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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정품 보장"이라더니 ‘짝퉁’ 굴욕…무신사의 변명은?

무신사, 본사 측에 ‘에센셜’ 티셔츠 정품 의뢰…가품 판정
판매 중단 및 200% 보상…온라인 명품 플랫폼 신뢰도 추락

 
 
피어오브갓(Fear of God) 에센셜 티셔츠. [연합뉴스]
 
네이버의 리셀 플랫폼 크림과 ‘짝퉁 공방’을 벌이던 온라인 패션 스토어 무신사가 결국 가품 판매를 인정했다. 무신사는 문제가 된 브랜드인 ‘피어 오브 갓’ 브랜드의 ‘에센셜(Essentials) 3D 실리콘 아플리케 박시 티셔츠’ 구매로 불편을 겪은 모든 고객에게 공식 사과하고 보상에 나섰다. 
 

사과는 하지만…“공식 유통사 제품도 짝퉁 판정” 

무신사는 피어 오브 갓 티셔츠 제품과 관련해 상품 구매로 불편을 겪은 모든 고객에게 공식 사과하고 해당 제품을 구입한 고객에게 판매 금액의 200% 보상에 나선다고 1일 밝혔다. 다만 무신사는 자사의 판매 제품 뿐 아니라 공식 유통을 통해 판매된 해당 브랜드 티셔츠 역시 가품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무신사에 따르면 지난 3월 무신사는 에센셜 티셔츠의 상표 권리권자인 미국 브랜드 ‘피어 오브 갓(Fear of God, LLC)’ 측에 공식적으로 에센셜(Essentials) 3D 실리콘 아플리케 박시 티셔츠 정품 감정을 의뢰한 바 있다. 
 
당시 무신사는 피어 오브 갓 측에 에센셜 브랜드 티셔츠 6개 제품을 의뢰했다. 해당 제품은 △무신사 부티크에서 판매한 제품 2개 △타 리셀 플랫폼에서 정품으로 검수 통과돼 판매된 것으로서 무신사 부티크가 판매한 것과 동일 시즌·컬러 제품 2개 △에센셜이 공식 유통사(SSENSE)에 공급한 제품 2개씩이다. 
 
검수 결과 무신사는 피어 오브 갓으로부터 정품 판정을 의뢰한 6개 제품 모두 “정품으로 판정할 수 없다”는 결과를 통보 받았다고 전했다. 무신사 부티크에서 판매한 것 뿐 아니라 리셀 플랫폼에서 정품으로 검수 통과된 에센셜 티셔츠, 피어 오브 갓 측이 공식 유통처로 인증하고 자신들이 공식적으로 공급한 제품에 대해서도 정품으로 판정할 수 없다고 결론 내린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해당 제품은 에센셜이 발매하고 공식 유통처인 센스(SSENSE)에서 판매한 ‘오프 화이트 저지 티셔츠(Part of The Core Collection)’로, 무신사 부티크는 전혀 취급하지 않은 품목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공식 유통처에서 신규 발매한 상품조차 정품 판정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동일한 논란이 재차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고객 보호를 위해 에센셜 제품 판매를 즉시 전면 중단했다”며 “앞으로 무신사는 관세청 산하 무역관련지식재산보호협회(TIPA)와 협업해 정품 감정 체계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무신사서 구매한 티셔츠 되팔려다…‘가품’ 잡았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지난 1월 중순이다. 한 소비자가 무신사 쇼핑몰에서 구입한 해당 티셔츠를 되팔고자 크림에 검수를 의뢰했고 크림 측에서 이 티셔츠를 가품으로 판정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크림은 가품의심 근거로 ▲라벨 폰트 ▲봉제 방식 ▲자외선(UV)반응 ▲부자재 모양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가품이 발견되고 있는 동일 유통 경로로 제품을 다수 확보해 중국 플랫폼에 감정을 의뢰한 결과 가품 판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크림이 무신사 판매 제품을 가품이라 지적하면서 내놓은 정품과 가품 구별 예시 공지사항 중 일부. [사진 크림]
 
양측의 접전은 핵심 서비스를 내 건 자존심 싸움으로 번졌다. 무신사의 경우 부티크 서비스를 통해 유통되는 제품 중 가품이 나올 경우 플랫폼 신뢰도가 한 순간에 바닥을 칠 수 있는 우려가 커지고, 반대로 고객들의 명품을 정확하게 검수한 뒤 되팔아야 하는 크림 입장에서는 가품이 아닐 경우 ‘리셀’의 첫 단계인 검수에 치명적인 약점이 잡히게 된다. 
 
무신사는 한 달 여에 걸친 제품 검수 끝에 “‘가품이 아니다’라는 결론이 나왔다”면서 “중개 업체에서 자의적 기준에 근거해 검수를 진행하는 것은 브랜드의 공식적인 정품 인증 단계와 엄연히 다르며 공신력이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논란의 제품이 가품으로 판명되면서 무신사는 플랫폼 신뢰도에 치명상을 입게됐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장기화에 온라인 명품 플랫폼들이 활성화됐지만 가품 공방은 피할 수 없던 꼬리표 였다”면서 “플랫폼사들이 가품 200% 보상, 100% 정품 보장 정책을 내걸면서 신뢰도를 확보해 나가는 상황에서 가품이 기정사실화 되면서 온라인 플랫폼사들의 전반적인 신뢰도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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