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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그룹, 2030년까지 ESG에 153조원 투자…'사업 테마'로 등장

전경련, 지속가능보고서·실태조사 통해 ‘K 기업 ESG 백서’ 발간
올해 기업들, 글로벌 인수합병 통해 친환경 사업에 투자 박차
사업 포트폴리오 테마를 ‘ESG’로 변경하는 그룹도 증가세
‘넷 제로’ 선언 기업 늘고 기후변화 공시하는 곳도 54개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앙포토]
 
30대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위해 30대 그룹은 2030년까지 약 153조원을 쏟아붓겠다는 계획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5일 ‘K 기업 ESG 백서’를 발간하고 이 같은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백서는 30대 그룹 소속 기업과 전경련이 운영하는 K-ESG 얼라이언스 회원사의 지속가능보고서와 실태조사 등을 토대로 작성됐다.
 
백서에 따르면 지난 11월 30일까지 발표된 30개 그룹의 환경 분야 ESG 관련 투자액은 총 153조2123억원으로 집계됐다. 최장 2030년까지 탄소 저감 공장·기술 개발, 신재생에너지, 수소경제, 순환 경제 등 친환경사업에 투입하겠다는 내용이다.  
 

“SK·한화·효성, 비즈니스 기회요인으로 ESG 활용”

환경 분야 ESG 관련 투자 가운데 가시적인 성과는 글로벌 인수합병이다. SK의 일본 라이맥스 친환경 소재기업 TBM 지분 인수, SK에코플랜트의 대원그린에너지 등 폐기물 처리업체 4곳 인수, 한화솔루션의 RES프랑스 인수(태양광·풍력 사업 강화)와 미국 고압탱크(수소탱크 등) 제조업체인 시마론 인수, 세계 최대 액화수소공장 건립을 위한 효성중공업의 독일 린데와 합작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막대한 투자를 넘어서 기업들이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테마를 ‘ESG’로 바꾸고 있다는 것이 전경련의 설명이다. 전경련은 “ESG를 비즈니스의 기회 요인으로 적극 활용하는 기업으로는 SK와 한화, 효성 등이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SK는 지속가능보고서를 통해 회사의 목표를 ‘성장과 효율을 중요시하던 기존의 방식을 과감히 탈피하여 ESG를 테마로 한 첨단소재, 바이오, 그린, 디지털 등의 핵심영역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재편해 시장의 지지를 얻고자 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SK가 국내 여타 그룹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인수·합병 등 사업재편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 전경련의 분석이다.  
 
SK이노베이션에서 배터리 사업 부문을 분사한 SK온은 포드와 함께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추진 중이다. 에너지 사업 부문에서는 기존의 정유·LNG 인프라를 수소용으로 전환해 수소경제 선도로, 신재생 에너지 솔루션 분야에서는 태양광과 에너지 관리 시스템 분야의 유망 기술을 확보해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활용 영역 역시 단순 재활용을 넘어 폐기물·수처리 기술과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 등을 선제적으로 내재화하여 소재화 비즈니스 모델로 확장하고 있다.  
 
▶화학·소재 ▶기계·항공·방산 ▶친환경에너지 ▶금융 ▶건설·서비스 등 5대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구성된 한화그룹은 2015년 이후를 ‘인류 공용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기’로 정하고 인수합병을 통해 화학·소재·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그룹 내에서는 한화솔루션이 이를 이끌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풍력 사업 강화를 위해 RES프랑스와 함께 미국의 고압탱크제조 업체 시마론 지분도 인수했다. 최근에는 현대글로비스에 차량연료용 수소를 공급하며 해당 시장에도 진입했다.  
 
전경련은 “이들 기업의 사업재편 키워드는 그룹별로 ▶SK의 재생에너지, 수소경제, 배터리, 순환경제 ▶한화그룹의 재생에너지, 수소경제, ▶현대차·효성그룹의 수소경제 등으로 나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자료 전국경제인연합회]
 
올해는 기업들이 녹색자금조달, 즉 ESG 채권을 발행한 첫해기도 하다. 전경련이 최근 3년간 상반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민간기업의 ESG 채권 발행실적은 2020년까지 전무했다. 하지만 2021년 들어 현대차, SK, LG, 롯데, 한화, 포스코, GS, 현대중공업 등 10대 그룹을 중심으로 ESG 채권을 발행하기 시작했다.
 

넷 제로, RE100 선언 기업들 해마다 증가세 

탄소 배출 넷 제로(Net-Zero)를 선언하는 기업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탄소 중립 달성목표 연도는 LG전자 2030년, SK㈜ 2040년, SK실트론 2040년, SK네트웍스 2040년, SK텔레콤 2050년, 현대·기아차 2045년, 한화솔루션 2050년, 코웨이 2050년 등이었다. 네이버는 2040년까지 카본 네거티브(탄소 중립을 넘어 마이너스 도달)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개별 기업의 탄소중립 사업 전략을 살펴보면 올해 CJ제일제당은 탄소제로 대체육 시장을 공략 중이다. 우아한형제들과 공동 투자한 싱가포르 푸드테크 스타트업 시옥미트(Shiok Meats)가 싱가포르 기반 대체육 스타트업인 ‘가이아 식품(Gaia Foods)’의 지분 90% 이상을 인수했다.
 
LG전자는 정부로부터 할당받은 온실가스 배출권과 LG전자의 배출량을 분기별로 분석하고, 초과 배출량 발생시 비용(배출부채)을 연결재무상태표에 반영하는 탄소 회계(Carbon Accounting)를 도입했다.  
 
GS칼텍스는 스웨덴 에너지기업 룬딘(Lundin Energy)사가 생산한 ‘탄소 중립 원유’ 200만 배럴을 올해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이밖에도 대한항공은 2027년부터 항공사 의무도입 사항인 ‘국제항공 탄소상쇄제도(CORSIA)’를 선제적으로 도입했고, 삼성화재는 향후 정부규제 가능성에 대응해 ‘내부탄소가격제’를 도입해 기업 내 탄소 감축을 촉진하고 있다.  
 
전경련은 기업들이 국내외 이니셔티브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는 점에도 주목했다.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사용한다는 글로벌 캠페인 RE100에는 기존 13개사에 올해에는 현대차그룹의 5개 계열사도 추가 참여를 발표했다.  
 
글로벌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시 태스크포스인 TCFD에 대한 지지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기업은 삼성SDS, 현대차, 롯데칠성음료, 한화솔루션 등 19곳(금융, 공공기관 등 제외)이다. 특히 이번 백서의 조사대상 기업 85개 사 중 64%에 해당하는 54개 사는 TCFD 보고 양식에 따라 기후변화 대응 현황을 공시하고 있었다. 기타 광물자원·식자재 등의 책임조달·윤리적조달에도 다양한 기업들이 참여 중이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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