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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공영, 지난해 외형·수익성 악화…자체사업 준공 감소 영향

매출액 1조3000억원, 전년比 16%↓…영업익 354억원, 70% 급감
2200가구 포항 한신더휴 펜타시티, 분양률 20% 그쳐

 
 
포항 한신더휴 펜타시티 A4블록 예상 조감도. [사진 한신공영]
 
시공능력평가 20위 한신공영의 실적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자체사업 준공 물량이 전년 대비 크게 줄어들면서 외형과 수익성이 대폭 급감했다.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대규모 자체사업 현장 한 곳에서 미분양이 대거 발생하면서 향후 실적 개선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신공영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1조3029억원, 영업이익 35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16.3%, 영업이익은 70.5% 감소한 것이다. 당기순이익도 446억원으로 57.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매출액이 줄어든 주요인은 주택사업 의존도가 높은 한신공영의 주요 자체분양사업 현장들이 재작년 대부분 준공을 마쳤기 때문이다. 한신공영에 따르면 새로 도입한 IFRS 회계기준에 따라 분양사업에서 매출을 인식하는 기준이 준공 시점이기 때문에 분양을 통해 계약금, 중도금을 받더라도 공사를 마쳐야 매출로 인식할 수 있다.
 
2017~2019년 분양에 들어갔던 인천 청라 한신더휴, 부산 일광 한신더휴 등 대규모 자체분양사업이 2020년까지 대부분 준공 단계에 들어갔다. 지난해에는 준공에 다다른 자체사업 현장이 전년 대비 줄어들면서 외형과 수익성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신공영의 수익성 감소는 신규 수주 증가로 설계비가 늘어났고, 인왕산주상복합사업 공사미수금 대손상각비 등을 반영한 것이 주된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2.71%에 그쳤다. 2020년 7.7%에서 5.5%포인트 감소한 수준이다.
 

사업비 8000억원 규모 '포항 한신더휴 펜타시티', 미분양 해결이 숙제

 
한신공영의 사업구조를 감안하면 향후 부동산 경기에 따른 자체사업의 성과가 실적의 향방을 가로지을 것으로 보인다. 한신공영의 사업구조를 보면 건축사업이 매출액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토지주택공사, 서울주택도시공사 등이 발주하는 공공주택 물량이 30~40% 수준이다. 
 
나머지 60~70%는 민간 주택사업이 차지하고 있다. 올해 1월 28일 기준 민간 주택사업(자체사업, 주상복합, 오피스텔 포함) 규모는 총 9778가구다. 전체 분양률은 82.5% 수준이다. 민간 주택사업 가운데 지방사업이 86.3%의 비중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한신공영의 일부 대규모 자체사업 현장에서 미분양이 발생하면서 2~3년 뒤 실적과 현금흐름에 부담으로 자리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한신공영이 자체 분양한 포항 한신더휴 펜타시티에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포항 한신더휴 펜타시티는 경상북도 포항 펜타시티 2개 블럭(A2 블럭 1597가구, A4 블럭 595가구)에서 2192가구를 분양하는 대규모 자체사업이다. 예상 분양사업 수익금은 약 8000억원에 이르는 초대형 자체사업이다. 지난해 12월 분양에 나섰고 약 1000가구 이상의 청약 미달이 발생했다. 이후 청약 포기 물량까지 대거 발생하면서 분양률이 21.9%(올해 1월 26일 기준)에 그치고 있다.
 
한신공영은 지난해 9월 말 포항 펜타시티 사업용지를 담보(장부가 약 1638억원)로 제공하고 국민은행 등으로부터 1260억원 규모의 차입금도 조달했다. 이 장기차입금은 연 이율 3.52%의 금리로 만기는 2025년 4월 14일까지다. 연간 약 44억원의 이자를 감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밖에 지난해 자체사업으로 공급한 나머지 세종 한신더휴리저브2(569가구), 대전 한신더휴리저브(418가구) 등은 99%에 가까운 분양률을 기록하며 선전을 보이고 있다.
  
한신공영 관계자는 "지난 2020년 부산, 인천에서 추진했던 자체사업이 대부분 준공에 도달하면서 이에 비해 지난해에는 상대적으로 매출액이 감소한 것"며 "분양 후 2~3년 이후 준공 단계에 들어가는데 한신공영은 준공 시점에 수익을 회계에 한꺼번에 인식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3조4000억원의 탄탄한 주택 수주고…4000가구 자체 공급 예정

 
신용평가업계에서는 한신공영이 올해 자체사업을 중심으로 넉넉한 수주고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외형 성장 여력은 충분하다고 전망한다.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한신공영은 매출액과 수주잔고에서 건축(자체사업 포함) 비중이 70%를 웃도는 만큼 건축부문 집중도가 높다"면서도 "민간 주택사업 수주 증가로 지난해 9월 말 기준 수주 잔고는 3조4000억원으로 양호한 매출기반을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기평 연구원은 "2020년 코로나비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발주 지연과 공공택지 전매제한 등으로 용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3분기까지 수주가 부진했지만 이후 지연을 겪었던 민간 주택사업 수주가 집중되면서 수주 잔고가 늘어났다"며 "포항 펜타시티 A2, A4 블럭과 아산권곡동 공동주택 등 대규모 자체사업을 포함한 가계약 단계의 수주 잔고 약 2조2000억원도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 상반기부터 포항 펜타시티(2192가구), 울산 율동(1082가구) 등 대규모 자체사업들이 본격적으로 매출을 인식하면서 외형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지난해 대규모 자체사업장인 포항 펜타시티 현장 사업 진행이 본격화한 데 이어 올해도 종속회사 시행사업을 포함해 약 4000가구의 자체사업 공급을 계획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중단기적으로 주택사업 중심의 매출 기반이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자체분양사업은 분양성과 용지 매입, 분양대금 유입 등에 따라 영업과 재무적 변동성이 크게 발생할 수 있다"며 "포항 펜타시티 분양실적을 조기에 제고하지 못한다면 영업실적과 현금흐름 전반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신평 연구원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3조원 이상의 착공 수주잔고를 확보한 가운데 공공주택 물량과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은 재건축, 재개발, 신탁사업, 프로젝트금융회사(PFV)사업 등을 통해 사업 리스크 일부를 통제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일정 수준의 경기 대응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지윤 기자 park.ji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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