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현빈까지 나섰는데"…피플라이프 오프라인 보험숍 '보험클리닉' 실패로 끝나나

피플라이프, 내년 상반기까지 내방형 보험숍 철수
코로나19에 대면영업 어려워져…비용 부담도↑

 
 
[사진 피플라이프]
국내 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 피플라이프가 2018년 야심차게 선보였던 국내 최초 내방형 보험숍(OTC) 보험클리닉 사업을 사실상 철수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대면영업이 어려워진 것이 주 요인이다. 2023년 IPO(기업공개)가 목표인 피플라이프 입장에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 추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상반기까지 전 점포 철수”...무산된 현 회장의 꿈

보험업계에 따르면 피플라이프는 약 160개의 보험클리닉 보험점포를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정리한다. 건물 잔여 계약 기간이 남은 점포는 기간을 채운 이후에 영업이 종료된다. 점포에서 근무하던 정규직 설계사들은 방문형 설계사들로 전환돼 근무할 예정이다. 피플라이프 측은 “코로나19로 영업이 어려워진 것이 사업 철수 원인”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모든 보험클리닉 점포 운영이 종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8년 11월 보험클리닉 1호점을 선보인 피플라이프는 현학진 회장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로드숍을 비롯해 대형마트, 백화점, 대형복합몰 등에서 꾸준히 점포를 늘리며 현재 약 160개의 보험숍을 운영 중이다.
 
상주하는 상담매니저(설계사)들은 모두 정규직이다. 기본급으로 매월 250만원이 지급되며 업적 달성 규모에 따른 성과수수료와 내부시책에 따라 별도의 금액이 추가 지급돼왔다. 고객들은 보험클리닉에 내방해 '내 보험 분석', 재무상담 등 보험 관련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았다.  
 
특히 톱스타 현빈을 광고모델로 기용해 TV광고까지 선보이는 등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이처럼 피플라이프는 정규직 설계사를 채용하는 보험클리닉을 통해 GA업계에서 차별화를 가져갈 계획이었다. 특히 현 회장은 정규직 설계사 채용으로 전문화된 조직을 만들어 보험업계 영업문화도 바꿔보고자 했다. 고용안정이 되면 설계사들의 불완전판매가 줄고 결국 소비자들에게 이점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피플라이프의 정규직 설계사 채용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면서도 취지에는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피플라이프 천호점 외관 모습.[사진 피플라이프]
[자료 생보협 법인대리점 공시]
 
하지만 지난해부터 코로나19가 확산되며 영업기세가 한풀 꺾였다. 보험클리닉은 고객들이 점포를 찾는 대면 영업을 기초로 영업을 진행하지만 비대면 영업이 확산되며 타격이 컸다. 지난 10월 피플라이프는 보험클리닉 상주 정규직 설계사 채용에 나선 바 있다. 불과 두 달 만에 전략을 선회할 만큼 영업에 어려움을 겪어왔던 것으로 풀이된다. 또 계속된 점포확장과 정규직 설계사 채용은 비용 증대를 가져왔다.  
 
실제로 피플라이프의 판매와 관리비(판관비)는 2019년 2686억원에서 지난해 3108억원으로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2019년(-328억원)과 2020년(-95억원) 잇따라 적자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판관비도 1458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상반기(1484억원)와 유사한 수치를 보이는 중이다. 결국 피플라이프는 올해 점포 확대계획을 400개에서 200개까지 줄이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사업 철수로 가닥을 잡았다.  
 
보험업계에서는 이미 내방형 점포사업 모델에 대한 우려가 컸다. 보험은 고객이 필요한 보험상품을 먼저 찾기보다는 설계사가 상품을 설명하고 제안하는 푸쉬영업(PUSH)이기 때문이다. GA업체 중 보험클리닉과 유사한 내방형 보험숍(굿리치라운지)을 운영 중인 리치앤코도 최근 점포 수를 줄이는 등 전략 자체를 수정 중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 수요가 있는 50대 이상 중년층들은 점포를 방문할 수 있겠지만 젊은층이 굳이 시간을 들여 보험숍에 방문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들은 온라인으로 필요한 보험에 가입한다”며 “코로나19 여파가 사업 철수의 모든 이유는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피플라이프가 보험클리닉 사업을 철수하지만 당장 실적부문에서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피플라이프 매출 상당수가 설계사들의 법인영업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클리닉 자체에서 발생하는 매출 비중은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신계약건수도 증가세다. 피플라이프의 신계약건수는 2019년 22만건에서 지난해 28만건으로, 올 상반기에는 25만건을 기록하며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특히 2023년 IPO를 준비 중인 피플라이프 입장에서는 성과 대비 저조한 사업은 빨리 정리해 사업 효율화를 꾀하는 것이 나은 상황이다.  
 
피플라이프는 지난 9월 보험 인슈어테크기업 보맵과 손을 잡으며 채널다각화에도 나섰다. 기존 구축한 오프라인 인프라와 영업채널을 보맵의 디지털 역량과 버무려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아워홈 임시주총 요청한 구본성...'본인·아들' 사내이사 선임 안건

2“날개 달린 차, 하늘을 달린다”...‘베이징 모터쇼’ 달군 中 샤오펑

3그랜드벤처스, 코드모스 운영사 '로지브라더스'에 시리즈 A 라운드 투자

4 '형제자매에게 유산상속 강제' 유류분 제도 위헌

5삼성자산, 한미일 분리과세 부동산 ETF 시리즈 600억 돌파

6이수형·김종화 한은 금통위원 취임…“엄중한 대내외 상황 무거운 책임감”

7삼성SDS 1분기 영업이익 2259억원…전년比 16.2%↑

8네오위즈 인기 모바일게임 ‘고양이와 스프’, 중국 정식 출시

9‘세계 3대 시장’ 인도 방문한 정의선 회장…”“인도권역은 현대차그룹의 성장에 큰 기여”

실시간 뉴스

1아워홈 임시주총 요청한 구본성...'본인·아들' 사내이사 선임 안건

2“날개 달린 차, 하늘을 달린다”...‘베이징 모터쇼’ 달군 中 샤오펑

3그랜드벤처스, 코드모스 운영사 '로지브라더스'에 시리즈 A 라운드 투자

4 '형제자매에게 유산상속 강제' 유류분 제도 위헌

5삼성자산, 한미일 분리과세 부동산 ETF 시리즈 600억 돌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