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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ESG 경영시대’ 포문 연 신한카드 “1등 넘어 ‘일류 금융’ 도약”

[인터뷰] 문동권 신한카드 부사장 “기업시민으로서 선한 영향력 전파할 것”

 
 
문동권 신한카드 부사장이 지난 5일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신인섭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트렌드로 'ESG 경영'이 급부상한 가운데, 국내 1위 카드사인 신한카드가 ESG 경영 선도 카드사로 업계 안팎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앞서 신한카드는 지난 2020년 초 업계 최초로 ESG 전담부서를 신설한 이후, 그룹 차원의 ESG 추진 체계인 친환경·상생·신뢰경영을 내재화 하는 데 박차를 가했다. 업계 내 가장 많은 소비 데이터를 보유한 빅데이터 분석 역량을 바탕으로 코로나19 관련 소비영향분석 보고서를 공공기관과 지자체에 무상으로 제공해 위기 극복을 위한 소상공인 지원 정책과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 수립에 기여한 것도 주요 업적으로 꼽힌다.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그린 모빌리티 시장 등 친환경 분야에 대한 ESG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친환경 카드상품 확대·업무용 차량 하이브리드 전환·종이 사용량 감축 등의 노력도 이어나가고 있다.
 
책임 있는 기업시민으로 고객·임직원·사회가 요구하는 역할과 책임을 소중히 여김으로써 ‘따뜻한 금융’의 소임을 다하고, 사회적 가치를 제고하는 차별화된 ESG 경영으로 1등을 넘어 ‘일류(一流)’가 되겠다는 포부다. 다음은 문동권 신한카드 부사장과의 일문일답.
 
업계 최초로 ‘ESG팀’을 신설했다. 'ESG 경영' 전략의 선점 배경이 궁금하다.
사실 신한카드 경영진들은 ESG가 본격적으로 다뤄지던 초창기 시절부터 유심히 살펴봤다. 당시 그룹 내에서도 신한카드가 가장 빠르게 움직였다. 2019년 말 ESG 전담부서 신설에 대한 의사결정을 한 직후 2020년 초에 관련 부서가 만들어졌다. 기존 부서에 ESG 역할을 얹어서 전략을 짤 수도 있었지만, 상징성을 넘어 ESG 경영 의지를 보다 구체화하고자 했다.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외형 성장뿐 아니라 본업을 통한 차별적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는 게 회사 차원의 의지였다. 당시만 해도 ‘ESG 경영’에 대한 모호성이 큰 분위기였는데, 전담 부서가 만들어지자 직원들뿐 아니라 업계 전반에서도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물론 ESG가 지금처럼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매김 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기업시민으로서 관심을 가졌을 뿐이었다.
 
ESG 경영에 대한 선제적 결단은 사장단의 의지가 결정적이었을 것 같은데.  
내가 판단하는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팔로워 전략에 긍정적이지 않다. 업계 선도기업으로서 ‘업(業)’의 특성을 반영한 신한카드만의 차별화된 ESG 경영 추진도 임 사장의 리더십 덕분에 가능했다. 이로 인해 카드업계 최초로 ESG팀이 출범했고 이사회 내 ‘ESG 위원회’도 신설됐다. ESG 성과 보고서 발간 역시 신한카드 특유의 선도 경영이 먹혀든 결과라고 자부한다.  
 
금융사의 경우 ESG 경영과 접점이 많지는 않을 것 같다. 궁극적인 비전은 무엇인가.
금융회사는 업의 특성상 개인은 물론 기업으로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따라서 ESG 이행뿐 아니라 이해관계자들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예컨대 탄소배출량 감축에 적극적인 기업에 대한 금융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 등을 통해 ESG 경영에 자발적 동참을 이끌어 낼 수도 있다. ESG가 환경·사회·지배구조 등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는 만큼 ‘Life & Finance 플랫폼 기업’을 지향하는 신한카드가 더 잘할 수 있고 밀접하게 연관된 영역이라고 판단했다.  
 
