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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빅딜 임박? M&A 조직 전열 재정비 나서

‘126조원’ 실탄 활용 놓고 전문가 전면 배치
하만 인수 성사시킨 안중현, 이번엔 어떤 작품을?
반도체 M&A 전문가 합류…반도체혁신센터장으로
한종희 부회장 직속 신사업 TF 신설도 단행

 
 
서울 서초동 삼성 사옥. [연합뉴스]
2016년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을 9조4000억원에 인수한 이후 조용했던 삼성전자의 대형 인수합병(M&A) 투자가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사업 발굴 조직 수장을 교체하는 동시에 M&A 전문가를 영입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 직속으로 신사업 태스크포스(TF) 조직을 신설하면서 M&A 관련 핵심 인력을 전진 배치하는 모양새다.  
 

‘안중현 사장’ 원포인트 인사…M&A 추진 전략 수정?  

올해 1분기(1∼3월) 기준 삼성전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보유액은 126조원이다. 삼성전자는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지난해부터 꾸준히 대형 M&A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월 말 진행된 2020년도 4분기 및 연간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지난 수년간 지속해서 M&A 대상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해왔다”며 “현재 대내외적 불확실성으로 실행 시기를 특정할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준비해온 것을 토대로 이번 주주환원 정책 기간(2021~2023년) 중 의미 있는 규모의 M&A를 실현할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평택 반도체 공장과 밀접한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15라인의 내부 전경. [사진 삼성전자]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2’에 참석해 “여러 사업 분야에서 (M&A를) 검토 중이며 조만간 좋은 소식이 나올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올 1분기가 지나도록 이른바 빅딜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M&A 관련 조직을 재정비하며 빅딜에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는 안중현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했다. 안 사장은 삼성전자 사업지원TF에서 삼성글로벌리서치 미래산업연구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1986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안 사장은 2000년대 중반 사업기획 그룹으로 자리를 옮겼고, 2015년부터 삼성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미래전략실, 사업지원 TF에서 근무하는 등 요직을 맡았다.  
 
안 사장은 삼성 안팎에서 M&A 전문가로 불린다. 한화·롯데그룹과의 화학·방산 산업 빅딜은 물론 프린팅솔루션사업 매각, 미국 전장기업 하만 인수 등 주요 사업 인수나 재편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인사 시즌이 아닌 전례 없던 원포인트 인사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M&A 추진 전략에 수정이 생길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안 사장이 옮긴 삼성글로벌리서치는 삼성그룹의 연구조직으로 신사업 발굴 등 미래산업 연구를 총괄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안 사장이 삼성그룹의 전반적인 M&A 작업을 시도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 M&A 전문가 영입에 신사업 TF도 신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 M&A 전문가도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7일 블룸버그통신은 삼성전자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의 상무이사 겸 글로벌 반도체투자부문장을 맡아 온 마코 치사리에게 고위직을 맡겼다고 보도했다. 그는 앞으로 삼성전자 반도체혁신센터(SSIC) 센터장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치사리는 메릴린치에서 인피니언의 사이프러스 인수(100억 달러), AMS의 오스람 인수(46억 달러), 마벨의 아콴티아 및 아베라 인수 등 여러 건의 M&A 거래를 성사시켰다. 메릴린치에 몸담기 직전인 2016∼2018년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크레디트스위스 상무로 재직하면서 역시 기술기업들의 M&A를 담당했다. 다수 M&A 성사 이력이 있는 그는 특히 반도체 업계의 M&A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이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최근 몇 년간 반도체 업계에서 M&A가 활발하게 펼쳐지는 가운데 이뤄진 치사리 영입은 향후 삼성전자가 반도체 업체 M&A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대형 빅딜을 위한 물밑 작업은 조직 신설로도 이어지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한종희 부회장 직속으로 신사업 TF 조직을 신설했다. TF장은 전사 경영지원실 기획팀장이던 김재윤 부사장이 맡았다. 기획·전략 등 파트에서 10명 안팎의 임직원이 차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신설된 조직에서는 M&A를 비롯한 신사업 추진을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M&A와 관련해 조직을 재정비하고 핵심 인력 재배치를 통해 삼성전자가 어떤 M&A 작품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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