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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오리를 3000억원에?”…롯데는 왜 ‘미니스톱’을 품을까

롯데, 인수가 3000억 안팎 써내며 우위 선점
이마트24 고배…CU·GS25·세븐일레븐 ‘빅3’ 재편

 
 
미니스톱 전경. [사진 미니스톱]
유통 공룡 롯데가 신세계를 제치고 편의점 업체인 미니스톱을 품에 안을 전망이다. 롯데 측은 아직 통보 받은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롯데가 사실상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내면서 승기를 잡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롯데가 미니스톱을 품으면 업계 선두인 CU, GS25와의 격차를 줄이면서 빅3 체제를 공고히 하게 된다.  
 
17일 투자은행업계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국미니스톱을 보유한 일본 이온그룹과 매각주관사 삼일PwC는 미니스톱 인수 우선협상자로 롯데를 선정하고 본계약 등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매각 대상은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로 매각 예상가는 3000억원 안팎이다.  
 

본입찰로 직행…4년 만에 재도전, 시너지 노려 

최근 진행된 미니스톱 매각 본입찰에서 롯데는 신세계 이마트 자회사인 이마트24와 넵스톤홀딩스 컨소시엄 등 3곳과 경합을 벌였는데 2000억원대 가격을 제시한 나머지 두 곳 보다 가격에서 우위를 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예비입찰에는 참여하지 않고 관망하던 롯데가 본입찰에 갑작스레 뛰어들어 막판 결과를 뒤집었다”면서 “전략을 상당히 잘 짠 것으로 보여지는데 롯데의 일본 측 네트워크도 인수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롯데는 2018년 미니스톱이 매물로 나왔을 당시에도 유력 인수후보로 꼽혔지만 가격 이견차이로 협상이 무산된 바 있다. 다만 4년 후인 지금 미니스톱의 가치는 당시보다 더 하락해 미운오리로 전락한 지 오래다. 실적과 점포 수가 줄어들면서 편의점 5위 자리를 가까스로 유지하고 있는 상황. 코로나 펜데믹까지 겹치면서 경영환경은 더 악화되고 있다. 
 
그런데도 롯데가 미니스톱을 품에 안은 데는 ‘빅3’ 자리를 공고히 하는 동시에 3위 자리를 위협하는 이마트24를 견제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나온다.  
 
편의점 사업은 이른바 ‘규모의 경제’로 통한다. 이 중 점포 수는 업계 순위를 가늠하는 주요 지표다. 2020년 기준 미니스톱 매장 수는 2603개다. 롯데가 미니스톱을 인수할 경우 2020년 기준 매장 수 만1750여개인 세븐일레븐이 1만4000여개 점포를 확보하게 된다. 1만6000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편의점 업계 1, 2위인 GS25, CU 등을 바짝 뒤쫓으며 3강 체제를 확고하게 구축하는 셈이다. 반면 신세계그룹 이마트24가 미니스톱을 인수할 경우 국내 점포 수가 8000여개로 늘어나 3위 자리를 위협하게 된다.
 
특히 편의점 자율규약으로 신규 편의점 출점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다시 말해 이번 미니스톱 인수는 법의 테두리 밖에서 점포 수를 한 번에늘릴 기회로 꼽힌다. 현재 편의점은 담배 소매인 지정 거리 제한 기준인 50~100m 내 신규 편의점을 출점할 수 없다.
 
롯데 관계자는 “아직까지 인수 관련 통보받은 사실이 없다”면서도 “3위 자리를 구축한다는 측면에서 인수 전에 뛰어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비용부담이 크다는것과 점포수 확대라는 측면에서 장단점이 있다”면서도 “미니스톱이 매장 면적이 넓고 즉석식품 레시피가 잘 되어 있다는 점에서 오는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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