'가장 신한카드답다'고 판단되는 ESG 경영 사례를 꼽아주신다면.
두 가지 정도가 기억에 남는다. 먼저 국내 금융권 최초로 발표한 ‘CDR 경영’이다. CDR은 ‘Corporate Digital Responsibility’의 약자로, 기업의 디지털 책임을 의미한다. 그룹 차원의 ESG 본격화 선언과 본격적인 디지털 경제 출범에 발맞춰 디지털 경영의 필요성을 강조하고자 했다. ▲자사의 데이터를 활용해 탄소배출을 절감하고 순환경제 구축에 기여하는 것 ▲상생경영 차원에서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고 데이터 기반 ESG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것 ▲데이터 지배구조를 수립하고 사이버 보안 강화를 통해 디지털 소비자를 보호하는 것 등이 CDR 경영의 핵심이다. 이와 함께 ‘신한 그린 인덱스(Green Index)’도 공을 많이 들인 사례다. 카드 소비 데이터에 기반을 둔 탄소배출지수 고도화를 올해 초 개발 완료했다. 자사 가맹점들이 판매하는 품목에 따라 업종별로 탄소 배출량이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이러한 탄소배출을 지수화해 소비자들에게 알려주는 방식이다. 본인이 한 달 동안 사용한 카드 내역에 따라 탄소배출량을 확인할 수 있고 어떻게 하면 탄소배출을 줄여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는지 스스로 인식하게끔 하는 것이다. 내년 2차 업그레이드를 통해 고도화해 고객과 가맹점이 함께 참여하는 친환경 소비운동을 전개하려고 준비 중이다. 금융소비자가 재미를 느껴 사회공헌까지 이어지게끔 유도하는 것이 신한카드다운 ESG 경영이라고 생각한다.
 
ESG를 통해 실제 경영에 도움이 됐던 사례가 있다면.
한 해 동안 ESG 성과를 창출한 우수 과제 사례로는 먼저,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한 ‘사고예방 관리체계 고도화’가 있다. 신한카드·서울지방경찰청·안랩 3자간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업계 최초로 스타트업과 연계해 보이스피싱 예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및 오픈 함으로써 한 해 동안 573명 대상으로 총 78억원에 달하는 보이스피싱 사고 피해 금액을 예방하는 성과를 거뒀다. 두 번째로는 ‘모바일 콘텐츠 기반 디지털 심사발급’이다. 신용카드 발급 심사 시 소득증빙서류 등 심사를 위해 고객이 제출하는 서류를 최소화하는 디지털 심사발급 시스템을 구축해, 한 해 동안 무서류 심사 1만3000여건을 진행했다. 이에 연간 90만매의 종이를 감축함으로써 친환경 경영을 실천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폐플라스틱을 이용한 실물카드 발행도 업계 이목을 끌었다.
친환경 경영 차원에서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친환경 소재’ 플레이트로 신규 상품이 출시되고 있다. 현재로는 매월 일정 매수 이상 안정적으로 발급되는 딥드림·딥드림 플래티늄 플러스·딥스토어 등 인기 상품을 중심으로 우선 적용하고 있다. 앞으로 모든 신규 상품에 대해 적용할 계획이다. 해당 상품을 재활용 플레이트로 대체함으로써 1.5리터 페트병 기준 연간 31만개에 달하는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폐플라스틱을 사용하면 비용 절감 효과도 있을 것 같은데.
아니다. 오히려 폐플라스틱 활용 자재가 단가 및 비용 측면에선 더 비싸다. 수요가 크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SG 관점에서 친환경 경영에 신경을 쓰기 위해 해당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업계 전반으로 폐플라스틱 플레이트 출시가 활발해지면 수요가 늘어나면서 2~3년 내 자재비용도 저렴해 질 것으로 관측된다.
 
친환경 차원에서 진행하는 또 다른 ESG 경영 사례가 있나.
신한금융그룹이 선포한 ‘Zero Carbon Drive’ 전략에 따라 신한카드도 2030년까지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다양한 친환경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환경부가 추진하는 ‘K-EV100 캠페인’에 참여해 2030년까지 업무용 차량과 리스·렌트 차량 6만1000여대를 전기·수소차로 전환할 계획이다. 해당 사업은 오토할부금융 관련 팀에서 조율하고 있다. 최근 카드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오토금융이 떠오르는 만큼 이러한 ESG 경영이 큰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향후 신한카드의 ESG 경영과 관련해 계획 및 포부가 있다면.
ESG 경영과 관련해 단순한 발표나 선포에 그치지 않고, 이를 실질화하고 그에 대한 결과물이 수치화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굳은 의지이기도 하다. 이에 다양한 ESG 사업들을 아웃풋으로 계산해내는 절차와 과정에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작업이 완료되면 그룹 내 계열사 각각의 ‘업의 특성’이 반영된 세분화·정교화 된 평가가 가능할 것이다. 이를 통해 성과 관리를 할 수 있고, 이해관계자들은 더 투명하게 볼 수 있어 용이할 것으로 생각된다.  
 

강민경 기자 kang.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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