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현대重, 대우조선 인수합병 무산에 "유감"

EU, 기업 결합 심사 불허 통보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사진 현대중공업]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 결합을 불허하면서, 국내 조선업 재편도 표류하게 됐다.  
 
14일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EU 공정위원회 측은 현대중공업지주에 대우조선과의 기업 결합을 불허한다는 심사 결과를 통보했다. 이와 관련 현대중공업 측은 “EU 공정위의 기업 결합 심사 절차에 대해 세계적으로 뛰어난 전문성을 가진 법률자문사 프레쉬필즈(Freshfields), 경제 분석 컨설팅 기업인 컴파스 렉시콘(Compass Lexecon)으로부터 자문을 받아, 조선 시장은 단순히 기존의 시장점유율만으로 시장 지배력을 평가하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의견을 EU 공정위에 지난 2년간 설명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EU 공정위에서 우려를 표명한 LNG(액화천연가스)선 시장의 경우, 이미 삼성중공업과 중국 후동조선소, 일본 미쓰비시, 가와사키 등 대형 조선사와 러시아 즈베즈다 등과 유효한 경쟁자들이 시장에 존재한다”며 “LNG선을 건조하기 위해 LNG 화물창 기술이 가장 중요한데, 프랑스 GTT사와 노르웨이 모스 마리타임(MOSS Maritime)사가 LNG 화물창 기술에 대한 독점권을 갖고 있고 GTT나 모스로부터 화물창 기술 이전(라이선스)을 받아야 LNG 선박을 건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 측은 “현재 LNG선 화물창에 대한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는 조선소는 전 세계적으로 30개사 이상이라, 생산과 기술의 관점에서 보면,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입찰 경쟁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특정 업체의 독점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 경쟁 소비자위원회(CCCS)도 이 같은 시장 특성을 인정해 2020년 8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기업 결합을 조건 없이 승인했다는 게 현대중공업 측의 설명이다.  
 
현대중공업은 “입찰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단 하나의 유효 경쟁자라도 실제 존재하는지 여부”리며 “심사 결과, 한국의 삼성중공업뿐 아니라 중국의 후동조선, 일본의 미쓰비시, 가와사키 등 복수의 유효 경쟁자가 존재하니, 본 기업 결합은 독과점 우려가 없다”고 했다. 이어 “유럽의 객관적인 기관이 실시한 고객 설문 조사에 따르면, 본 기업 결합이 LNG선 경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한 유럽 고객은 사실상 없었다는 점도 확인됐다”며 “이와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EU 공정위가 오래 전에 조건 없는 승인을 내린 싱가포르와 중국 공정위의 결정에 반하는 불허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당사는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현대중공업 측은 향후 최종 결정문을 면밀히 검토한 후, EU 법원을 통한 시정 요구 등 가능한 대응 방안을 종합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국내 대형 조선사 통합을 추진해온 KDB산업은행은 “심사를 완료한 중국·싱가포르·카자흐스탄 경쟁 당국에서는 동 기업 결합을 승인한 만큼, 이와 상반된 EU 측 불승인 결정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최근 조선 산업 여건이 양대 조선사 합병을 추진한 2019년 당시보다 개선돼 EU의 불승인 결정이 우리 조선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는 게 산은 측의 설명이다. 양사 기업 결합 추진 시점에는 2016년 수주 절벽과 장기간 불황의 여파에 따른 국내 조선사간 가격 경쟁 및 과잉 공급의 해소가 시급한 상황이었으나, 지난해부터 조선업 상황은 근본적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산은은 “대우조선 정상화를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대우조선 채권단은 대우조선이 정상적으로 수주·조업할 수 있도록 RG(선수금보증) 등 기존 금융 지원을 2022년 말까지 이미 연장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우조선의 근본적 정상화를 위해 민간 주인 찾기가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외부전문기관의 컨설팅 등을 바탕으로 산업은행(대주주) 중심으로 대우조선 경쟁력 강화 방안도 조속한 시일 내에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돈 주고도 못 사"...레트로 감성 자극하는 '이 핸드폰'

2아워홈 '남매의 난' 다시 이나...구지은 부회장 이사회 떠난다

3신라호텔 '애플망고빙수' 가격 또 올랐네...10만원 넘겨

4최태원, 日 닛케이 포럼 참가...아시아 국가 협력 방안 논의

5의대 증원 합의점 찾나...총장들 "증원 규모 조정해달라"

6한화투자證 “코리안리, 순이익 감소 전망에도 견조한 배당 기대”

7대통령 직속 특별위원회 내주 출범...'의료개혁' 본궤도 오르나

8대구 범어·수성·대명·산격지구 등 4개 대규모 노후 주택지 통개발

9산업은행 “태영건설, 1조원 자본 확충 등 이행 시 정상화 가능”

실시간 뉴스

1"돈 주고도 못 사"...레트로 감성 자극하는 '이 핸드폰'

2아워홈 '남매의 난' 다시 이나...구지은 부회장 이사회 떠난다

3신라호텔 '애플망고빙수' 가격 또 올랐네...10만원 넘겨

4최태원, 日 닛케이 포럼 참가...아시아 국가 협력 방안 논의

5의대 증원 합의점 찾나...총장들 "증원 규모 조정해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