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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자꾸 가격 올리나"…‘1000슬라’ 앞둔 테슬라의 이유 있는 자신감?

주요 차량 가격 2000~5000달러 인상 단행
3분기 매출 137억6000만 달러, 순이익 16억2000만 달러

 
 
 
테슬라 모델 X. [사진 테슬라]
올해 초부터 미국 내 차량 가격을 조금씩 올리던 테슬라가 또 다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반도체 공급 대란에도 불구하고 올해 3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것에 이어 '자신감'이 돋보이는 결정이라는 업계 시각이 나온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는 모델X와 모델Y 등 주요 모델 가격을 최대 5000달러 가량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는 자사 웹사이트에서 모델X 롱레인지와 모델S 롱레인지 차종의 가격을 10만4990달러(약 1억2341만원)와 9만4990달러(약 1억1092만원)로 각각 5000달러 인상한다고 밝혔다. 모델Y 롱레인지와 모델3 스탠더드 레인지 플러스도 5만6990달러(약 6699만원)와 4만3990달러(약 5171만원)로 2000달러씩 각각 올랐다.  
 
다만 국내 출시되는 테슬라 차량 가격의 직접적인 인상은 없는 모양새다. 테슬라코리아 측은 "(미국 사이트 내 테슬라 모델 가격 인상과 관련해) 국내에는 어떻게 반영될지는 미정이며, 추후에 가격 인상이 될지 여부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답변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1000슬라' 앞둔 테슬라, 가격도 계속 오른다  

 
이번 가격 인상에 대한 테슬라의 공식적인 설명이나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번진 '반도체 공급난'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6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전 산업에 걸친 공급망 가격 상승 압박에 따라 차량 가격 인상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미국 정보기술(IT) 매체 더버지 등은 앞서 진행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자크 커크혼 테슬라 최고재무책임자(CFO)도 "대중에게 가격 변경은 논리적으로 타당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가격 인상은)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또 여러 가지 부품의 쇼티지(공급부족) 등을 해결하기 위한 전략이며 곧 상황은 최적화될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공급난으로 글로벌 완성차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테슬라가 자체적으로 수요를 맞출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적은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 20일(현지시간) 테슬라 3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증가한 137억6000만 달러(약 16조840억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이익은 16억2000만 달러(약 1조8936억원)였다. 실적 호조에 주가는 상승세를 탔다. 지난 22일(현지시간) 테슬라 주가는 미국 뉴욕 증시에서 장중 910달러를 돌파하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3분기 실적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전망 또한 밝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 분석리포트에서 "테슬라의 자동차 사업부문 매출총이익률(매출로부터 얼마만큼의 이익을 얻느냐를 나타내는 재무비율)은 30.5%를 기록했는데, 이는 자동차 제조업체로서는 이례적인 마진율"이라며 "고정비 절감과 상해 공장의 모델 Y 생산 확대, 모델 S 및 X 판매 증가가 주 원인이며, 하드웨어·소프트웨어의 판매 믹스 변화로 중장기적으로 마진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고 실적에, 차량 수요도 꾸준히 늘자 테슬라가 가격 인상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는 이야기다. 테슬라는 생산 역량도 더욱 갖출 전망이다. 테슬라는 현재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과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차량을 생산 중이다. 몇달 내에 미국 텍사스 오스틴과 독일 베를린에서도 신규 공장을 가동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다만 규제 문제로 일정이 지연되면 충분한 공급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가격 인상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나타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자동차학과)는 "테슬라가 자체 통합칩 개발 등으로 인해 수급 유연성이 커 반도체 수급난에서 비교적 영향을 덜 받았다"며 "예전에는 테슬라가 독보적인 전기차 1위였으나 다른 완성차업체와의 간극은 점차 줄어들고 있어 소비자의 선택에는 가성비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수빈 기자 im.su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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