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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혹한 현실’에 변화 택한 삼성전자…새 대표에 한종희 부회장

삼성전자 한종희 부회장 경계현 사장 투톱 체계
성과주의 확립, 안정보단 혁신에 방점
김기남‧김현석‧고동진 전격 세대 교체
반도체 이끈 김기남 부회장은 회장 승진

 
 
삼성전자가 7일 ‘2022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기존 DS부문장이던 김기남 부회장은 회장으로 승진했다. 새로운 대표이사에는 한종희 사장이 올랐다. TV사업부를 이끌던 한종희 사장은 동시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연합뉴스]
이재용 부회장의 ‘뉴삼성’호가 본격적으로 닻을 올렸다. 7일 삼성전자는 2022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하며 새로운 대표이사로 한종희 사장을 임명했다. TV사업부를 이끌던 한종희 사장은 동시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DS), 소비자가전(CE), IT·모바일(IM)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을 이끌었던 김기남 부회장, 김현석 사장, 고동진 사장 등 3명의 대표이사는 전격 교체됐다.
 
삼성전자는 7일 ‘2022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하고 이 같은 내용을 알렸다. 회장 승진 1명, 부회장 승진 2명, 사장 승진 3명, 위촉업무 변경 3명 등 총 9명 규모의 인사가 포함됐다. 기존 DS부문장이던 김기남 부회장은 회장으로 승진했다. 김 회장은 반도체 사업의 역대 최대 실적 달성과 세계 1위 도약 회사의 성장에 이바지 한 공을 인정받았다. 김 회장은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서 미래기술 개발과 후진 양성에 힘쓸 예정이다.
 
CE부문장에는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이, DS부문장에는 경계현 삼성전기 대표가 선임됐다. IM부문장에는 노태문 무선사업부 사장을 임명됐다. 삼성전자가 DS, CE, IM 등 주력 사업 부문 대표이사를 모두 교체한 건 2017년 10월 인사 이후 4년 만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아랍에미리트(UAE) 출장을 위해 6일 오후 서울김포비지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출국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찾아 글로벌 네트워크를 복원하고, 새로운 트렌드를 확인하는 한편 신사업 기회 등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뉴삼성, ‘냉혹한 현실’에 안정보다 ‘변화’ 택했다

이번 인사가 주목받는 건 기존 경영진이 유임될 것이란 관측이 완전히 빗나갔기 때문이다. 김기남 부회장을 비롯해 김현석, 고동진 사장이 회사를 이끄는 동안 삼성전자는 호실적을 이어왔다. 이재용 부회장의 수감 등 그룹 총수의 공백 상황에서도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에만 129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6일에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1100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는 등 회사를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재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가 경영진 일부는 유임하면서 ‘변화와 안정’이라는 인사 균형을 꾀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에서 핵심 경영진 3명을 모두 교체한 것이다. 지난 8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 출소 이후 첫 사장단 인사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이 안정보다는 ‘변화’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이재용 부회장은 ‘변화’의 필요성을 수차례 언급해왔다. 지난 10월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1주기 때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해 함께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내놨다. 11월에는 미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니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12일 만에 다시 아랍에미리트(UAE) 출장길에 올랐다.
 
총수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보폭이 넓어진 만큼 조직 개편과 사업의 변화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인사에 대해 “새로운 시대, 새로운 변화를 위한 과감한 세대 교체”라며 “미래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도전과 혁신의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주요 사업의 성장을 이끌고 회사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임원을 승진시켰다”며 ‘성과주의’를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7일 ‘2022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왼쪽부터 김기남 신임 삼성종합기술원 회장,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 정현호 사업지원TF장 부회장,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사진 삼성전자]

성과주의 강조, 한종희 부회장 경계현 사장 ‘투톱’ 체제

한종희 신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에 대해선 “TV 개발 전문가 출신으로 ‘2017년 11월부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맡아 TV사업 15년 연속세계 1위를 달성했다”며 “뛰어난 리더십과 경영역량을 발휘하고 있다”고 회사는 평가했다. 한 대표는 세트사업 전체를 이끄는 수장을 맡아 사업부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삼성전자 전체의 신사업‧신기술 등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야 하는 책임을 안게 됐다.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장 부회장은 중장기 사업전략 수립과 지원, 삼성전자‧전자계열사간 시너지 발굴을 통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지원한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에 대해 회사 측은 반도체 설계 전문가로 삼성전자에서 D램 설계, 플래시 개발실장 등을 역임하며 메모리 반도체 개발을 주도했다고 평가했다. “2020년부터 삼성전기 대표이사를 맡아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리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견인하는 등 경영역량을 인정받은 리더”라고 설명했다. 경계현 사장은 DS부문장으로 반도체사업에서 기술 리더십을 발휘하고 부품 사업 전반을 혁신할 과제를 맡았다.
 
이 밖에 삼성전자 세트부문 북미총괄에 최경식 사장, DS부문 System LSI사업부장에 박용인 사장이 임명됐다. 세트부문 법무실장에는 김수목 사장이 세트부문 경영지원실장에는 박학규 사장이 선임됐고 강인엽 사장은 DS부문 미주총괄을 맡게 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미래 준비에 집중해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초일류 100년 기업으로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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