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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반도체 미래 리더] 정승환 대표 “자체 개발한 생체신호 탐지 센서, 양산화만 앞뒀다”

[인터뷰] 정승환 그릿씨아이씨 대표
심장박동, 호흡 등 생체신호 감지하는 UWB 레이더 IC 개발
내년부터 대규모 양산 시작…“세계적인 팹리스 기업 되겠다”

 
 
정승환 그릿씨아이씨 대표가 지난 11월 29일 서울 삼성동 인터콘티넨탈 호텔 파르나스 그랜드 볼룸에서 열린 '테크비즈 콘서트'에 참여해 인터뷰하고 있다. [신인섭 기자]
그릿씨아이씨는 한국의 센서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중소기업이다. 센서는 비메모리 반도체 중 하나인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이 주름잡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과 달리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국내 기업은 많지 않다.
 
그릿씨아이씨는 이런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 중에서도 규모가 작은 센서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센서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전망 기술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주요 부품 중 하나다. 탐지하려는 대상의 생체신호와 속도, 온도 등 정보를 폭넓게 수집한다.
 
특히 초광대역(UWB) 센서의 핵심 부품인 UWB 레이더 IC와 UWB 센서 기술력이 뛰어나다. 2019년 자체 기술로 주력 제품인 UWB 레이더 IC를 만들었다. ‘초광대역’이라는 단어처럼 다른 기술보다 대역이 넓은 주파수를 활용해 낮은 비용과 전력으로 많은 데이터를 전송·처리할 수 있다.
 

SK텔레콤 거점 사무실에 UWB 센서 공급 

UWB 기술은 장애물을 투과하는 성질이 있어서 반경 10m 안팎에 있는 물체를 직접 보지 않더라도 탐지할 수 있다. 일반 센서 기술보다 해상도가 높아 보안은 물론 의료, 헬스케어 등 고성능 센서가 필요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그릿씨아이씨가 의료와 헬스케어 분야에 특화한 제품을 양산 준비 중인 것도 이 때문이다.
 
의료, 헬스케어 분야 기업들은 물론 가전, IT 회사들도 그릿씨아이씨를 찾고 있다. 사물을 탐지하고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는 데 센서가 활용되기 때문이다. 가령 거점 오피스에 센서를 설치한다면 몇 명이 출근했는지, 출근한 직원들의 건강 상태는 어떤지 등을 탐지할 수 있다. 소형 가전제품에 이 센서를 탑재한다면, 집에 혼자 있는 어린이나 노인의 위급 상황을 센서로 감지할 수 있기도 하다.
 
정승환 그릿씨아이씨 대표는 “이전 회사에서 초광대역(UWB)에 대한 과제를 하던 중 이 기술을 국내에서 상용화한 제품은 없다는 걸 알았다”며 “사람의 심장 박동까지 비접촉으로 측정할 수 있는데 왜 상용화가 되지 않을까 궁금했고, 내가 상용화해보자는 생각에 2017년 창업했다”고 설명했다.
 
그릿씨아이씨의 기술력은 여러 곳에서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SK텔레콤의 거점 사무실인 SK센트로폴리스에 이 센서를 공급했다. 휴게실의 안마의자가 사용 중인지, 사용자의 심장박동과 호흡이 어떤지 탐지하는 데 그릿씨아이씨의 센서가 이용된다. 같은 해 8월에는 세계적인 연구회인 RFIC 심포지엄에 이 센서를 다룬 논문을 투고해 ‘인터스트리 페이퍼 어워드’ 3위에 입상했다. 
 
그릿씨아이씨의 목표는 비메모리 반도체 센서 기술을 국산화하는 거다. 수준 높은 센서를 시장에 선보여 센서 제품의 자생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센서 부품을 해외에서 전량 수입하는 기업이 많은데, 그릿씨아이씨는 센서를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설계 기술도 함께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설계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투자금도 유치했다. 설계 기술이 없는 반도체 관련 기업으로부터 올해 6월 5억원의 시드 투자를 받았다. 지난 2019년 UWB 센서의 초기 모델을 개발했으니, 제품을 개발·응용한 지 2년 만에 민간 기관으로부터 기술 개발의 가능성을 인정받은 셈이다.
 
2017년 창업 이후 UWB 센서 개발에 집중한 덕이 컸다. 그릿씨아이씨는 햇수로 창업 3년째인 2019년 7월 UWB 센서를 가지고 정부의 소재부품과제 참여기업에, 지난해 7월에는 빅3 혁신성장지원사업의 대상기업으로 선정됐다. 같은 해 UWB 센서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기업부설연구소도 설립, UWB 센서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워가고 있다.
 
그릿씨아이씨의 노력은 2022년 결실을 본다.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인 UWB 레이더 IC가 본격적으로 양산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에 납품했던 센서의 성능을 더 고도화했다. 제품을 순조롭게 내놓으면 한국 기업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UWB 레이더 IC를 양산한 첫 사례로 남는다.
 
정승환 대표는 “지난 6월 개발 제품의 불량품, 성능 검사를 마쳤고 인증을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UWB IC뿐만 아니라 레이더 IC 등 제품군을 확대한다면 그릿씨아이씨가 세계적인 비메모리 반도체 팹리스 회사로 성장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선모은 기자 seon.mo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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