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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범 ‘소주’, 이제훈 ‘마켓컬리’…스타의 핫한 투자노하우

‘금손’ 연예인들…전통적인 부동산 투자에서 방식 진화
박재범·유빈은 ‘창업형’, 지속적 투자 유치로 사세 확장 노려
이제훈·배용준·강호동 ‘투자형’, 신생 스타트업 투자 잇따라
묻지마 따라하기는 위험…“자신만의 투자 규칙 세워 접근”

 
 
가수 유빈, 박재범, 배우 이제훈. [사진 인스타그램, 중앙포토]
“모두 부~자 되세요”라는 광고 카피를 새해 최고 덕담으로 주고받던 적이 있다. 꼭 새해 인사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꿈꾸는 단어. 최근 화두 역시 ‘부자 되기’다. 부동산은 물론 주식, 가상자산 등등. 돈 버는 방법이 다양해지면서 재테크와 투자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이런 가운데 연예인이나 유명인들의 투자는 늘 세간의 관심사다. 그들의 투자 방식 사례를 보고 부러워하는 것을 넘어 벤치마킹하거나 나름의 목표를 세우는 이들도 적지않다. 분명한 것은 연예인들의 투자 유형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는 점. 전통적으로 선호해왔던 부동산뿐 아니라 스타트업을 차리거나 직접 투자하는 방식으로 재테크 사례가 폭넓어지고 있다. 적게는 수억원 많게는 수백억원까지. 자산전문가 뺨치는 재테크 능력을 보유했다는 그들의 유형별 투자법을 들여다봤다.  
 

소주 회사 사장님·패션 CEO로…해외·기관 투자자도 주목   

영 앤 리치의 표본. 가수 박재범은 최근 ‘소주 회사 사장님’으로 변신했다. 그는 ‘소주 세계화’를 목표로 지난해 초 CJ 출신인 김형섭 컬쳐앤커머스 대표와 손잡고 스타트업 ‘원스피리츠’를 설립했다. 소주 사업에 대한 그의 애착은 남달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2018년 ‘소주(SOJU)’라는 곡을 발매하며 소주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또 미국에선 제이지가 샴페인, 조지 클루니가 데킬라 사업을 하는 것을 예로 들며 “한국 힙합, 아시아 쪽에 자신의 술 브랜드를 가진 사람이 없다”며 사업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박재범의 소주 브랜드 원소주. [사진 원소주 공식 인스타그램]
 
박재범의 소주 브랜드명은 ‘원소주’로 프리미엄 한국 소주를 표방한다. 알코올 도수는 52도로 추정된다. 공장 소주(희석식 소주)가 아닌 100% 국내산 쌀을 이용한 전통 소주(증류식 소주)다. 전통 소주는 지역 특산주로 분류돼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원소주’는 이달 말 정식 출시를 앞두고 해외투자유치에도 성공했다. 원스피리츠에 투자한 회사는 미국 연예기획사 트랜스페어런트아츠 관계사인 TA벤처스. TA벤처스는 원스피리츠의 기업 가치를 약 500만 달러(한화 약 60억원)으로 평가하고 소수 지분 투자와 함께 해외 수출시 전략적 파트너 역할을 할 예정이다.  
 
원더걸스 멤버 가수 유빈도 스타트업 창업자 중 한명이다. 지난해 그는 2030 여성을 대상으로 한 패션 브랜드 ‘데비어퍼’를 론칭하면서 사업가로 거듭났다. 데비어퍼가 주목받은 것은 대형 기관 투자가에게 투자를 유치한 첫 사례로 지목되면서다. 이곳에 투자한 주인공은 두나무앤파트너스. 주로 블록체인, 핀테크, AI(인공지능) 스타트업 투자를 해 오던 곳이다. 유빈은 투자설명회에서 직접 투자 유치를 주도하며 브랜드의 차별성과, 3D디자인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어필한 것으로 전해진다.  
 
원더걸스 유빈 일상 공개. [사진 유빈 인스타그램 스토리 캡처]
 
업계에서도 이들의 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박재범의 경우 스타의 영향력뿐 아니라 ▲일반 소주보다 가격대가 높고 ▲전통주로 온라인 판매가 가능한 점 ▲수출을 통한 주류 라인 확대 등이 성장의 긍정적 요소로 평가받는다. 유빈 역시 스타성뿐 아니라 ▲주변 스타들을 활용한 마케팅이 용이하고 ▲디자인, 생산, 물류의 디지털화 ▲3D 디자인 도입 등이 사업 확장 속도를 높일 요인으로 언급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자는 ‘성공적인 회수’를 목적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그만큼 회사의 미래 가치와 성장세가 높다는 방증이기도 하다”면서 “지속적인 투자 유치와 함께 사세까지 확장된다면 투자자뿐 아니라 박재범과 유빈이 손에 쥐는 돈 도 천문학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테크 셀러스터’들…될성부른 ‘스타트업’ 콕콕찍어 잭팟 

직접 될성부른 스타트업을 골라 투자에 나선 연예인들도 있다. 최근 가장 떠오른 주인공은 배우 이제훈. 그는 원조 ‘새벽배송’ 업체인 마켓컬리의 초기 투자자로 알려지며 ‘200억 잭팟’ 등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평소 재테크에 관심이 많다고 알려진 그는 친분이 있던 장덕수 DS자산운용 회장의 소개로 창업 초기 단계인 스타트업 에인절 투자자로 나섰다. 그가 투자한 기업 중 하나가 바로 마켓컬리다.  
 
