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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대출 불가’ 못 박자, 에디슨모터스 ‘추가 부실’ 꺼냈다

“쌍용차 인수 불발 우려” 확산…“주가 급등에 이득 챙겼다” 지적도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모습. [연합뉴스]
 
쌍용자동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지난달 30일 쌍용차 인수를 위한 정밀실사를 마무리한 가운데, 정밀실사 과정에서 추가 부실이 발견됐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6일 전해졌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일부에선 “추가 부실이 발견된 만큼, 무리하게 인수를 추진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에 따라 최악의 경우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동차업계 일부에선 “KDB산업은행(이하 산은) 측이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와 관련해 대출은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자, 에디슨모터스 측이 본 계약 전에 인수 가격을 낮추기 위해 추가 부실 등을 언급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자동차업계 등에 따르면 에디슨모터스 측은 지난달 30일 쌍용차 인수를 위한 정밀실사를 마친 이후에 실사 결과, 추가 부실이 발견됐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에디슨모터스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에디슨모터스가 정밀실사 이후 추가 부실 발견으로 인수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법원에 전달한 것으로 안다”며 “이와 관련해 이날 현재까지 별도의 추가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이에 대한 추가적인 입장을 듣기 위해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  
 

“대출 불가” vs “추가 부실”

자동차업계 안팎에선 “에디슨모터스 측이 추가 부실 입장을 내비친 시점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많다. 이동걸 산은 회장이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를 위한 대출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지난달 30일 밝힌 이후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추가 부실에 따른 인수 가격 조정 등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이동걸 회장은 지난달 30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에디슨모터스가 (언론 보도를 통해) 산은 대출 없이도 (쌍용차) 인수나 운영 자금 마련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며 “그런 것처럼 (산은의) 지원 없이 하는 게 국가적으로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에디슨모터스 측의 평택공장 부지 담보 대출 구상에 대해서도 “담보는 보완 수단일 뿐 기업의 존속과 회생 가능성을 보고 지원하는 것”이라며 “(쌍용차가 대출을 갚지 못하면) 산은이 땅을 회수해 아파트를 지어서 팔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산은이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를 위한 대출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에디슨모터스 측이 구상한 인수‧운영 자금 조달 계획에 대한 차질도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에디슨모터스 측이 쌍용차 인수‧운영 자금에 필요한 1조6000억원 안팎의 금액의 절반가량을 산은으로부터 빌린다는 계획을 고수해왔기 때문이다. 에디슨모터스 측은 “산은으로부터의 대출이 어려우면, 시중은행이나 외국계은행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면 된다”는 입장도 밝혔으나, 금융권과 자동차업계 안팎에선 “국책은행인 산은이 대출 불가를 선언한 상황에서 시중은행 등을 통해 수천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일부에선 쌍용차의 추가 부실 등을 근거로 무리하게 인수를 추진할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를 두고 자동차 전문가들은 인수‧운영 자금 마련이 쉽지 않은 에디슨모터스 측이 쌍용차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자동차학)는 “에디슨모터스 측이 추가 부실 등을 이유로 인수 가격 조정을 요구한 것을 보면, 쌍용차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는 것이 맞다”며 “에디슨EV 주가 상승 등을 감안하면 에디슨모터스 측이 쌍용차 인수 참여로 챙긴 이득은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실제 지난 3월 1300원대에 머물렀던 에디슨EV 주가는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참여 이후 폭등과 폭락을 오갔다. 이날 에디슨EV 종가는 2만원으로, 올해 3월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급등한 가격이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에디슨EV 최대주주는 에너지솔루션즈(16.67%)이며, 에너지솔루션즈의 최대주주는 강영권 대표(98.70%, 출자자 4명 포함)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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