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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發 전기차 가격 인상 시작…리튬 462% 폭등

전기차용 니켈 생산 1위 러시아…수출길 막혀
전년 대비 니켈 가격 200% 올라…리튬도 고공행진
중국 배터리 업체 가격 올리고 테슬라도 인상
출시 예정 현대차 아이오닉5·6 가격 높게 책정될 듯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 22일(현지시간) 독일 브란덴부르크주 기가팩토리 개장식에 참석했다. [EPA=연합뉴스]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대중화 길목에서 악재를 만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이 전기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탓이다. 이에 배터리 가격 상승에 따른 전기차 가격 인상이 속속 이뤄지면서 전기차 문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핵심소재 지난해부터 폭등 이어져  

스테인리스강·2차전지 등에 활용되는 핵심 소재인 니켈은 전기차 배터리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이런 광물의 2021년 기준 러시아의 생산 비중은 전 세계 대비 약 9%로 세계 3위였다. 그러나 러시아 광산업체 노릴스크니켈은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1등급(순도 99.8%) 니켈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22%를 기록해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러시아의 니켈이 전기차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러시아의 니켈 수출이 어려워지면서 니켈의 상황이 악화일로를 겪고 있다. 28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 니켈 1톤(t)당 가격은 이달 25일 기준 3만555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5일 t당 4만8196달러로 최고점을 찍고 다소 떨어졌지만 지난해 3월 29일(1만6259달러)과 비교하면 약 196% 오른 수준이다. 지난달 평균 가격과 비교해도 47%나 뛰었다.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트레이더들이 모여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탄산리튬도 꺾일 기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탄산리튬 가격은 ㎏당 472.5 위안(약 9만639원) 위안까지 올랐다. 리튬 가격은 리튬 화합물 1위 생산국인 중국의 화폐단위인 ‘위안’으로 책정한다. 이는 불과 1년 전인 지난해 3월 29일(84위안)에 비해 462.5% 폭등한 수준이다.  
 
니켈은 LME가 가격 급등으로 거래를 중단하는 등의 혼란 뒤에 조정 국면에 들어갔지만, 탄산리튬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배터리는 전기차 가격의 30~4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이에 배터리 업체의 선제적 가격 인상이 시작된 형국이다. 글로벌 배터리 업계 1위인 중국의 CATL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현재까지 차량용 배터리 가격을 두 차례 인상했다. 지난해부터 광물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전기차 배터리 제조 원가는 2만 위안(약 383만원)가량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국 전기차 대기업 비야디(BYD)와 스타트업 샤오펑 등도 잇따라 가격을 올렸다.
 

‘테슬라’ 선두로 전기차 업계 연쇄 가격 인상?  

이에 대표적인 전기차 브랜드인 ‘테슬라’는 가격 인상에 나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3일 자신의 SNS에 “원자재와 물류에 있어서 중대한 인플레이션 압력에 직면했다”며 인상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앞서 테슬라는 미국에서 판매하는 모델 Y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모델 3 롱레인지 세단의 가격을 각각 1000달러(약 123만원)씩 인상한다고 밝혔다. 또 중국에서 생산한 동일 차종의 가격을 1만 위안(약 194만원)씩 인상한다고 덧붙였다.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 5’. [사진 현대차]
 
2030년까지 17종 이상의 전기차(EV)를 출시해 글로벌 시장에 연간 187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한 현대차도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지난해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를 선보인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 준중형 전기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아이오닉5(배터리 용량 개선 모델)’와 ‘중형 전기 세단 아이오닉6’를 선보일 예정이다. 글로벌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 핵심 모델로 두 차종을 점찍은 셈이다.  
 
대중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이 담보돼야 한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는 전기차 신차 가격을 지난해보다 높게 책정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부터 전기차 보조금 100%를 받기 위한 상한 가격이 6000만원에서 5500만원으로 떨어지면서 소비자 부담도 가중될 전망이다. ‘전기차 대중화’의 길이 쉽지 않다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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