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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중대재해 후폭풍…대표이사 입건에 뒤숭숭

대내외 악재 속 안전 문제까지…현대차그룹 운전대 어디로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정문. [연합뉴스]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한 현대제철이 이달에만 자사 사업장에서 2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한 분위기다. 
 
올해 1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사업장 내에서 2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은 현대제철이 유일하다.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안동일 현대제철 대표이사가 입건되면서 경영 공백 우려마저 나온다.  
 
지난해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현대자동차그룹은 ‘러시아 리스크’ 등 통제 불가능한 대외 악재에 현대제철 사망사고, 격려금 진통 등 내부 문제마저 겹치면서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이 같은 위기 속에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축포 터뜨리지도 못했는데”…위기의 현대제철  

10일 철강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50대 근로자가 대형 용기(도금 포트)에 빠져 사망한 중대재해가 발생한 데 이어, 사흘 뒤인 5일에는 현대제철 예산공장에서 이 회사 협력업체 소속 20대 근로자가 철골 구조물에 깔려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올해 1월 말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두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2건의 사망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특히 고용부는 현대제철 당진공장 사고 다음날인 3일에 안동일 현대제철 대표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고용부 안팎에선 “현대제철 당진공장 사고 하루 만에 대표이사를 입건한 것은 법 위반 혐의가 어느 정도 포착됐기 때문”이란 얘기가 나온다. 
 
고용부는 이달 7일엔 경찰과 함께 현대제철 당진공장과 서울 사무소, 서울 영업소, 현대차‧기아 사옥 서관 등 4곳에서 압수수색을 벌이기도 했다.  
 
이를 두고 재계에선 “중대재해처벌법의 모호한 개념과 과도한 처벌 규정 등의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가 중대재해 발생 하루 만에 대표이사를 입건한 것은 사고에 대한 책임 소재가 불명확한 상황임에도 책임자 처벌을 위한 혐의 입증에 주력하겠다는 뜻일 것”이라며 “현대제철의 사례를 보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에 중대재해가 발생한 기업의 대표이사가 처벌 대상에 오르면서 경영 공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주장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연합뉴스]
 

전운 감도는 현대차그룹…정의선 회장에 쏠린 눈  

중대재해 발생으로 현대제철을 둘러싼 위기감이 커지는 가운데, 이 회사를 계열회사로 거느리고 있는 현대차그룹 역시 대내외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현대차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리스크가 본격화되면서 지난 1일 가동을 중단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재가동 시점을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주요 국가들과 기업들이 러시아에 대한 고강도 경제 제재에 나서면서 현지 부품 조달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진정되는 것 말고는 뾰족한 해법도 없는 상황이다.  
 
사실상 통제가 불가능한 러시아 리스크뿐만 아니라 내부에선 격려금 지급을 둘러싼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기아가 모든 직원들에게 1인당 약 400만원의 격려금을 지급한 것을 두고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현대제철 등 계열회사 직원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이들 회사 노동조합 측은 격려금 지급을 요구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상태다. 
 
현대차‧기아 격려금 지급에 반발하고 있는 직원들 사이에선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 등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는데, 현대차‧기아만 격려금을 받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 노조는 단체행동 가능성도 내비치고 있는 분위기다.  
 
재계에선 이 같은 대내외 악재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 등 정의선 회장의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그룹 전반을 진두지휘했다면, 정 회장이 그룹을 이끄는 현 시대에는 오너 경영인의 리더십만 갖고는 그룹 전반을 아우르기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만큼 시대가 변했고,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보다 유연한 리더십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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