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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침공에도 韓 2월 무역수지 흑자 전환…수출 20.6%↑

수입은 25.1% 증가한 530억 달러
러시아 늑장 제제로…美, FDPR 면제국서 한국 제외
향후 수출 타격 가능성 우려도

 
 
부산항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3개월 만에 적자에서 벗어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6% 증가한 539억1000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수입은 25.1% 증가한 530억7000만 달러로 무역수지는 8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상품수출과 상품수입의 차이가 얼마인지 나타내는 지표다. 무역수지는 장기적으로 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반영하고, 단기적으로는 경기순환 등을 반영한다. 국제수지항목 가운데 가장 중요한 지표로 여겨진다.
 
우리나라의 2월 무역수지 흑자 전환 배경은 역대급 수출 증가로 꼽힌다.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수입이 늘었지만, 수출이 역대 2월 최대치를 달성하면서 무역수지가 개선됐다. 2월 기준 수출이 500억 달러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월 수출 실적을 보면 15대 주요 품목 가운데 자동차부품(-1.1%)을 제외한 전 품목의 수출이 늘었다. 반도체(24.0%)·컴퓨터(44.5%)·디스플레이(39.2%)·가전(14.6%)·철강(40.1%)·석유화학(24.7%)·석유제품(66.2%) 등 주력 품목의 수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자동차부품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로 해외 공장에서 생산이 줄어든 것이 수출 감소의 원인으로 해석된다.
 
미국·중국·유럽 등 9개 지역으로의 수출이 모두 증가한 것도 무역수지 흑자에 영향을 끼쳤다. 중국 수출은 16.0% 늘었고 미국과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은 각각 20.9%, 유럽연합은 8.6% 증가했다. 아세안 수출은 38.4%가 늘어나는 등 주요 4대 시장 수출 모두 호조를 보였다. 이 밖에 중남미(18.1%)·인도(4.9%) 등 신흥시장 수출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은 25.1% 증가한 530억7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2월 중 가장 큰 폭의 수입을 기록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 여파로 원유·가스·석탄 등 에너지 수입액이 125억 달러를 나타내는 등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수입액이 43억4000만 달러 증가했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2월의 무역수지 흑자 전환은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으로 우리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이뤄낸 의미 있는 성과”라며 “우리와 경제가 유사한 국가들이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대규모 무역적자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우리 제조업의 저력을 보여준 쾌거”라고 밝혔다.
 

EU‧영‧일 들어간 美 FDPR 면제국, 韓 빠져…수출 타격 우려  

향후 무역수지가 이런 흑자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수출 증가는 대(對) 러시아 수출 비중이 큰 CIS(독립국가연합)로의 수출량이 많이 증가한 것도 영향을 끼쳤는데,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 침공으로 변수가 생겼기 때문이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 24일(현지 시간) 이러한 57개 품목에 대해 러시아 수출을 통제하는 새 조치를 발표했다. 문제는 미국이 새 조치를 발표할 때 앞서 러시아 제재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유럽연합(EU)·영국·캐나다·호주·일본 등에는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 면제를 약속했지만, 한국은 여기에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FDPR가 적용되면 기업들은 한국에서 생산한 제품이라도 미국산 기술 등을 활용했으면 러시아 수출 시 미국 허가를 받아야 한다. 복잡한 절차 탓에 수출에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같은 날 “우리 기업의 피해 예방을 위해 FDPR 적용 예외 확보 노력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외교부는 28일 정부의 수출통제 허가 심사를 강화해 대러 전략물자 수출을 차단한다고 발표했다. 비전략물자는 미국이 독자적 수출통제 품목으로 정한 반도체 정보통신 센서 등 57개 품목에 대해 관계 부처들이 조치 가능한 사항을 검토해 확정하기로 했다.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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