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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리스크 줄인 하나금융…함영주의 남은 과제는?

함 부회장, 차기 회장 후보에 내정, 업계선 “비견 불가한 후보”
3월부터 김정태 체제서 함영주 체제로
계열사 경쟁력 강화 및 법률 리스크는 숙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사진 하나금융]
하나금융그룹이 함영주 부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 10년 만에 새 수장을 맞게 됐다. 함 내정자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물리적·화학적 결합, 그룹의 전략·기획·재무 등 총괄, ESG 도입 등에서 김정태 회장과 호흡을 맞춰온 만큼 차기 회장 내정은 예견됐다는 평가다.  
 
다만 함 내정자가 향후 이끌 하나금융에는 과제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하나금융은 KB금융과 신한금융에 이어 ‘만년 3위’ 타이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른 금융지주가 적극적으로 비은행 계열사를 확장하고 있으며,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약진하고 있는 것도 함 내정자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김정태 회장도 신년사에서 기존 금융지주를 향해 “공룡은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함 내정자가 금융권과 하나금융의 전환기에 회장직을 맡게 됐다는 분석이다.  
 

회추위 “함 내정자, 탁월한 경영 및 조직운영 성과 냈다”

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지난 8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고 함영주 현 하나금융 부회장을 하나금융의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회추위는 은행장과 부회장직을 수행하면서 그룹의 성장을 이끌어 온 함영주 현 하나금융 부회장이 최고 적임자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회추위는 ▶하나은행과 한국외환은행의 초대 통합 은행장으로서 조직 통합 ▶ESG 경영 성공적 추진 ▶그룹 안정성과 수익성 등 경영성과 달성 등을 함 부회장의 차기 회장 내정 이유로 들었다. 회추위는 “함영주 회장 후보는 하나금융의 안정성과 수익성 부문 등에서 경영성과를 내었고, 조직운영 면에서도 원만하고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 주었다”며 “디지털 전환 등 급변하는 미래를 선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하나금융 차기 회장 결정에 함 내정자와 견줄 인물이 내부에 없다는 점 때문에 이번 회추위 결정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회추위도 이 점과 관련해 “주주와 손님, 그리고 직원들로부터 그 능력을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금융지주 ‘만년 3위’ 탈출 위한 M&A도 과제

하나금융그룹이 2019년 1월 그랜드 워커힐에서 개최한 ‘하나금융그룹 출발 2019’ 행사 사진. [사진 하나금융]
하나금융이 이번 회추위 결정으로 CEO 리스크를 줄였지만, 향후 함 내정자가 이끌 하나금융의 과제도 만만치 않다.  
 
먼저 하나금융은 국내 5대 금융그룹에서 ‘만년 3위’ 타이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KB금융은 적극적인 비은행 계열사 확장을 통해 올해 첫 4조원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하는 신한금융도 KB금융과 같이 사상 첫 ‘4조 클럽’ 달성을 예상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4% 증가한 3조3673억원을 기록, 처음 3조원대 순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우리금융의 지난해 순이익이 1년 전보다 79% 급증한 2조7183억원을 기록할 예정이라는 점이다. 우리금융의 순이익 중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80%에 달하는 만큼 증권·보험사와 같은 굵직한 비은행 계열사 인수합병(M&A)에 성공하면 향후 하나금융 순이익을 추월할 가능성도 있다.  
 
5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 비교 [이코노미스트]
이런 이유로 하나금융이 비은행 계열사 몸집 키우기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나금융은 계열사로 은행·증권·캐피탈·자산신탁·보험사 등을 갖추고 있다. 지난 2020년에 더케이손해보험을 14번째 자회사로 인수하며 비은행 포트폴리오 부문을 확충했다.
 
하지만 하나생명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22억원으로 업계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은 데다,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5.7%나 감소하면서 경쟁력도 떨어지고 있다.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을,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해 기존 생보사와 합병한 것과 같은 계열사 확장이 필요해 보이는 상황이다.
 
아울러 함 내정자와 관련해 채용비리 1심 판결이 여전히 나오지 않은 점, 금감원의 하나은행 사모펀드 제재심에 따른 금융위 결정 건, 하나은행이 법원에 제기한 금감원 관련 업무정지등처분취소 소송 건 등의 법률 리스크도 향후 풀어야 할 과제다. 다만 법조계와 금융권에서도 DLF 중징계 취소 행정소송에서 이미 승소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과 채용관련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사례를 들어 함 부회장의 무죄 가능성도 관측되고 있다.
 
한편 단독 후보로 추천된 함 내정자는 다음 달 개최되는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임기 3년의 하나금융 차기 대표이사 회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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