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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올해 ‘블프’에도 ‘폴로 직구’ 막혀…해외 직구족 “뿔났다”

반값 직구 막고 백화점에서 사라는 ‘폴로 랄프로렌’
지난해 블프 이후 공홈 직구 불가…“올해도 금지”
‘반값’ 직구와 국내 리테일…가격 차이가 큰 원인
온라인에선 ‘폴로 직구 뚫는 법’ 4가지 편법 공유

 
 
폴로 랄프로렌의 해외직구가 지난해에 이어 이번 블랙프라이데이에도 금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화면캡쳐]
폴로 랄프로렌은 지난해 블프 기간을 기점으로 직구족들의 공홈 결제를 막았다. 이는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 취해진 조치다. [사진 화면캡쳐]
 
올해도 위 사진과 같은 ‘폴로 공식홈페이지(공홈) 구매성공’ 화면을 보기 힘들 전망이다. 해외 직구족의 필수템으로 꼽혔던 폴로 랄프로렌의 해외 직구가 지난해에 이어 이번 블랙프라이데이(이하 블프)에도 금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폴로 랄프로렌은 지난해 블프 기간을 기점으로 직구족들의 공홈 결제를 막았다. 이는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 취해진 조치다. 
 
업계와 폴로 랄프로렌 코리아에 따르면 폴로 해외 직구는 오는 11월26일부터 진행되는 미국 블프 기간에도 금지된다. 미국 블프는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대규모 쇼핑 할인행사다. 이 기간 미국 오프라인 매장마다 최대 80~90% 할인 상품을 내놓고 있어 특히 직구족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질 때다. 올해 블프를 앞두고도 직구족들 사이에선 폴로 직구 금지령이 풀리길 기대하는 분위기가 많았다.
 
폴로 랄프로렌 코리아 관계자는 “올해 블프 기간에도 공홈을 통한 직구는 막혀 있을 예정”이라며 “당분간은 이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직구가 금지된 배경에 대해선 확답을 피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 본사 측에 문의해 놓은 상태로 현재로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전했다.
 

폴로 코리아 수익 방어? 가품과 뒤바꾸는 중국인 때문? 

업계에선 폴로 공홈 직구가 막힌 이유에 대해 다양한 관측을 내놓는다. 우선 폴로 랄프로렌 코리아의 수익 방어다. 폴로 직구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폴로 코리아 측이 수익을 지키기 위해 미국 본사에 제안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폴로는 블프 기간동안 인기 브랜드 상위권에 늘 올라갈 만큼 국내 수요가 많은 브랜드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 국내 백화점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점과 국내에는 수입되지 않는 다양한 디자인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또 블프 기간 동안 폴로는 해외직구 가격과 국내 백화점 판매 가격 간에 차이가 큰 편이라 직구족 구매가 가장 많은 브랜드 중 하나로 꼽힌다. 이 기간 동안 미국 공홈에선 자체 할인을 진행하기도 하고 미국 정가 제품도 국내 백화점보다 30~50% 저렴한 가격에 올라와 많은 구매자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공홈을 통하면 많게는 국내 백화점 판매가의 반값 수준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셈이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또 다른 브랜드도 블프 기간동안 일시적으로 직구를 중단했다”면서 “코리아 법인 측에서 블프 기간동안 직구족 구매 증가로 매출이 크게 늘지 않는다는 데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직구가 금지된 또 다른 이유는 가품 우려다. 온라인 일각에서는 일부 중국 소비자들이 공홈을 통해 제품을 대량 직구한 뒤 가품과 바꿔 반품을 보내고 현지에서 진품을 되파는 등 부작용이 적잖았다는 후문이 전해진다. 하지만 이에 대한 진위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직구 뚫는법부터 성공후기까지…편법으로 구매나선 소비자  

 
폴로 직구의 공식적인 통로가 막히면서 온라인상에서는 ‘폴로 직구 뚫는 법’이 공유되고 있다. 편법을 이용해 아시아 고객이 아닌 것처럼 조작해 구매를 하는 방법이다. 
 
각종 직구 커뮤니티와 개인 블로그 글 등에 따르면 지금까지 알려진 구매 방법 순서는 총 4단계다. 첫번째로 ‘VPN(가상사설망)을 우회해 접속하는 방법’이다. VPN은 컴퓨터 IP주소를 변경해주는 프로그램으로 IP주소 설정을 한국에서 미국으로 변경해 미국 IP주소로 변경해 공식홈페이지에 접속할 수 있다. ‘비회원 주문’으로 아시아인임을 드러내지 않고 구매하는 방법도 있다. 
 
다음은 ‘배송대행지 주소를 조작해 주문하는 방법’이다. 흔히 ‘배대지’라 불리는 배송대행지는 해외직구를 할 때 직배송이 안 되는 해외쇼핑 사이트에서 중간 배송지 역할을 하는 물류업체를 말한다. 폴로도 미국 배대지를 통해서 구매가능하기 때문에 아시아 국가에서의 주문임을 모르게 하기 위해 배대지 주소임을 숨기고자 조작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배대지 주소 사이에 점을 찍거나, 임의적으로 띄어쓰기나 특수문자를 넣어주는 방식 등으로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페이팔로 결제하는 방법’도 거론된다. 페이팔은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미국의 온라인 전자결제 시스템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발행한 신용카드로 결제되는 주문건은 모두 취소되도록 한 조치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이다. 
 
편법 직구에 성공한 한 소비자는 “배대지 주소에 점을 찍고 대문자 소문자 숫자를 써가면서 하니 구매에 성공했다”면서 “숫자 1도 소문자 l로 몇개 바꾸고, 페이팔 결제로 하니 됐다”고 팁을 전했다.  
 

미국 백화점 홈페이지 통한 직구도 막혀…폴로는 아울렛이 답? 

미국 백화점 ‘메이시스(Macys)’ 온라인 사이트에서의 폴로 직구도 현재 기준으로 막혀있는 상태다. [사진 화면캡쳐]
 
지난 11월 8일에는 ‘페이팔 결제도 이젠 먹히지 않는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사진 화면캡쳐]
 
여러가지 편법이 거론되고 있지만 100% 성공을 보증하진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블프 기간 이후부터 온라인상에는 직구 성공 글이 여럿 올라오고 있지만 지난 11월8일 부터는 ‘페이팔 결제도 먹히지 않는다’는 실패 글도 게재됐다. 해외직구 소비자들이 막혀 있는 공홈 대신 찾았던 미국 맨하탄의 백화점 ‘메이시스(Macys)’ 공홈에서도 현재 기준으로 구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은 이런 상황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폴로 직구를 애용했다는 한 소비자는 “폴로 제품은 국내 백화점에서 구매하기엔 너무 비싸다”며 “이젠 아울렛 밖에 방법이 없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소비자는 “직구를 포기하고 각종 커뮤니티에 현지 구매대행 의뢰글을 남기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에선 지난친 국내 리테일가를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폴로가 미국 현지에서나 저렴하지 국내로 들어오면서 각종 유통 비용이 붙기 때문에 국내 리테일가는 지나치게 비싸다”면서 “리테일가 20만원 짜리 제품을 할인에 각종 쿠폰까지 넣으면 8만원에 직구가 가능하다보니 더 열과성을 다해 직구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차이가 어느정도 좁혀지면 국내 소비자들도 번거로운 과정 없는 리테일 구매를 더 소비하지 않겠냐”고 전망했다. 

김채영 기자 kim.chae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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