평 속에 기대치보다 낮은 흥행을 기록했다. 엔씨는 오는 11월 출시되는 신작 모바일게임 ‘리니지W’에 사활을 걸겠단 입장이다.  
 
넷마블은 앞선 두 게임사와 비교하면 나름 평탄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과거 ‘모두의 마블’, ‘세븐나이츠’ 등을 통해 모바일 시장을 압도하던 시절과 비교하면, 흥행력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반면 카카오게임즈와 크래프톤의 성장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아직 정확한 일정은 나오지 않았지만, 이번 지스타를 통해 다양한 신작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현재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오딘 이외에도 일본에서 엄청난 흥행을 기록한 모바일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자회사 카카오VX를 통해 스크린골프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또 다른 자회사 라이프엠엠오를 통해서는 일상을 게임처럼 즐겁게 만들기 위한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에 초점을 둔 콘텐트 개발 및 경쟁력을 갖춰나가고 있다.
 
크래프톤은 배그 IP를 활용한 신작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를 준비 중이다. 연내 글로벌 출시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게임은 이미 지난달 기준 사전 예약자 수 4000만명을 돌파했으며, 테스트에 참여한 유저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크래프톤은 2022년 출시 예정인 차세대 서바이벌 호러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The Callisto Protocol)’, 오픈월드 서바이벌 게임 프로젝트명 ‘카우보이(COWBOY)’ 등 추가 신작들도 계속해서 선보일 계획이다. 

원태영 기자 won.ta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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