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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빅테크 약세장, 해외 주식에 베팅한 서학개미 어쩌나

‘유동성 파티’ 끝날 조짐 보이자 약세장 빠진 기술주
찍으면 오르던 글로벌 빅테크도 이제 옥석가리기 중요

 
 
금리 상승 우려감에 미국 대형 기술주에 이상 신호가 켜졌다.[로이터=연합뉴스]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서 미국의 금리 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시장은 테이퍼링이 끝나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우리는 3월 FOMC 회의에서 금리를 올릴지 말지 결정할 것”이라면서 “조건이 무르익는다고 가정한다면 3월에 금리를 올릴 수 있다”면서 ‘3월 인상’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금리 인상 이후엔 대차대조표 축소에도 나설 전망이다.
 
연준이 시중에 공급되는 유동성을 흡수하면 증시도 여러 영향을 받는다. 특히 막대한 유동성 자금을 바탕으로 급등했던 주요 기술주가 조정을 받을 공산이 크다. 이들 주식에 투입된 자금 회수 속도도 빨라질 수 있어서다. 금리가 오르면 이들 기업이 자금을 조달할 때 드는 비용이 커지는 만큼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주요 기술주는 최근 한 달간 조정기를 겪었다. 지난해 12월 28일 179.29달러였던 대장주 애플의 주가는 올해 1월 27일엔 159.22달러로 내려앉았다. 하락률이 11.19%나 된다. 3조 달러를 돌파했던 시가총액도 2조원 중반대로 무너졌다.  
 
지난해 말 340달러를 웃돌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주당 주가도 지금은 300달러가 붕괴한 200달러 후반대를 횡보하고 있다. 최근 한 달간의 등락률은 -12.13%나 된다. 주당 1000달러를 돌파하고 ‘천슬라’로 불리며 승승장구하던 테슬라의 주가는 현재 800달러 안팎에서 거래 중이다.  
 
이밖에도 구글의 알파벳(-12.05%), 아마존(-18.18%), 메타(-14.90%), 엔비디아(-27.63%) 등이 최근 한 달간 두 자릿수 넘는 주가 하락률을 보였다.  
 
문제는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인 ‘서학개미’가 조정기를 겪는 동안 이들 종목에 주로 베팅했다는 점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8일부터 올해 1월 27일까지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테슬라(24억4655만 달러)였다. 네 번째로 많이 사들인 종목은 엔비디아(8억7461만 달러)였고, 5위는 애플(8억3463만 달러)이 차지했다.  
 
이밖에도 마이크로소프트(5억7086만 달러), 루시드(3억442만 달러), 알파벳(2억5496만 달러), 아마존(1억9502만 달러), 로블록스(1억8339만 달러), 리비안(1억6484만 달러), 메타(1억3840만 달러), 넷플릭스(7236만 달러) 등이 순매수액 상위권이었다. 이들 기업 중 최근 한 달간 주가 등락률이 플러스였던 기업은 한 군데도 없다.  
 
특히 로블록스(-42.21%), 리비안(-47.56%) 등 성장주로 분류되는 기업의 주가는 거의 반 토막이 났다. 이들 종목에 투자한 서학개미의 증권계좌도 손실이 났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빅테크 약세장’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금리 인상 이슈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대립이 계속되는 점도 주가 낙폭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만약 갈등이 격화해 대러시아 수출통제나 글로벌 금융시스템 배제 같은 제재가 현실화하면 공급망 충격이 올 수도 있다.
 
물론 우려를 실적으로 증명한 기업들은 주가 하락을 방어했다. 애플은 지난 27일 지난해 4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인 1239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정규 장에서 소폭 하락한 애플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4% 넘는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26일 4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발표한 테슬라 역시 전날보다 2.07% 상승 마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지 않는 이상 실적이 탄탄한 대형 기술주는 다시 반등 기회를 잡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찍으면 주가가 오르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기술주 옥석 가리기가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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