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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실적 발표 앞두고”…‘빵빵 터지는’ 젝시믹스 vs ‘속 터지는’ 안다르

오프라인·카테고리 확대…1위 보폭 넓히는 젝시믹스
에코마케팅, 안다르 인수 후 주가 ‘뚝’…하반기도 우울
창업주 부부 불명예 퇴진 후폭풍 “신뢰 회복 노력 없어”

 
 
 
젝시믹스 레깅스 패션. [사진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추워지는 가을‧겨울 시즌에도 빼놓을 수 없는 대세로 떠오른 레깅스. 국내 레깅스 업체 라이벌인 젝시믹스와 안다르의 행보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시점에서 안다르는 침묵하고 젝시믹스는 활발한 대외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젝시믹스는 최근 이른 추위 덕에 ‘기모 레깅스’ 판매가 대박을 터뜨리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3분기 실적도 확연한 이익률 개선이 기대된다는 평이 많다. 오프라인 매장 확대에도 적극적이다. 백화점 주요 3사를 비롯해 아울렛 등으로부터 잇단 러브콜을 받고 있다. 한 자릿수이던 오프라인 매출 비중도 매장 덕분에 10%를 넘어설 전망이다.  
 
안다르의 경우 굴욕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후발주자인 젝시믹스에 ‘왕좌’를 뺏긴 데 이어 성추행‧갑질논란 등 각종 사건·사고에 휩싸이면서 후폭풍을 온 몸으로 맞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안다르 모회사 에코마케팅의 목표가격을 낮추고 있다. 3분기 실적 역시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안다르를 안으면서 주가와 수익을 반등시킬 만한 ‘신뢰 회복’을 회사 스스로 덮으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프라인 늘리는 젝시믹스…4분기엔 ‘패딩’ 노린다  

유통업계와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젝시믹스는 29일 오픈하는 AK플라자 광명점을 비롯해 NC아울렛과 엔터식스에 추가 입점을 준비하고 있다. 젝시믹스는 올해 2월에 입점한 더현대서울과 고양스타필드 등을 포함해 총 32개 오프라인 점포를 운영중이다.  
 
카테고리 다변화에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레깅스를 시작으로 남성용 레깅스, 수영복, 운동화와 운동 도구, 레저 웨어와 캐쥬얼 일상복 등으로 카테고리를 넓혔다. 이로 인해 젝시믹스 자사 몰 누적 회원 수는 지난해 6월 말 96만명에서 1년 만에 175만명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수연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대표. [사진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매출도 날로 증가 추세다. 2018년 217억원에서 2020년 1078억원으로 성장했다. 올해 전망은 더 좋다. 1분기 298억원에 이어 2분기 398억원으로 매출 상승세가 본격화되고 있고 3분기엔 437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3분기엔 젝시믹스 언더웨어 라인이 출시됐다.  
 
이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부터는 카테고리 확장 등으로 매출이 증가하는 환경에서 광고비 효율화 등을 통한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한경래 대신증권 연구원도 “판관비 절반을 차지하고 있던 광고비의 절감 효과가 6월부터 나타나 3분기에 지속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8~9월 온라인 판매 둔화에도 신규 회원 수 20만명 이상 확보하면서 안정적 성장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블랙라벨 시그니처 360N 더블플러피 기모 레깅스'. [사진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4분기엔 소비 성수기에 진입하는 데다 지난해까지 매출 비중이 거의 없던 패딩 등 겨울용 의류 판매 확대도 계획 중에 있어 긍정적 시그널은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최저 6000원대를 기록했던 젝시믹스 운영사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주가는 1만1200원(28일 종가 기준)으로 연일 오름세다.  
 

안다르 줄곧 내리막…부정 이슈·수익 부진 ‘악재’  

반면 안다르는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안다르의 모 회사인 에코마케팅 주가는 28일 1만79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 회사의 연초 주가는 최고 3만2500원에 달했지만 안다르 인수 이후 주가가 약 40%가량 하락했다. 에코마케팅은 지난 5월 안다르 지분 약 193억원을 매입하면서 최대주주에 올랐다.  
 
에코마케팅 주가 하락은 안다르를 둘러싼 부정 이슈가 독이 됐다는 분석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성희롱, 성추행 등 부정이슈가 올해 10월 또 다른 갑질 공방이 터지면서 회사가 또 한 번 휘청거렸다. 10월8일 1만9300원에 거래를 마친 에코마케팅은 갑질 폭로가 나온 10월 12일 1만6550원으로 떨어졌다. 52 주만의 신저가다.  
 
논란이 있기 전까지 안다르는 레깅스업체 부동의 1위였다. 2018년 설립된 후 빠르게 외형을 키워왔다. 특히 안다르 창업자인 신애련씨는 20대 젊은 나이에 연 매출 400억원대를 올리는 주인공으로 회자하며 인기를 끌었다.  
 
신애련 전 대표. [사진 신애련 전 대표 인스타그램]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부정이슈가 터질 때마다 최고의 자리를 하나씩 내려놔야 했다. 지난해 사내 성희롱 성추행 논란에 휩싸이면서 업계 1위 타이틀을 젝시믹스에게 내줬고 반전을 끌어내지 못하면서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했다. 신씨는 결국 가지고 있던 지분을 에코마케팅에 넘기고 대표직만 유지해왔다. 그러던 중 남편이자 임원이던 오대현씨의 ‘전 운전기사 갑질 폭로’가 이어지면서 부부 모두 자리에서 물러났다.  
 
현재 안다르는 전문경영인인 박효영 대표이사 단독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박 대표는 1월 취임 후 타깃 마케팅과 온라인 채널, 그리고 비용 효율화에 집중해왔다. 올해 들어 반전 성적을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지만, 창업주 부부의 불명예 퇴진 후폭풍이 안팎으로 이어지고 있어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무엇보다 ‘신뢰 회복’에 대한 노력과 책임을 누구도 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안다르 판매량 기대 못 미쳐”…에코마케팅 실적 영향

여기에 더해 모회사의 실적 전망도 안갯속이다. 삼성증권은 에코마케팅의 3분기 매출액이 전년비 8.5% 늘어난 856억원, 영업이익은 36.5% 감소한 117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인 158억원을 크게 하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 원인으로 지난 6월 흑자 전환에 성공해 이익에 본격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던 안다르의 판매량이 기대만큼 올라오지 못했던 점을 꼽았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래 먹거리에 대한 투자로 외형 성장은 보여주고 있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부진이 지속하고 있다”면서 “최근 안다르 관련 노이즈 등이 불확실성까지 키운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사업 재정비를 통해 인수 브랜드와 핵심 사업인 본업의 이익을 정상 궤도로 올려놓으면 신뢰 회복과 함께 의미 있는 수준의 주가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며 “본연의 강점인 마케팅 역량을 발휘할 때”라고 조언했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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