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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하면서 돈을 번다? ‘플레이 투 언’ 시장 선도하는 위메이드

블록체인 기술 적용한 ‘미르4 글로벌’ 버전으로 글로벌 흥행 돌풍

 
 
 
미르4 글로벌 버전 이미지 [사진 위메이드]
중견 게임사 위메이드가 최근 ‘플레이 투 언(Play to Earn, P2E)’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과거 PC 온라인게임 ‘미르2’로 중국 시장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위메이드는 이제 미르 IP를 활용한 P2E 게임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위메이드의 성공 사례를 통해 다른 국내 게임사들도 P2E 게임 개발에 뛰어들 것이라고 전망한다. 
 
위메이드는 최근 이사회를 개최하고 블록체인 사업을 전담했던 자회사 위메이드트리의 흡수합병을 결의했다. 합병비율은 1:3.1107206, 합병기일은 내년 2월 1일이다. 이번 합병으로 위메이드는 게임과 블록체인을 연계하는 메타버스 사업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아울러 위메이드는 자사 게임뿐만 아니라 모든 게임이 P2E로 변환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내년 말까지 100개 게임을 위믹스 블록체인에 올릴 것”

지난 2018년 1월에 설립된 위메이드트리는 지난 3년여 동안 독자적인 블록체인 게임 개발 및 플랫폼 사업, NFT 거래소 등 게임 산업을 변혁시킬 새로운 시도를 지속해 왔다. 특히 위믹스 플랫폼 위에 탑재된 ‘미르4’ 글로벌 버전은 전 세계 170여 개 국가에 12개 언어로 정식 출시됐고 현재 167개의 서버를 운영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위메이드가 발행한 가상화폐 위믹스(WEMIX)는 국내 거래소 ‘빗썸’ 및 글로벌 거래소 등에 상장됐다. 전 세계 게임 유저들과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거래를 지원하고 있다.
 
유저들은 미르4 글로벌 버전 게임 내에서 ‘흑철’을 채굴해 이를 ‘드레이코’라는 게임 코인으로 바꿀 수 있다. 드레이코는 다시 위믹스 코인으로 교환이 가능하다. 위믹스 코인은 빗썸 및 글로벌 거래소에 상장된 만큼 이를 현금화 할 수 있다. 즉 게임 내 채굴을 통해 돈을 버는 것이 가능한 셈이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최근 임직원에게 보내는 이메일을 통해 “위믹스는 글로벌 게이밍 블록체인이자, 게임의 기축통화가 될 기회를 맞고 있다”며 “내년 말까지 100개 게임을 위믹스 블록체인에 올리겠다”고 밝혔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P2E 게임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베트남 스타트업 스카이마비스가 개발한 ‘엑시인피니티’다. 해당 게임은 동남아 시장에서 평균 임금을 웃도는 수익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엑시인피니티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게임사들도 이를 눈여겨보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게임사 가운데에는 플라네타리움이 개발한 블록체인 게임 ‘나인 크로니클’과 플레이댑이 최근 선보인 P2E 모델 적용 블록체인 게임 ‘신과함께:여명의 기사단’이 있다. 플레이댑은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170여 개국에서 오는 27일 신과함께 P2E 전용 서버를 열고 관련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모바일게임 원조 격인 게임빌도 향후 새로운 시장이 될 가능성이 높은 블록체인 게임, NFT 거래소 등과 관련해 다양한 사업 기회를 적극적으로 만들어나가겠단 방침이다.
 
여러 블록체인 게임 가운데 유독 미르4가 글로벌 흥행에 성공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인기 IP와 블록체인 기술의 결합이 시너지를 낸 것이라고 말한다.  
 
과거 블록체인 활용 게임들은 장애물 피하기 등 단순 아케이드 게임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복잡한 RPG에 블록체인 기술이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했다. 미르4 글로벌 버전 역시 멀티플랫폼 MMORPG인 미르4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게임이다.  
 
특히 미르 IP는 과거 중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게임이다. ‘열혈전기’라는 이름으로 중국에 진출한 ‘미르2’는 출시 1년 만인 2002년 중국 동시접속자 수 35만명을 달성했다. 2004년에는 중국 게임시장 점유율 65%를 달성하며 명실상부한 중국 국민게임으로 떠올랐다. 이후 2005년에는 중국 동시접속자 수 80만명을 기록하며 기네스북에 등재됐고 2009년에는 중국 내 회원 수 2억명을 돌파했다. 2011년에는 단일 게임으로 전 세계 누적 매출 2조2000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게임 빅3는 블록체인 게임 관망… 위메이드가 시장 이끌어

미르2가 중국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자 미르 IP를 무단 도용한 카피캣들이 중국에서 활개 치기 시작했다. 중국 현지에서 미르2의 중국 명칭인 열혈전기를 따서 이런 게임들을 ‘전기류 게임’이라고 부를 정도다.
 
이번 위메이드의 성공 사례는 국내 게임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동안 국내 게임 트렌드는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소위 ‘게임 빅3’가 이끌어 왔다. PC 온라인게임에서 모바일게임으로 대세가 넘어가는 과정에서도 게임 빅3가 다양한 성공 사례를 보여주며, 후발주자들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번 P2E 게임 성공 사례에서 빅3의 이름을 찾기 어렵다. 빅3는 몇 년 전 가상현실(VR) 열풍이 불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P2E 게임에 대해서도 일단 관망하는 자세를 취했기 때문이다. 빅3가 주춤한 사이 위메이드가 지난 3년간 블록체인 기술에 공을 들였고 최근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위메이드가 이번 성공을 통해 새로운 게임체인저(판을 뒤흔들어 시장의 흐름을 통째로 바꾸는 것)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게임의 본질은 ‘재미’지만 최근에는 OTT 서비스를 비롯해 게임을 위협하는 콘텐트들이 너무나도 많은 상황이다. 특히 모바일게임으로 넘어오면서 ‘고과금’이 당연시된 현 상황에서 기존 모델로는 더 이상 유저들을 끌어들이기 쉽지 않다. 이때 때마침 등장한 P2E 게임에 유저들은 열광하고 있다. 그동안 게임을 하기 위해서 돈을 쓰는 것이 당연했는데, P2E 게임은 ‘재미와 돈’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위정현 게임학회장(중앙대 교수)은 “이번 위메이드의 미르4 글로벌 버전 성공은 ‘미르’라는 인기 IP와 블록체인 기술의 결합, 글로벌 시장으로의 과감한 도전 등이 시너지를 내 이뤄낸 결과물”이라며 “수많은 블록체인 게임 가운데 미르4 글로벌 버전이 큰 성공을 거둔 것을 보면 여전히 IP의 힘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위메이드 성공 사례를 통해 국내 대형 게임사들도 블록체인 기술과 인기 IP를 결합한 게임을 시범적으로나마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원태영 기자 won.ta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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