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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 재수사 이번엔 ‘꼬리자르기’ 논란 피할까

경찰·노동부, 19일 현산 본사 합동 압수수색
지난해 6월 학동참사 ‘솜방망이’ 처벌에 그쳐
중대재해처벌법 미시행 등 한계 넘을지 주목

 
 
19일 오전 고용노동부와 경찰 관계자들이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와 관련해 서울 용산구 현대산업개발 본사 압수수색을 집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오전 고용노동부와 경찰 관계자들이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와 관련해 서울 용산구 현대산업개발 본사 압수수색을 집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원인과 책임자 규명을 위해 HDC현대산업개발 본사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앞서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재개발지구에서 발생한 붕괴 참사에서 법 규정의 한계로 ‘꼬리자르기’ 논란이 일었던 만큼, 이번엔 수사가 현대산업개발의 책임 소재와 강력한 처벌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광주 서구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수사본부(광주경찰청)는 19일 오전 서울 현대산업개발 본사에 수사관을 보내 광주지방고용노동청과 합동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이날 경찰은 본사 사무실에서 광주 화정아이파크 신축 아파트 공사(기술·자재), 안전, 계약(외주) 관련 서류를 확보했다.
 
콘크리트 양생(콘크리트가 굳을 때까지 보호하는 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동바리(임시가설물인 비계의 기둥)를 철거하는 등 무리한 공사 진행이 본사 지침에 따른 것이거나, 본사 관계자의 감독·관리 부실 사실이 드러나면 본사 관계자도 처벌 대상이 될 전망이다. 
 
현재 추정 사고 원인은 콘크리트 양생 불량과 하부층 동바리 미설치, 무지보(데크 플레이트) 공법상 문제 등 부실 공사에 따른 ‘인재’(人災)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부실 공사가 사실로 밝혀지면 현장 책임자 처벌을 비롯해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의 책임을 규명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정부는 현대산업개발의 하도급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17일 “공사 과정에서 안전 수칙을 제대로 지켰는지, 하도급 문제나 감리, 공사관리 등의 구조적인 문제는 없었는지 밝혀낼 것”이라며 국토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가 증거 확보와 증언 청취 등 초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동 붕괴 사건 대책위 “원인 제공자에 초점 맞춰야”

이에 이번 광주 화정아이파크 공사의 원청인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처벌 가능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6월 17명 사상자가 발생했던 광주 학동 붕괴 참사에서는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고용노동부(고용부)로부터 제출받은 ‘특별감독 현황자료’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6월 고용부의 광주 학동 4구역 재개발 현장 특별 감독에 따라 143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하청업체가 받았던 1890만원 보다 과태료 규모가 작았다.
 
학동 붕괴 참사는 수사당국이 현장소장·안전부장·공무부장 등을 송치했고 일부는 구속까지 했다. 그러나 구속된 이가 현장소장에 그쳐 ‘꼬리자르기’ 수사라는 비난 여론이 이어졌다. 원청 처벌이 미흡하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10월 1일 학동참사 대책위는 “현대산업개발은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학동 참사의 가장 중요한 원인 제공자”라며 “현대산업개발의 대표이사는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현장소장 차원에서다’라고 꼬리자르기를 시도했다”고 규탄한 바 있다.
 
당시 경찰은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관계자 일부에 대해 구속 영장을 신청했지만, 기각돼 ‘업무상 과실 치사상’ 혐의로 송치할 수밖에 없었다. 학동 참사 수사 결과 현대산업개발이 불법 재하도급을 인지·묵인한 정황도 밝혀냈지만, 건설산업기본법상 원청이 불법 재하도급을 지시·공모하지 않았으면 형사 처벌할 수 없는 법 규정의 한계가 배경이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있었다면 원청에도 더 강한 책임을 물을 수 있었겠지만, 법 시행 전이라는 한계에 부딪혔다. 이 같은 상황은 이번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도 마찬가지다. 안전사고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묻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오는 27일에야 시행되는 탓에 이달 11일 발생한 이번 사고는 적용대상에서 제외된다. 

강필수 기자 kang.pil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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