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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업계 ‘최초’왕, 혁신 비결을 말하다

[인터뷰 | 김남영 미래에셋생명 디지털혁신부문 대표]
업계 최초 AI 모니터링 서비스, 화상상담 서비스 화제

 
 
미래에셋 디지털부문 김남영 대표 [사진 김경빈 기자]
 
보험 분야는 금융권에서 가장 변화가 적은 곳으로 일컬어진다. 증권계의 흐름이 마치 바다의 파도와 같이 변화무쌍하다면, 보험은 호수의 물결처럼 잔잔하다는 것. 그러나 김남영 미래에셋생명 디지털혁신부문 대표는 “보험업에서의 혁신은 제한적이라는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실제 미래에셋생명의 디지털 전환 행보는 유독 두드러진다. 미래에셋생명은 3월 보험사 최초로 모든 보험 상품에 대해 인공지능(AI)를 이용한 ‘완전 판매 모니터링’(해피콜) 서비스를 도입했다. 또한 고객이 화상으로 모든 보험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비대면 화상상담 서비스’를 선보였다. 역시 국내 보험사 최초다. 모바일 앱을 통해 쉽고 간편하게 실손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실손보험 빠른 청구’ 서비스도 오픈했다. 고객 접점인 창구부터 플랫폼까지 모두 디지털로 차별화한 언택트 경험을 제공하기 시작한 것. 업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인프라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미래에셋생명의 ‘디지털 보험사’ 도약을 이끄는 김 대표는 미래에셋증권 출신이다. 2017년부터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 통합 과정에서 증권사 최초로 별도 독립 부문으로 분리된 디지털금융부문을 이끌며 혁신 전략을 지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비대면 서비스가 전면에 부각되자, 신속하고 정확한 투자 정보로 증권사 최초 유튜브 100만 구독자 시대를 연 ‘프런티어’로 명성을 얻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래에셋생명 디지털혁신부문 대표로 이동한 김 대표에게 향하는 관심과 기대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김 대표는 “보험업과 증권업의 특성은 달라도, 혁신의 본질은 동일하다”고 했다. 그가 말하는 디지털 혁신의 정의는 간단명료했다. “금융업에선 고객의 수익을 높여주고, 서비스를 향상시키는 것이 혁신이다.”  
 
그는 “디지털 혁신의 핵심은 디지털이 아닌 ‘혁신’에 있다”며 “기술로 바라보기보다 더 경쟁력 있는 상품과 서비스로 고객에게 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본질이자 목표”라고 말했다. 다음은 김남영 대표와의 일문일답.
 
지난해 11월 미래에셋생명 디지털혁신부문 대표를 맡았다. 어디에 역점을 두고 있나.
“4차 산업 혁명의 흐름 속에서 기술이 가져온 환경변화에 대응한 시장참여자의 진화가 디지털 혁신이다. 고객 경험을 꾸준하게 개선한 기업들이 현재의 혁신 기업들로 성장했다. 디지털혁신을 단지 기술 차원으로 접근한다면 성공하기 힘들다. 미래에셋생명이 추진하는 디지털화의 목표도 바로 고객경험을 극대화하는 것에 있다. 고객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경험 개선을 추구한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11월 기존 디지털혁신본부 내 모바일비즈니스팀을 확대 분리해 디지털영업본부를 신설했다. 그동안은 모바일비즈니스팀을 통해 디지털 보험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점검해보는 과정이었다면, 이제 디지털영업본부를 통해 그 범위를 확대해 다양한 시도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일 것이다.”
 
증권사 디지털금융부문 대표 출신이다. 보험업에서 디지털 혁신은 어떻게 다른가.
“미래에셋생명뿐 아니라 보험업, 더 나아가 금융업의 디지털 혁신의 목표는 같다. 고객의 경험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적용돼야 한다. 디지털 혁신의 핵심은 디지털이 아닌 혁신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개선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사용자경험 디자인(UX) 설계로 디지털 상담이 익숙하지 않은 고객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기존 서비스와 프로세스의 변화가 수반돼야 하며, 직원들의 일하는 방식 도 이에 맞게 형성되어야 할 것이다.”
 
