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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산업계 리뷰-인터넷➀ 네이버] 미리 뿌린 상생·글로벌의 씨앗, 이젠 결실 볼까

규제 리스크 영향 적었지만 주가 회복 못 한 네이버
활발한 글로벌 M&A…내수기업 꼬리표 떼기 주력

 
 
네이버가 경영진 교체를 결정하고 글로벌 사업 확장에 나섰다.[연합뉴스]
2021년 인터넷 업계를 가장 뜨겁게 달군 키워드는 ‘규제’다. 대형 플랫폼 기업의 문어발식 확장 우려가 커지면서 정치권과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선 양대 플랫폼으로 꼽히는 네이버·카카오에 비판론이 쏠렸는데, 이중 네이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거란 분석이 많았다. 그간 네이버가 골목상권과 밀접한 사업 영역 확장에 보수적인 태도를 취해왔고, 중소상공인의 반발에 기민하게 대응해왔다는 이유에서다. 오픈마켓 플랫폼 스마트스토어의 수수료를 업계보다 낮춰 중소상인의 성장을 뒷받침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기술이 없더라도 누구나 쇼핑몰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 덕에 스마트스토어엔 올 3분기까지 47만개 이상의 가게가 생겼다.
 
실제로 정부와 국회의 압박은 모빌리티와 금융서비스를 중심으로 번진 카카오의 확장에 집중됐다. 이는 주가 분위기로도 잘 드러난다. 23.7%(9월 7일 15만4000원→12월 17일 11만7500원)나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네이버의 주가 하락 폭은 13.4%에 그쳤다.  
 
그럼에도 네이버는 적극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의 ‘플랫폼 때리기’의 수위가 어디까지 번질지도 미리 점칠 순 없는데다 조직문화를 둘러싼 노동 이슈가 연이어 터져 나왔던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리스크였다. 규제 이슈에 하락한 주가도 여전히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오픈마켓 플랫폼 ‘마이스마트스토어’로 일본 공략 시동

네이버가 최수연 글로벌사업지원부 책임리더를 최고경영자(CEO)로 내정한 건 경영 쇄신의 승부수를 던진 대표적인 사례다. 최 내정자는 글로벌 사업 전문가다. 그간 네이버에서 CEO 직속으로 글로벌 사업을 진두지휘해왔다. 최 내정자와 함께 새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내정된 김남선 책임리더 역시 글로벌 금융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네이버가 두 경영진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그간 네이버의 해외 사업 성과는 나쁘지 않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라인이다. 일본을 비롯해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2억명 이상의 사용자를 끌어모았다. 이중 라인은 일본에서 소프트뱅크와 합작사를 세우고 현지 포털사이트 야후재팬과 경영을 통합했다.
 
웹툰·웹소설 등 콘텐트 사업 성과 역시 쏠쏠하다. 일본과 동남아 시장에선 선두권 업체로 꼽힌다. 지난 5월 북미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하면서 공략 시장을 서구권으로도 넓혔다. 스페인 1위 중고거래 서비스 왈라팝에 투자해 유럽시장에도 손을 뻗었다.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제트가 운영 중인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이미 2억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했는데, 이중 90%가 해외 유저다. 2018년 8월에 시장에 나왔는데, 지금은 명실상부한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은 셈이다.  
 
그럼에도 현재 네이버는 매출 대부분을 내수시장에서 벌어들이고 있지만, ‘해외 매출 비중 35%’를 수년 내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지난해 매출 기준(5조3041억원)으로 따져보면 35%는 1조8564억원에 달하는 매우 큰 규모인데도 괜한 자신감이 아니다.  
 
당장 ‘한국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1위 달성’의 공을 세운 오픈마켓 플랫폼 ‘스마트스토어’에 담긴 기술을 적용해 일본 이커머스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지난 10월부터 ‘마이스마트스토어’란 이름으로 베타서비스를 시작했다. IT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일본을 넘어 다양한 국가의 사업자와 협업해 이커머스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해외 사업의 실적이 눈으로 드러날 때 네이버의 주가도 전고점을 회복하고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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