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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NFT가 뜬다…카카오엔터 '완판' 뒤쫓는 네이버·KT

KT, 3월 NFT 거래소 열어…인기 작품 골라 NFT 제작
카카오엔터·라인프렌즈, 콘텐트 기반 NFT 사업 추진
"독자는 NFT, 투자자는 웹툰 찾는 선순환 구조"

 
 
KT가 자회사 스토리위즈의 콘텐트를 기반으로 NFT를 발행한다. [사진 스토리위즈]
콘텐츠 기업이 연달아 대체불가토큰(Non-Fungible Token·NFT)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눈에 띄는 건 웹툰과 웹소설 등 콘텐트를 활용해 NFT 사업을 벌인다는 점이다.
 
KT는 콘텐트 자회사 스토리위즈의 웹툰과 웹소설을 이용해 NFT를 발행한다고 8일 밝혔다. 케이툰과 블라이스 등 KT의 콘텐트 자회사가 보유한 웹툰, 웹소설을 활용할 계획이다. KT에서 블록체인 기반 사업을 전담하는 조직이 콘텐트를 넘겨받아 NFT를 제작한다. NFT로 만들어질 콘텐트나 NFT 발행 개수 등이 정해지진 않았다.
 
이 NFT를 사고팔 거래소도 오는 3월 시범적으로 문을 연다. KT 관계자는 "케이툰, 블라이스 이용자들이 NFT 거래를 체험해볼 수 있도록 시범 서비스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라며 "거래한 NFT는 현금화할 수 없고, 해당 플랫폼 안에서 쓸 수 있는 자산 형태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했다. KT는 이 거래소를 음악 저작권 거래소 뮤직카우, 소액 건물 투자 서비스 카사처럼 자산 거래 플랫폼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트레져스클럽이 발행한 웹툰 '빈껍데기 공작부인 기반 NFT 이미지 [사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의 종합 콘텐트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웹툰을 기반으로 한 NFT를 연달아 발행하며 사업 기대감을 키웠다. 지난 1월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의 명장면을 300개 한정판 NFT로 발행했고, 물량은 NFT 거래서 클립 드롭스에 공개된 지 1분 만에 모두 팔렸다. 클립 드롭스는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가 운영하는 디지털 아트 유통 서비스다. 
 
또 다른 웹툰 '빈껍데기 공작부인'은 작품을 무작위로 배치해 독특한 조합을 만들어내는 제너레이티브 아트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NFT 아트 프로젝트 팀 '트레져스클럽'은 빈껍데기 공작부인을 이용한 NFT를 7700개 발행했는데, 지난 1월 기준 5000개 넘게 팔렸다.
 
네이버는 손자회사인 블록체인 전문기업 라인테크플러스와 함께 지난해 자사 캐릭터인 라인프렌즈를 NFT로 발행했다. 오리지널 캐릭터 브라운, 샐리, 코니 등이 적용된 작품을 60만 명의 당첨자가 가져갔다. 네이버는 NFT를 올해의 주요 사업으로 선정하고 집중적으로 키워나갈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한국과 미국에 각각 설립한 라인넥스트가 첫 발걸음이다. 라인넥스트는 올해 상반기 NFT 거래소 '도시'를 내놓는다. 8개 언어를 지원해 전 세계 180개 국가에서 사용할 수 있는 거래소다. 다양한 암호화폐로NFT를 거래하고, 여러 이용자와 소통할 수 있는 기능도 적용할 계획이다.
 
콘텐트 기업이 웹툰과 웹소설, 캐릭터를 이용해 NFT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NFT 중심에 커뮤니티가 있기 때문이다. 
 
NFT를 만들기 위해선 디지털 파일을 NFT로 바꾸는 민팅(minting)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NFT 제작자는 NFT를 구매할 사람을 모집하기 위해 이 민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NFT를 제작하기에 앞서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진 사람을 모아 커뮤니티를 만들고, 이 사람들에게 NFT를 민팅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식이다. NFT가 높은 가치를 가졌다고 판단한 사람이라면 특정 NFT 커뮤니티에 속해 민팅에 참여하고, NFT를 받을 수 있다. NFT 제작자 또한 많은 참가자를 모아야 자체 제작한 NFT의 가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발행 전 커뮤니티를 잘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
 
기업들은 바로 이 커뮤니티에 주목하고 있다. NFT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규모 있는 커뮤니티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거나 새로운 마케팅을 추진할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NFT를 판매해 수익도 올리는 데다 최근 NFT를 향한 관심도 커지고 있기 때문에 화제의 중심에 설 가능성도 크다. 
 
실제 시장조사·분석기관 댑레이더에 따르면 따르면 전 세계의 NFT 거래량은 분기마다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NFT 거래량은 119억 달러로 같은 해 1분기(12억 달러)와 비교해 9배 이상 치솟았다.
 
국내 한 NFT 프로젝트 관계자는 "NFT는 돈을 버는 수단일 수 있지만, 작품을 창작한 작가와 프로젝트팀이 팬들과 만나는 소통 창구에 가깝다"며 "NFT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뒷이야기에 따라 가치가 오르내리기 때문에 구매자들은 팬을 넘어서 특정한 목표 아래 모인 공동체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각자 좋아하는 NFT를 수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팬덤이 만들어지는 셈"이라며 "팬들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굿즈를 사는 것처럼 기업들은 NFT를 통해 팬덤 커뮤니티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KT는 실제 오는 3월 시범 운영할 NFT 거래소를 통해 자회사의 웹툰, 웹소설 굿즈를 유통할 예정이다. NFT 아트를 비롯한 디지털 굿즈다. KT 관계자는 "NFT는 독자가 특정 콘텐트의 진짜 '팬'인 것을 담보하는 증명서가 될 것"이라고 했다. NFT 거래소에 공개되자마자 300개 물량이 동난 나 혼자만 레벨업 NFT의 웹툰, 웹소설은 누적 조회수가 142억건에 달한다. 일본과 프랑스 등 해외에서도 흥행해 NFT 발행 전부터 팬들의 입소문을 탔다.
 
작가들도 NFT 발행을 환영하고 있다. 예전에는 웹툰을 영화나 드라마, 게임으로만 만들었다면, 이제 NFT라는 선택지가 추가됐기 때문이다. NFT를 계기로 웹툰이나 웹소설을 찾는 독자도 늘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팬들이 웹툰 기반 NFT 작품을 사기도 하지만 NFT 아트에만 관심이 있던 구매자가 웹툰이나 웹소설을 보러도 온다"며 "영화나 드라마, 게임에 한정됐던 2차 창작을 NFT예술로 까지 확대해 작품의 수명 자체를 길어지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모은 기자 seon.mo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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