2015년 당시 이제훈이 투자한 금액은 적게는 1억원에서 많게는 3억~5억원이다. 하지만 3년 만에 마켓컬리가 60배로 폭풍 성장하고 2020년 매출 1조원을 기록하는 등 온라인 식품배송업체 1위로 우뚝 서면서 이제훈의 수익률 역시 동반상승했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투자 수익률은 150~200배다. 특히 마켓걸리는 상반기 중 증시 상장을 앞두고 있어, 증시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이제훈이 보유한 지분가치는 더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배용준, 방송인 강호동, 배우 류승룡. [중앙포토]
 
이제훈과 같이 스타트업 투자에 뛰어든 셀럽들, 이른바 ‘테크 셀러스터’ 원조는 배용준이다. 배용준은 오래전부터 다양한 스타트업에 분산 투자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창업 초기 기업에 경영 컨설팅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투자사 더 벤처스 투자를 비롯해 화장품 제조 업체, 홈클리닝 서비스 업체, VR스타트업, 스페셜 커피, 암호 화폐 스타트업 등에 투자해왔다.  
 
최근엔 공기관리 사물인터넷(IoT) 솔루션 ‘에어톡’ 개발사 에크록스의 엔젤투자자로 참여했다. 에크록스는 카이스트 출신 에너지 컨설턴트와 엔지니어들이 모여 지난해 3월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다방면에 투자를 끊임없이 해 온 배용준의 투자 중 가장 주목받는 곳은 블리츠웨이다. 피규어 제조사 블리치웨이 배성웅 대표는 키이스트 전문 경영인 출신으로 키이스트가 SM엔터테인먼트에 매각된 후 2018년 블리츠웨이로 자리를 옮겼다. 배용준은 블리츠웨이 지분을 10.51% 보유한 투자자였고, 이후 블리츠웨이가 코스닥에 상장해 기업가치를 1000억원대로 인정받으면서 수백억원의 투자 이익을 얻은 것으로 관측된다.  
 
방송인 강호동의 투자 방식도 스타트업에 꽂혔다. 과거 ‘강남 일대’의 부동산을 매입하는 방식에서 벗어난 투자법이다. 최근 그가 투자한 곳은 농업, 레저시설에 최적화된 에너지 솔루션을 개발하는 신생 스타트업 한국그린데이터다. 강호동과 함께 평소 친분이 두터운 이시원 시원스쿨 대표도 초기 투자자로 참여했다.  
 
그는 평소 지인들을 통해 소개받은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 투자 역시 이 대표의 소개로 이뤄졌다. 두 사람의 인연은 강호동이 ‘시원스쿨’ 광고 모델로 발탁된 게 계기가 됐다. 이 대표는 당시 강호동을 모델로 쓰며 온라인 영어교육업계 돌풍을 일으켰지만 이후 경쟁이 과열되면서 입지가 점점 좁아졌다. 반면 이 대표는 투자 수익으로 순이익을 매년 크게 늘려왔다. 최근엔 주력 사업인 영어보다 투자사업에 더 열을 올리면서 ‘투자회사’로 변모 중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강호동 역시 이 대표의 투자 감각을 높이 평가해 공동 투자를  다방면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주주로 참여해 홍보 활동도 적극…진화하는 투자 방식 

투자뿐 아니라 직접 주주가 되는 경우도 있다. 배우 류승룡과 오정세가 대표적. 이들은 엑셀레이터(AC) 프레인핸스에 주주로 참여했다. 투자 전문업체 프레인핸스는 국내 홍보(PR) 업체 프레인글로벌이 기업에 대한 투자와 마케팅을 동시에 지원하고자 2020년 11월 설립한 회사다. 소기업, 스타트업 제품이나 콘텐트 등에 직접 투자하고 동시에 투자 대상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작업 등을 진행한다. 프레인핸스는 향후 스타트업 마케팅에서 주주로 있는 배우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연예인 주주를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예인들의 투자유형이 점점 다양해지고 과거와 달리 진화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배용준의 경우 일반적인 투자보다 초기 산업에 투자하는 특징을 보이고 이제훈과 강호동은 투자에 대한 관심을 기본으로 지인의 추천을 통해 투자 방식을 넓혀나가는 형태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여기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투자 규칙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유명 연예인들이 잇따라 ‘투자 대박’을 터뜨리면서 화제를 모으면 이들을 모방한 ‘묻지마 투자’나 ‘몰빵 투자’에 대한 우려가 늘 공존한다”면서 “벤치마킹하는 것은 좋지만 무작정 따라 하기보단 현재가치와 미래가치 등을 다각도로 점검하고 자신만의 규칙을 가지고 투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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