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KB금융 '아픈 손가락' KB생명…2년 연속 적자 예상, CEO 재연임도 난항

3분기 누적 순익 181억원 순손실, 지난해 이어 2년 연속 적자 유력
GA채널 수수료 증가, 보장성보험 체질개선 성공하며 영업지표 상승세
4년째 회사 이끄는 허정수 대표, 외형성장 성공하고 재연임할까

 
 
허정수 KB생명 사장이 지난 2018년 1월 취임 후 경영전략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 KB생명]
KB금융지주가 역대 최고 실적을 내며 순항하고 있지만 계열사 중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는 KB생명의 실적이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KB금융의 다른 보험 계열사인 KB손해보험과 푸르덴셜생명, 그리고 KB증권 등 다른 계열사와 비교해보면 KB생명은 올 3분기 누적기준 적자를 기록하며 '순익 측면'에서 불효자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다만 최근 법인보험대리점(GA)을 중심으로 한 신계약건수 증가, 마진율이 높은 보장성보험 판매가 늘어나는 등 보험영업에서 긍정적인 지표를 만들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올해 외형성장 확대를 외친 허정수 KB생명 대표가 실적 하락에도 다양한 영업지표 상승을 무기로 올해 말 연임에 성공할지도 관심사다.
 

적자 낸 KB생명, 영업지표는 상승세  

지난달 실적을 발표한 KB금융은 3분기 만에 지난해 당기순이익을 초과 달성하며 팡파레를 울렸다. KB금융의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순이익은 3조77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1%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순이익(3조4550억원)도 넘어선 수치다. 리딩금융 경쟁사인 신한금융(순이익 3조5594억원)보다도 순익이 높았다.
 
순익 상승은 비은행 계열사들이 견인했다. KB증권은 지난해 동기 대비 60.5% 급증한 5433억원의 순익을, KB국민카드는 46.6% 늘어난 3741억원을 기록했다.
 
[자료 KB생명]
[자료 KB생명]
보험 계열사인 KB손해보험과 푸르덴셜생명도 각각 3분기 누적 순이익 2692억원, 2556억원을 기록하면서 선전했다. 하지만 KB생명은 18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체면을 구겼다.
 
물론 KB생명은 원체 그룹 내에서 순익이 높았던 회사는 아니다. KB생명의 2016년 이후 순익은 100억~200억원대를 꾸준히 기록해왔다. 수천억원대 순익을 내는 다른 계열사와 달리 순익 비중이 높지 않은 편이다. KB생명의 실적 부진이 KB금융에 큰 타격을 주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하지만 리딩뱅크 경쟁을 하는 신한금융이 최근 BNP파리바 카디프 손해보험을 인수하며 보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면서 KB금융 역시 상대적으로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들의 반등이 필요해진 상황이다.  
 
KB생명의 순익은 2016년 127억원, 2017년 190억원을 기록한 이후 하락세다. 2018년(157억원)부터 2019년(141억원), 2020년(-241억원)까지 꾸준히 순익이 하락했으며 올 3분기 누적 순익도 -181억원을 기록하고 있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적자가 유력한 상황이다. 다만 적자가 난 원인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긍정적인 시그널들이 감지된다. 지난해 적자는 즉시연금 소송 패소로 인한 충담금 영향이 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생명의 즉시연금 충담금은 약 39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를 감안하면 KB생명의 지난해 순익은 약 150억원 흑자를 낸 셈이다.  
 
올해 적자도 GA채널 수수료 증가 영향이 컸다는 것이 KB생명 측의 설명이다. 허 대표는 지난해부터 공격적인 GA영업 확대를 통한 신계약 중심 성장 전략을 펴고 있다. GA판매가 늘다보니 지급 수수료가 증가해 실적에 영향을 준 것이다.  
 
