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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최초 손실보상 법제화 가장 기억에 남아”

[인터뷰]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취임 1년, 소상공인 피해 지원과 경기 회복에 총력
“임기 마지막까지 민생 현장 살피며 소임 다할 터”

 
 
지난 3월 15일, 세종시 중기부 신청사에서 만난 권칠승 장관. 권 장관의 지난 1년은 코로나19 피해 지원, 제2벤처붐 확산, 대중소기업 상생 등으로 요약된다. [김성태 객원기자]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장관이 지난 2월 5일로 취임 1주년을 맞았다. 경제부처 장관 중 현장 행보가 가장 많은 것으로 평가받는 권 장관의 1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지원, 제2벤처붐 확산, 대·중소기업 상생 등으로 요약된다.  
 
지난 3월 15일, 세종시 중기부 신청사에서 만난 권 장관은 “중기부 장관으로 지낸 지난 1년은 한마디로 코로나와의 전쟁이었다”며 “남은 기간에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을 끝까지 책임지는 현장 중심 정책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Q : 지난 2월 취임 1주년을 맞았다. 그간의 소회와 함께 가장 잘한 점과 아쉬운 점을 꼽아 달라.
권칠승 장관(이하 권) : 지난 1년은 코로나 극복을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고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 속에 바쁘게 보낸 기간이었다. 이틀에 한 번꼴로 현장을 돌아보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어려운 상황을 절실히 체감하고, 그들을 지원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특히 재난지원금과 방역지원금 지원을 더욱 두텁고 폭넓게 개선하고, 전 세계 최초로 방역조치 손실보상 제도를 법제화해 선제적인 손실보상을 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고 보람을 느낀다. 현재 제2차 방역지원금은 개시 3일 만에 지급 대상의 90% 이상 지급을 완료했고, 지난해 4분기 손실보상도 보상 하한액을 상향해 차질 없이 집행 중이다. 다만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 한파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어 안타까운 심정이다. 정부 지원이 그간의 희생에 대한 보답으로 충분치 않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앞으로도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중기부 장관으로서 마지막까지 소임을 다할 생각이다.
 
Q : 앞서 언급한 보상금과 지원금 지급 등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권 : 우리 중기부는 손실보상금과 방역지원금을 최대한 신속하고 원활하게 집행하기 위해 철저히 준비해왔으며, 현재 차질 없이 집행 중이다. 손실보상금은 지난 3월 3일부터 지난해 4분기 신청·지급을 시작했고, 3월 14일까지 52만 개사에 1조3000억원 지급을 완료했다. 이는 신속보상 대상 81만 개사의 64%, 금액의 65%에 해당하는 것으로 상당히 빠른 속도다. 2차 방역지원금도 추경예산이 국회에서 확정된 지 이틀 만인 지난 2월 23일부터 시행돼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집행 중이다. 3월 14일까지 328만 개사에 9조6000억원 지급을 완료했는데 이는 전체 대상 및 금액의 97%에 해당된다.  
 

손실보상금 64%, 방역지원금 97% 신속 집행...중소기업 수출액, 신규 벤처펀드 결성 역대 최대  

 
Q : 지난해 코로나19로 온 나라가 힘든 상황 속에서도 중기부는 많은 성과를 낸 걸로 안다. 우선 중소기업 수출이 사상 최대 증가율과 사상 최고 실적을 거뒀다는 발표가 있었다. 이에 대해 자세한 설명 바란다.  
권 : 지난해 중소기업 수출액은 1171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2011년 1000억 달러 돌파 이후 1100억 달러 벽을 넘지 못하며 등락을 거듭한 수출액이 10년 만에 1100억 달러 선을 돌파한 것이다. 1000만 달러 이상 달성 기업도 2294개나 된다. 또 중소기업 수출 증가율은 16.2%를 기록했는데 수출 증가율이 10% 이상을 기록한 것도 역대 최초다. 특히 모든 수치들이 지난해 중견기업이나 대기업 등으로 격상한 기업들(279개사)의 수출 실적(53억1000만 달러)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중소기업 수출 최고치 기록에는 진단키트 수출 증가, 수출단가 상승 등의 영향도 일부 있지만, 중소기업들이 탄탄한 제조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무역시장 변화에 빠르게 적응한 것이 주효했다고 할 수 있다.
 
