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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발 물가 폭등? 화장품·자동차부품 등에 영향

무역협회, 화장품·자동차부품 등 교역 타격 전망
사료용 밀 등 곡물류 러시아·우크라이나서 수입
LNG 물량 유럽이 사들이면 아시아 현물가 올라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2의 모습. [AP=연합뉴스]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2의 모습. [AP=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로 양국 간 긴장이 커지자 국내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는 러시아가 지난해 11월부터 우크라이나 국경 쪽에 1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병력을 전진 배치하고,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간스크) 지역에서는 친러시아 반군이 이달 17~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등 전운 긴장이 높아진데 따른 것이다.
 
우크라이나 군인이 이달 17일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합동 작전 중 이동 검문소를 지키고 있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군인이 이달 17일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합동 작전 중 이동 검문소를 지키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 가스 공급 중단 시 국제 유가 파동

우크라이나 사태는 국제 유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장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충돌로 비화하면 이에 따른 미국의 제재 여파로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 수출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에 이달 1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전날보다 배럴당 1.59달러 오른 93.66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도 94.81달러로 전날보다 1.53달러 올랐다.
 
천연가스 수급도 불안해져 국내 에너지기업의 수입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유럽은 역내 천연가스 공급의 약 3분의 1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현재 천연가스 재고가 급감하고 가격 불안정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해 4분기 유럽의 러시아산 파이프라인 천연가스(PNG) 도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25% 줄었다. 감소폭은 올해 1분기 들어 44%로 더 커졌다. 이에 연구원은 러시아의 대유럽 가스 공급이 완전히 멈추면, 전 세계 공급량의 약 30%에 해당하는 연간 1억1900만t의 가스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액화천연가스(LNG) 수급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지난해 세계 LNG 생산량은 3억9800만t으로 전년 대비 9% 증가하는 데 그쳤으며, 현재 생산시설 이용률이 88%에 달해 추가 생산을 할 수 있는 여력도 제한적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에 유럽으로 국제 LNG 물량이 대량 유입하면 아시아 LNG의 현물가격 상승을 유발하게 된다는 것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이에 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원유 비상계획을 점검하고 가스 추가구매·물량교환 등을 통해 수급 불안에 대응할 계획이다. 정부는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 주재로 물가차관회의를 열고 올해 4월 말 종료 예정이었던 유류세 20% 인하 조치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러시아 크림반도 합병 때 국제 밀 가격 75% 올라

지난해 7월 러시아 로스토프 지역의 네드비고프카 마을에서 농부가 밀을 수확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7월 러시아 로스토프 지역의 네드비고프카 마을에서 농부가 밀을 수확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사태는 무역·제조업뿐 아니라 식품 분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세계 최대 곡물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무력 충돌 가능성에 우리나라의 밀과 같은 곡물 수입이 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다. 특히 사료용 밀과 옥수수를 중심으로 수급 악화 전망이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농림부)에 따르면 국내 업계에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부터 주로 사료용 밀과 옥수수를 수입하고 있으며, 국내 사료용 밀‧옥수수‧대두 연간 수입량(1722만t)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수준(2019~2021년 평균)이다.
 
다만 사료용 곡물은 입찰 당시 가격에 따라 원산지를 결정해 수입선이 유동적이다. 현재 업계에서는 사료용 밀의 경우 7월 말, 사료용 옥수수의 경우 5월 중순까지 소요되는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농림부는 사태가 장기화하면 국제곡물 공급망 차질과 함께 가격 상승 등 국내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2020년 우리나라의 밀 자급률은 0.8%에 불과한데, 앞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합병했을 당시 국제 밀 가격은 한 달 만에 75%가량 급등한 바 있다.
 
이에 농림부는 올해 식품·사료 원료구매자금 등 정책자금 금리 인하와 지원 규모 확대를 비롯한 각종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며, 이를 관계 부처와 긴밀히 협의할 계획이다.
 

반도체 소재 희귀 광물류 수입에도 차질 우려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직원들이 쏘나타를 조립하는 모습. [사진 현대차]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직원들이 쏘나타를 조립하는 모습. [사진 현대차]

이에 국내 연구기관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하면 러시아·우크라이나의 교역 중단과 원자재 수급난에 따른 제조원가 상승으로 국내 기업이 전 방위적인 피해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18일 발표한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현황 및 우리 기업 영향’ 보고서에서 이번 사태가 전면전 등으로 악화하면 우리나라의 수출입 거래에 큰 피해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한 이후 우리나라의 러시아 수출이 감소했던 것과 같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2014년 당시 우리나라의 러시아 수출규모는 101억 달러였지만 크림반도 합병 후 1년이 지난 2015년에는 47억 달러로 전년 대비 53.7% 급감했다.
 
특히 러시아는 우리나라의 10위 교역대상국으로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 시 화장품(444개사), 기타플라스틱(239개사), 자동차부품(201개사) 등을 중심으로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밖에도 이번 사태로 향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러시아가 배제되는 경우 우리 기업들의 대금결제 지연·중단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는 2014년 이후 탈달러화를 추진해왔지만 여전히 달러화 결제 비중이 50%가 넘는 국가다.
 
수입 측면에서는 우크라이나에서 수입 중인 일부 희귀 광물류에 대해 수입처 다변화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와 우크라이나의 교역규모는 연간 9억 달러(교역대상국 68위)에 불과하지만, 반도체 생산에 사용되는 네온·크립톤·크세논 품목의 우크라이나 수입의존도는 각각 23%, 30.7%, 17.8%에 달한다. 이에 협회는 이번 사태가 악화하면 이들 수입 원자재의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거나 수입단가가 올라 국내 제조 기업의 수입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강필수 기자 kang.pil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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