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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재건축 규제 완화"…건설사 리모델링 사업 다시 축소되나

윤 당선인, 안전진단 완화, 용적률 500% 허용 등 규제 완화
사업성 큰 재건축 규제 완화시 리모델링 사업 위축 우려

 
 
1990년대 초반 개발된 1기 신도시인 경기도 성남시 분당. [중앙포토]
 
재건축 사업 대체재로 주목받은 리모델링 사업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 이후 위축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윤 당선인이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재건축 규제 완화에 나서면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거나 검토 중인 단지들이 재건축으로 발길을 돌릴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윤 당선인이 내세운 안전진단 완화, 용적률 500% 허용 등 재건축 규제 완화 공약이 현실화되면 리모델링 사업이 축소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부터 리모델링 붐이 불었던 이유는 정부에서 재건축 규제를 강화한 이유가 큰데, 이 부분이 해소되면 사업성이 높은 재건축으로 다시 전환할 수 있어서다.
 
실제 1기 신도시에서는 리모델링을 추진하던 단지가 재건축 사업을 검토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윤 당선인이 '1기 신도시 재정비사업 촉진 특별법' 제정을 통해 체계적으로 재정비사업을 추진해 10만 가구 이상을 추가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그는 이 법에 정비사업 인허가 절차 간소화, 안전진단 제도 규제 완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완화, 용적률 상향 등을 담겠다는 구체적인 내용과 방향도 제시했다. 또 준공 30년이 넘은 노후 공동주택에 대해서는 재건축 정밀안전진단을 면제하고, 신속한 리모델링이 가능하게 하는 법 제정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일산·분당·평촌·중동·산본 등에 조성된 수도권 1기 신도시는 오는 2026년이면 '입주 30년'을 맞아 재건축 연한을 충족한다. 재건축 연한 충족에도 불구하고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한 이유는 재건축 사업이 안전진단을 통과하기 어렵고, 다양한 규제가 있어서다. 특히 1기 신도시의 경우 평균 용적률이 170~226% 수준이라 재건축으로는 사업성이 떨어진다.    
 
이처럼 대형건설사들이 새로운 먹거리로 리모델링에 눈을 돌렸던 이유는 각종 규제로 사업이 더딘 재건축보다 사업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통상 재건축은 조합 설립부터 입주까지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지만, 리모델링은 6~7년이 걸리는 편이다. 또한 안전진단 기준 강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 상한제 등 현재 재건축 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법적 규제가 리모델링 사업에서는 다소 자유롭기 때문이다.
 
이에 노후단지를 중심으로 시장에서도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건설사들의 리모델링 사업 수주 경쟁도 치열했다. 실제 지난해 대형 건설사의 리모델링사업 수주액은 총 8조666억원으로 지난 2020년보다 7조2791억원(924%) 늘었다.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이 같은 기간 17조6722억원에서 20조8438억원으로 18%가량 증가한 것과 비교했을 때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이어 올해 건설사들은 리모델링 전담 조직을 꾸리는 등 사업을 확장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최근 중흥그룹 그룹에 인수된 대우건설은 새로운 먹거리 발굴의 일환으로 리모델링 사업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하지만 윤 당선인이 공약한 대로 재건축 규제 완화 시 리모델링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현 정부에서 재건축 허가를 받기 어렵다 보니 리모델링으로 선회한 단지들이 많았다"며 "규제 완화 정책에 따라 인허가 절차가 간소화된다면 리모델링을 추진하던 기존 단지들이 재건축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교수) 역시 “정부가 재건축 활성화를 추진하기로 한 만큼, 결국 리모델링 시장은 후퇴하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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