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지선 2900 무너지나? 가능성은 적어 [이종우 증시 맥짚기]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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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지지선 2900 무너지나? 가능성은 적어 [이종우 증시 맥짚기]

외국인, 기관이 5000억원 매수해야 코스피 1% 이상 올라
나스닥도 유동성과 성장주 주가 흐름에 따라 변동성 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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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주가는 테슬라 한 종목만의 일이 아니다. 주가 흐름이 다른 주식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으로 따지면 삼성전자와 같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주가가 상승해 투자자들이 접근하기 힘든 수준이 되면 투자자들은 가격에 대한 공포를 느끼게 된다. 주식을 샀다가 고점에서 물리는 게 아닌가 걱정하는데, 그럴수록 믿을 수 있는 주식으로 더 몰리게 된다. 지금 미국 시장에서는 애플, 구글, 아마존이 그에 해당한다. 탄탄한 사업 기반을 가지고 있어 어떤 풍파에도 흔들리지 않을 거라고 투자자들이 믿기 때문이다.
  
모두가 인정할 정도로 성장성이 높은 기업도 매수 대상이 된다. 앞으로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고주가 부담이 빠르게 해소될 거라 믿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두 측면을 모두 가지고 있는 기업이다. 전기차 시장에서 이미 탄탄한 기반을 구축했고, 여기에 성장성까지 구비해 사람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나스닥도 테슬라 같은 성장주가 시장 이끌어

10월 13일 이후 지난 12일까지 나스닥 주가는 이런 기대의 반영 과정이었다. 거래일수 20일이 넘는 기간 동안 나스닥 주가 상승률은 8%를 넘는다. 애플, 구글도 동참했지만, 테슬라는 이 기간에 28%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다. 마땅히 선택할 주식이 없으면 성장주로 간다는 과거 사례가 이번에도 적용된 것이다.  
 
테슬라는 여러 각도의 해석이 가능한 주식이다. 좋게 보는 입장에서는 앞으로 전기차로 이동수단이 바뀌는 건 피할 수 없는 대세인데, 테슬라가 선도기업인 만큼 주가가 올라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당장에는 주가가 높아도 앞으로 이익이 늘어날 걸 감안하면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니라고 보는 것이다.  
 
반대로 나쁘게 보는 입장에서는 아직 전기차가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 기존 자동차 회사들이 지켜보고 있지만, 전기차 시장이 더 커질 경우 자동차 기업들도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 포드, 도요타 등 기존 자동차 회사는 길게는 150년, 짧아도 50년 넘게 자동차를 생산한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면 테슬라 우위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전망이 극명하게 엇갈리기 때문에 작게는 테슬라, 크게는 나스닥 시장이 큰 변동성을 가지고 움직일 수밖에 없다. 국내 시장도 그 영향에서 떨어져 있을 수 없다.    
  
나스닥의 향배와 관련해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유동성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창일 때 나스닥지수는 6500 정도였다. 현재는 1만5000을 넘었으니 저점 대비 150%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선진국 주식시장 중 이보다 상승률이 더 높은 곳이 없다. 나스닥이 크게 오르는 데에는 유동성이 역할을 했다. 성장기업이 모여있는 시장이란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성장기업의 주가는 높은 위험과 높은 수익을 추구한다. 그래서 금리가 낮거나 유동성 공급이 늘어나면 주가가 급등하고 반대의 경우 주가가 하락하게 된다.  
 
코로나19가 시작되기 직전인 2019년 말에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통화(M2) 비율이 70.6%였다. 지난해 8월 해당 비율이 94.4%로 상승했다. 8개월 사이에 해당 비율이 무려 23.8%포인트나 급등했다. 2008년 금융위기 때에는 2008년 초 51%였던 해당 비율이 2009년 말에 58%로 7%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금융위기보다 코로나19 때에 3배 넘는 돈이 공급된 것이다. 비슷한 지표가 또 있다. 2000년 1월 총통화 수준을 100으로 환산한 미국의 유동성 지수가 2019년 말 328.5에서 2020년 8월에 393.9로 올라왔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는 2008년 초 160.8에서 2009년 말 182로 21.2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이렇게 공급된 돈이 위험자산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담당했다. 금리가 낮으면 돈을 빌려서 투자할 때 치러야 하는 비용이 줄어든다. 그만큼 자금이 고위험군 자산으로 돈이 몰릴 수 있는 여지가 생기는데 그 대상에 나스닥이 들어가 있었다. 나스닥이 추가로 상승하려면 기업이익 같은 실물요인의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이런 뒷받침이 없는 상태에서 저금리와 유동성의 힘이 약해지면 그 힘으로 올라왔던 시장이 가장 먼저 하락하게 되는데 그게 나스닥이다.  
 

매수세 약해 코스피 혼란 상태 당분간 이어져 

다행히 코스피는 2900을 밀고 내려가려는 압력을 이겨냈다. 밀어도 밀리지 않으면 반대로 움직인다는 주식시장의 속성을 증명이라도 하듯 2900에 도달할 때마다 주가가 크게 반등했다. 2900의 지지선이 증명된 만큼 코스피가 이 선을 밀려 내려가려면 나스닥이 하락이 먼저 있어야 한다.  
 
코스피가 지지선을 확보했지만, 시장 내부의 혼란은 사라진 건 아니다. 어떤 종목도 꾸준한 상승을 기록하지 못한 채 상승과 하락만 반복하고 있다. 호재 하나가 나오면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단기간에 다시 내려오는 등 투기적인 매매 형태까지 나오고 있다. 대형주가 많이 떨어졌지만 투자자들이 자신감이 부족해 선뜻 매수에 나서지 못하고, 중·소형주에서도 상승 주자가 나오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시장의 힘이 약한 만큼 이런 혼란 상태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수급의 역할은 커지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함께 5000억 정도를 매수하면 주가가 1% 이상 오르고, 반대로 매도하면 1% 이상 떨어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매수층이 얇기 때문에 나오는 현상으로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를 개인투자자가 해결했지만, 지금은 개인투자자가 손실을 본 데다, 자금 유입도 없어 큰 역할을 하기 힘든 상태다. 한 매매 주체의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 매매가 쏠릴 경우 그 정도가 더 심해진다. 지난해 개인투자자가 하루 2조원 가까운 매물을 해결하던 일이 실제 있었나 의심이 들 정도로 매매가 소강상태가 됐다.      
 
 
※필자는 경제 및 주식시장 전문 칼럼니스트로, 오랜 기간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해당 분석 업무를 담당했다. 자본시장이 모두에게 유익한 곳이 될 수 있도록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주식분석 기본서를 썼다.   

이종우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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