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백지화 드라이브 건 尹, SMR 사업 탄력 받나
두산에너빌리티, 美 SMR 기업 뉴스케일파워에 투자
SK그룹 넷제로 방안 중 하나로 SMR 기업 투자 등 검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탈원전 정책’을 백지화할 것으로 예고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 투자에도 관심이 쏠린다. 300㎿(메가와트) 이하 소규모 원전 SMR이 차세대 원전으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업들의 발걸음은 빨라질 전망이다.
지난 12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는 탈원전을 비롯한 문재인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을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현 정부의 탄소중립 시나리오 등이 전기요금을 끌어올리고, 국내총생산(GDP)에도 악영향을 미쳤다는 이유에서다.
인수위는 5대 정책방향을 담은 ‘국민을 위한 탄소중립 전략보고서’를 작성해 윤 대통령 당선인에게 2주 뒤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재생에너지와 원전의 조화를 이루는 ‘합리적 탄소중립에너지믹스 구성’을 핵심 정책 방향으로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원전을 ‘그린 택소노미(녹색분류체계)’에 포함하는 등 관련 제도 정비를 하고, 소형모듈원전(SMR)을 탄소중립 에너지 기술 로드맵에 통합하는 등 방안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탈원전 백지화 움직임에 국내 에너지업계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SMR 관련 사업으로 기업이 눈을 돌리는 모양새다. SMR은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시킨 소규모 원전을 뜻한다.
SMR은 대형 원전의 발전용량(1000~1400㎿)에 비해 낮은 300㎿급 이하로 건설된다. 대형 원전과 달리 모든 장비가 원자로 안에 들어가 있는 일체형으로 구성돼 있다. 원자로는 수조 안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해도 원자로 주변의 물로 바로 열을 식힐 수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평을 받는다. 경량화를 통해 SMR은 물류, 국방, 도심항공모빌리티(UAM), 해수담수화 시설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일 것으로도 기대된다. 또 수소경제의 핵심인 수전해 작업에도 활용될 수 있다. 수전해란 물을 전기분해해 고순도의 수소(그린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도 2006년 원전 기업 테라파워를 설립하고 SMR 개발에 나선 바 있다. 미국 외에도 한국·중국·일본·프랑스 등 주요국에서 70여 종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MR 시장 선점 위해 국내 기업 투자↑
삼성중공업은 해상 SMR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한국원자력연구원과 공동으로 ‘용융염 원자로(MSR)’를 탑재한 원자력 추진선 설계 연구를 한다. MSR은 SMR의 일종으로 핵연료의 사용주기가 20년 이상으로 선박 수명 주기와 같아 한 번 탑재 후 교체가 필요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SK그룹도 투자형 지주회사인 SK㈜와 에너지 전문기업 SK이노베이션을 중심으로 SMR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넷 제로(탄소중립)를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지난해부터 SMR에 대한 투자를 검토해 왔다”면서 “구체적으로 (투자 기업 등이) 확정된 부분은 없다”고 설명했다.
임수빈기자im.su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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