KB생명의 올 상반기 GA 대면모집 신계약건수(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상품 판매), 텔레마케팅(TM), 홈쇼핑 제외)는 5만9627건으로 지난해 동기 4만8639건 대비 약 1만건 증가했다. 또한 KB생명이 2017년부터 강점이었던 저축성보험을 줄이고 보장성보험으로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오는 2023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체제에서는 원가평가하고 있는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한다. 나중에 돌려줘야 할 저축성보험료는 모두 부채로 잡힌다는 얘기다. 이에 대부분의 생보사들은 2017년 즈음부터 저축성보험 비중을 줄이고 보장성보험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2018년 취임한 허 대표는 바로 이 체질개선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KB생명에 부임했다. 당장의 실적 부진은 체질개선의 과정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 KB생명의 설명이다.
 
KB생명 관계자는 "상품을 팔면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대부분 초기년도에 집행된다. 이것이 재무실적에 반영되면 순손실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이는 보장성보험으로의 체질개선이 오히려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액보험도 성장했다. 올 초 KB생명은 변액사업 확충을 위해 변액비즈부를 신설한 바 있다. 지난해 8월 기준 KB생명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784억원이었지만 올해 8월에는 1211억원으로 두배가량 늘었다. 증가한 신계약과 수입보험료 비중이 높은 변액보험 사업이 성장세를 타면 장기적으로 실적이 흑자궤도에 오를 수 있을 전망이다.
 

외형성장 무르익는 KB생명…허정수, 재연임될까

지난 6월 허 대표는 "우리는 고객 39만명, 보유계약 49만건, 자산 10조원의 종합보험회사로 자리매김하게 됐다"며 "2022년까지 연 평균 15%씩 성장할 것"이라고 외형성장 확대를 강조했다.  
 
[사진 KB금융그룹]
2020년 KB생명의 매출액은 1조8978억원으로 올해 2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지난해 신계약 실적도 165% 성과를 달성했고 지난 상반기에도 100%를 넘어섰다. 장기적으로 GA채널 실적이 꾸준히 상승세를 타면 허 대표의 바람대로 KB생명의 외형성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올해 말 임기가 종료되는 허 대표의 연임 여부도 관심사다. 허 대표는 2018년 취임 후 2019년 말 연임에 성공했다. 취임 후 순익은 하락세지만 최근 보험영업지표가 상승세라 재연임될 가능성도 있다.  
 
또 앞으로 푸르덴셜생명과의 통합 이슈가 있을 수 있어 통합전문가인 허 대표가 계속 수장을 맡을 수도 있다. 허 대표는 앞서 KB금융이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과 현대증권(현 KB증권)을 인수했을 때 인수 뒤 통합(PMI) 작업을 담당한 바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KB생명은 실적면에서는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지만 신계약건수 등 보험영업지표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며 "KB금융이 그동안 성장토대를 만들어온 허 대표를 다시 선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국민은행 노사, 베트남 주민·청소년에 ‘KB라이브러리’ 선물

2메리츠증권, 미국채 3배 레버리지 ETN 6종 상장

3블루스트리트, 건강한 삶 위한 혁신 ‘쉐이크포케’ 출시

4미래에셋생명, 변액보험 MVP 펀드 10주년…순자산 4조 돌파

5케이뱅크, 은행권 최초 ‘비상장주식 시세조회’ 서비스 출시

6한스바이오메드㈜, 싱가포르 국제 치과 기자재 박람회 참가

7中 미녀 배우도 홀렸다...럭셔리 매력 쏟아낸 폴스타

8압도적 전기 오프로더 ‘벤츠 G-클래스’ 연내 한국 온다

9“테슬라 모델 Y 잡아라”...中 베이징서 만난 기아 EV5

실시간 뉴스

1국민은행 노사, 베트남 주민·청소년에 ‘KB라이브러리’ 선물

2메리츠증권, 미국채 3배 레버리지 ETN 6종 상장

3블루스트리트, 건강한 삶 위한 혁신 ‘쉐이크포케’ 출시

4미래에셋생명, 변액보험 MVP 펀드 10주년…순자산 4조 돌파

5케이뱅크, 은행권 최초 ‘비상장주식 시세조회’ 서비스 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