보험사 최초 비대면 화상상담서비스를 도입했다. 고객 반응이 어떤가.  
“지난해 12월에 서울과 대전에 설치했다. 시범운영한 지 4개월 여 지났는데, 고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흥미로운 점은 특히 40~60대의 이용률이 높다는 점이다. 흔히 키오스크 등을 중장년세대는 생소하고 어렵게 느끼는데, 이 화상부스는 아주 단순하다. 화상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화면에 상담원이 나오고, 안내에 따라 상담을 바로 받을 수 있다. 고령자나 휴대폰 인증이 불편한 해외 거주자도 고객프라자에 내방한 것과 동일하게 업무를 볼 수 있다. 이러한 디지털 상담을 통해 고객이 직접 방문하는 불편함도 덜고, 보이스피싱 방지 등 금융거래의 안정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미래에셋생명이 지난해 12월 강남과 대전 고객프라자에 설치한 화상 부스. 보험사 최초로 모든 업무를 화상창구에서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게 했다. [사진 미래에셋생명]
 
지난 1월 모바일 앱을 통한 실손보험 빠른청구 서비스를 내놨다. 어떤 서비스인가.
“실손보험 빠른 청구 서비스는 보험금 청구 과정에서 우편이나 팩스로 보험사에 서류를 제출하는 번거로움을 줄여주는 서비스다. 제휴 병원을 이용하는 경우 진료데이터가 연동되어 진료내역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어 종이서류를 발급받을 필요가 없다. 현재 120여개의 병·의원과 제휴를 맺고 있는데, 참여 병·의원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온라인보험 전략은 무엇이며, 어떤 상품이 있나.
“미래에셋생명 온라인보험은 소비자들이 간편하고 부담 없이 필요한 보장을 받을 수 있는 보장성보험 6종과 미래에셋만의 강점인 글로벌 자산관리가 가능한 온라인 변액보험 2종의 상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보장성 보험은 고객분들의 보장 니즈가 큰 암보험 및 치아보험, 뇌경색증·뇌출혈·급성심근경색증보장과 사망보장을 받을 수 있는 정기보험 상품을 갖추고 있으며, 가성비 높은 미니보험 2종(남성, 여성 미니암보험)도 판매 중이다. 특히 초저금리 시대에 글로벌 투자도 가능하고, 비과세혜택까지 누릴 수 있는 온라인 변액저축보험 및 온라인 변액연금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변액보험의 사업비는 업계 최저이며, 특히 미래에셋생명의 차별화된 일임형 펀드인 MVP펀드를 선택하면, 펀드매니저가 시장 상황에 맞게 바꿔가며 운용수익을 창출하기 때문에 펀드를 다시 선택하고 변경하는 투자 관리의 고민도 필요 없다. 더불어 온라인보험 채널 고도화도 추진하고 있다. 청약프로세스를 좀더 편리하고 빠르게 완결지을 수 있도록 개선 하고 있다.”
 
‘디지털 보험사’를 향한 앞으로 계획은.
“골드만삭스가 정보기술(IT)기업으로 변화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IT기업으로 전환해도 골드만삭스의 본업, 즉 수익과 기업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크게 바뀌지 않을 수 있다. 금융업의 생존과 성장은 시장과 고객의 변화에 맞는 서비스와 경험을 얼마나 빠른 시간에 경쟁사보다 월등하게 제공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물적·인적 역량을 포괄하는 디지털투자는 향후 수년간 급격하게 증가해야 하고, 이를 통해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 가능한 체제를 갖춰나갈 것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판매조직을 자회사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로 분리하는 제판분리를 완료했다. 판매 활동은 자회사에 맡기고, 미래에셋생명은 혁신 상품 개발과 고객 서비스, 자산 운용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서비스 강화는 고객의 여정을 데이터에 기반해 이해하고 쉽게 전달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이 중요하다. 마이데이터 서비스 사업의 추진과 디지털헬스케어 서비스를 바탕으로 자산, 은퇴, 건강 플랫폼으로 비대면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배현정 기자 bae.hyu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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