Q : 제2벤처붐도 본격적으로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구체적으로 어떤 성과들이 있었나.
권 : 지난 1년간 제2벤처붐이 궤도에 안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성과들은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벤처 투자 시장이 활성화되고 유니콘 기업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증거다. 지난해 신규 벤처펀드 결성은 약 9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는 종전 최대 실적인 2020년 6조9000억원보다 2조3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4조6000억원에서 불과 4년 만에 2배 이상 성장하며 제2벤처붐이 확산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지난해 벤처 투자도 역대 최대 실적인 7조7000억원을 기록하며, 제1벤처붐 시절(2000년)의 2조원보다 4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2017년 3개에 불과했던 국내 유니콘 기업은 지난해 18개로 늘었고, 로이터 등 주요 외신들도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 저변이 넓어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Q : 지난해 기술창업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창업 관련 지표도 긍정적이다. 창업이 늘어난 원동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권 : 지난해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활발하고 역동적이었다. 코로나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기술창업과 미래 세대를 이끌어갈 청년창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우수 인재들의 도전정신과 정부의 적극적인 창업지원 정책이 이뤄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혁신을 응원하는 창업국가 조성’을 국정과제로 삼고, 창업 분야 예산을 최근 5년간 2배 이상 확대했다. 특히 2018년 4월 정책 금융기관 연대보증 폐지, 지난해 12월 창업지원법 전면 개정 등 스타트업 친화적으로 법과 제도를 개편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정부는 기술기반·청년·지역·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하는 창업을 중점 지원하고 있다. 비대면 등 미래 유망 신산업 분야 스타트업을 집중 육성하고, 대학이 지역청년들의 창업거점이 될 수 있도록 6개의 창업중심대학을 운영하는 등 청년창업 활성화도 추진하고 있다. 또 지역 특화산업과 스타트업을 연계하고,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지역거점 기능을 강화해 지역기반 창업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동시에 해외진출 희망 창업기업의 글로벌 스케일업을 지원하는 ‘글로벌 엑셀러레이팅’ 등 글로벌 분야 유망기업도 적극 발굴하고 있다.
 
Q : 지난 1월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CES)에서 혁신상을 받은 국내 벤처·스타트업 대다수가 중기부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고 들었다.
권 : CES 혁신상은 주최자인 전미소비자기술협회(CTA)가 세계를 선도할 혁신기술과 제품에 수여하는 상이다. CES 최고의 영예라고 불릴 만큼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한다. 올해는 CES 혁신상 전체 수상기업 404개사 중에서 한국의 벤처·스타트업 74개사가 수상했는데 그들 중 95%가 팁스(TIPS,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등 정부 지원을 받은 경험이 있다. 정부 정책이 국내 벤처·스타트업의 혁신을 이끌어내는 데 기여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중기부는 이러한 추세를 이어나가 창업·벤처 생태계가 더욱 활성화되고 우리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청년·기술 중심의 혁신창업 지원과 K-유니콘 기업 육성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창업기업의 글로벌화를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비대면 등 경영환경 급변...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 지속 추진

 
Q : 코로나19 이후 비대면·디지털전환 등 경영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를 위해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기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책은 무엇인가.
권 : 긍정적인 측면에서 보면 코로나 확산을 계기로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이 확대되는 성과가 있었다. 과거 대기업 관점에서 하청업체 등 협력사들을 지원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면, 최근에는 비협력사나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것으로까지 범위가 확대됐다. 삼성전자가 백신주사기 등 방역용품 중소기업의 생산량 확대에 기여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앞으로도 중기부는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을 위한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자상한기업(자발적 상생협력 기업)’을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디지털 전환 등의 분야에서 올해 추가로 10개 더 선정해 이들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할 계획이다. 또 중소기업 유동성에 도움이 되는 상생결제가 4년 연속 100조원 규모를 초과하고 있다. 이를 확산하기 위해 2차 이하 협력사 확산, 정부·지자체 상생결제 도입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최근 온라인플랫폼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 완화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데 상생협의회를 통해 갈등 현안을 해결하는 것은 물론 온라인플랫폼과 소상공인의 상생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Q : 지난해 중앙행정기관 최초로 공공부문 공간혁신 우수기관에 선정되고 정부업무평가도 A등급을 받았다. 소감이 어떤가.  
권 : 우선 최상의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공무원들이 본인의 직장에 대한 만족도와 근무 분위기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 정부의 유일한 신생 부처이자 벤처와 스타트업 정책을 수행하는 중기부는 다른 부처와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울러 취임 초부터 수평과 소통을 강조하면서 보다 자유스럽고 혁신적으로 조직의 문화가 변모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런 노력의 결과, 기관 운영에 대한 지난해 직원 만족도가 2018년 대비 17.7%p 상승했다. 외부 평가에서도 중기부는 기관종합·국정과제·정부혁신 분야에서 우수등급(A등급)을 받았다. 국정과제 평가의 경우, 코로나로 어려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 시행한 6차례 재난지원금 및 손실보상 제도와 역대 최대 벤처투자액 달성, 유니콘 기업 대폭 증가 등 제2벤처붐 확산을 위해 노력한 부분을 긍정적으로 봐준 거 같다. 정부혁신 평가와 관련해서는 중기부 직원들이 창의적인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신청사를 혁신적인 공간으로 구성하는 한편, 상급자의 권위를 없애고 직원 간의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조직문화를 위해 한 해 동안 추진한 노력이 좋게 평가된 거 같다.  
 
Q :  마지막으로 임기 내에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권 : 무엇보다 소상공인들이 코로나로 인한 절망에서 벗어나 미래에 대해 희망을 가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까지 중기부가 소상공인들의 피해 지원에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그들이 회복하고 재기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1년을 돌아봤을 때 중기부가 그 시발점은 된 거 같다. 새로운 정부에서도 중기부가 앞장서서 그런 역할을 지속할 수 있기를 바란다.  
 
지난 2월 9일, 취임 1주년을 맞은 권칠승 중기부 장관이 취임 첫 방문지였던 서울 마포의 한 음식점을 다시 찾아 힘내란 의미로 해바라기가 그려진 시계를 선물하고 있다. [사진 중소벤처기업부]

오승일 기자 osi7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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