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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의 ‘반도체 승부수’ 통했나…LX세미콘, 본격 성장 궤도 올라서

증권가, 올해 LX세미콘 영업이익 300% 급등 전망
주력 사업 성장하고 전력반도체 시장 진출 드라이브

 
 
구본준 LX홀딩스 회장 [사진 LG]
국내 최대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기업 ‘LX세미콘’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다.
 
업계에서 LX세미콘이 수익성과 성장 가능성을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8%에 불과했던 영업이익률은 올해 3분기 누적 20%를 돌파했다. 올해 실적 전망도 밝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1분기에 진작 넘어섰다. 하이투자증권은 LX세미콘의 올해 매출액을 지난해보다 64% 오른 1조9000억원,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316% 급등한 3919억원으로 추정했다. 지난 5월 LG그룹에서 독립한 LX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며 존재감은 더 커지고 있다.
  
LX세미콘의 주력사업인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출하량이 크게 늘며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LX세미콘은 DDI에서 매출의 85% 이상을 올리고 있다. TV와 스마트폰, 노트북, 가전 등에 쓰이는 모든 칩의 DDI를 설계한다. 코로나19로 디스플레이 수요가 폭발하면서 LX세미콘의 매출도 증가했다. 
 
DDI 시장은 내년에도 호황을 이어갈 전망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021년이 DDI 가격 상승의 시기였다면 2022년에는 출하량 확대에 따른 매출 성장이 가파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사진 LX세미콘]

LG이노텍 SiC 자산 인수…차량용 반도체 시장 진출 시동  

LX세미콘의 성장은 구본준 LX그룹 회장이 못다 이룬 ‘반도체 꿈’을 현실화하고 있다. 반도체는 구 회장이 가장 관심을 두는 사업이다. LX그룹 계열사 중 유일하게 LX세미콘에만 구 회장의 집무실이 있다. 이곳에서 구 회장은 반도체 사업을 직접 챙기며 LX세미콘의 성장에 힘을 싣고 있다는 후문이다. 
 
구 회장은 1998년 LG반도체 대표이사를 맡으며 일찌감치 반도체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었다. 하지만 1999년 산업계 ‘빅딜’로 LG반도체를 현대전자(현 하이닉스)에 넘겨야 했다.  
 
구 회장이 직접 챙기는 LX세미콘은 사업다각화를 통해 미래 성장 가능성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최근 LX세미콘은 LG이노텍의 실리콘카바이드(SiC) 반도체 소자 설비와 특허 자산을 인수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LX세미콘이 전력 반도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SiC 기반 반도체는 기존 실리콘 반도체와 비교해 고전력·고효율·고주파수 등의 우수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크다. 특히 2025년 전체 전기차의 60%가 SiC 전력반도체를 탑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LG화학이 갖고 있던 일본 방열소재 업체 'FJ 컴포지트 머터리얼즈'의 지분 30%(약 68억원)와 관련 유·무형 자산을 총 70억원에 인수한 것도 이와 연관이 깊다. 방열소재는 제품이 가동되면서 발생하는 열을 외부로 방출하기 위한 소재로, 자동차 전장부품과 전자부품 등의 내구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데 쓰인다. 
 
사업 다각화에 대한 기대감은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LX세미콘은 6일 전 거래일 대비 22.26% 급등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68% 치솟으며 기업가치가 높아졌다. LX세미콘 관계자는 “아직 사업 구체화가 된 분야는 없다”며 “LG이노텍 SiC 자산 인수와 일본 방열업체 인수는 우선 R&D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 다각화는 그동안 LX세미콘이 풀어야 할 숙제로 꼽혀왔다. 매출의 85%가 DDI에 편중돼 있고 상반기 매출의 67%가 LG디스플레이에서 나왔다.  
 
LX세미콘도 반기보고서에서 “디스플레이 외에도 가전, 자동차, 배터리 등 새로운 영역으로의 사업 확장을 지속적으로 꾀하고 있다”며 “혁신적 제품을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지 않으면 시장의 지속적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기재한 바 있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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