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發 전기차 가격 인상 시작…리튬 462% 폭등
전기차용 니켈 생산 1위 러시아…수출길 막혀
전년 대비 니켈 가격 200% 올라…리튬도 고공행진
중국 배터리 업체 가격 올리고 테슬라도 인상
출시 예정 현대차 아이오닉5·6 가격 높게 책정될 듯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대중화 길목에서 악재를 만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이 전기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탓이다. 이에 배터리 가격 상승에 따른 전기차 가격 인상이 속속 이뤄지면서 전기차 문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핵심소재 지난해부터 폭등 이어져
하지만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러시아의 니켈 수출이 어려워지면서 니켈의 상황이 악화일로를 겪고 있다. 28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 니켈 1톤(t)당 가격은 이달 25일 기준 3만555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5일 t당 4만8196달러로 최고점을 찍고 다소 떨어졌지만 지난해 3월 29일(1만6259달러)과 비교하면 약 196% 오른 수준이다. 지난달 평균 가격과 비교해도 47%나 뛰었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탄산리튬도 꺾일 기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탄산리튬 가격은 ㎏당 472.5 위안(약 9만639원) 위안까지 올랐다. 리튬 가격은 리튬 화합물 1위 생산국인 중국의 화폐단위인 ‘위안’으로 책정한다. 이는 불과 1년 전인 지난해 3월 29일(84위안)에 비해 462.5% 폭등한 수준이다.
니켈은 LME가 가격 급등으로 거래를 중단하는 등의 혼란 뒤에 조정 국면에 들어갔지만, 탄산리튬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배터리는 전기차 가격의 30~4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이에 배터리 업체의 선제적 가격 인상이 시작된 형국이다. 글로벌 배터리 업계 1위인 중국의 CATL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현재까지 차량용 배터리 가격을 두 차례 인상했다. 지난해부터 광물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전기차 배터리 제조 원가는 2만 위안(약 383만원)가량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국 전기차 대기업 비야디(BYD)와 스타트업 샤오펑 등도 잇따라 가격을 올렸다.
‘테슬라’ 선두로 전기차 업계 연쇄 가격 인상?
2030년까지 17종 이상의 전기차(EV)를 출시해 글로벌 시장에 연간 187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한 현대차도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지난해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를 선보인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 준중형 전기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아이오닉5(배터리 용량 개선 모델)’와 ‘중형 전기 세단 아이오닉6’를 선보일 예정이다. 글로벌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 핵심 모델로 두 차종을 점찍은 셈이다.
대중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이 담보돼야 한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는 전기차 신차 가격을 지난해보다 높게 책정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부터 전기차 보조금 100%를 받기 위한 상한 가격이 6000만원에서 5500만원으로 떨어지면서 소비자 부담도 가중될 전망이다. ‘전기차 대중화’의 길이 쉽지 않다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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