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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주 폭락에도 ‘테슬라’ 사들여…저가 매수 기회일까

美 연준 ‘빅스텝’에 기술주 주가 연초 대비 두 자릿수 이상 ‘뚝’
지난주 서학개미 순매수 1위 테슬라…변동성 커 투자 유의해야

 
 
인플레이션 우려에 미국 기술주 등 빅테크 기업들이 9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했다. [중앙포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등 경기 둔화 우려로 미국 증시가 폭락하고 있다.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이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하고 급락한 미국 기술주를 쓸어담고 있다. 특히 테슬라가 1위를 차지했다. 다만 변동성 장세가 길어질 수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초대비 34% 떨어져도 테슬라 순매수 1위 

1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주(5월 2일~5월 9일) 동안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테슬라였다. 서학개미는 한 주 동안 테슬라를 약 3733억원(2억9317만 달러) 순매수했다.  
 
테슬라 주가는 최근 요동쳤다.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를 위한 지분 매도가 주가에 악영향을 줬다. 지난 4월 말 테슬라 주가는 870~880달러 선에 거래되다가 지난 2~3일엔 다시 900달러를 회복했다. 다시 증시가 폭락한 5~6일 800달러 선으로 주저앉았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테슬라가 9% 급락한 가운데 지난주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테슬라로 나타났다. 사진은 테슬라 모델 3. [사진 테슬라]
800달러 선으로 밀렸던 테슬라 주가가 이날 ‘칠백슬라’로 내려온 만큼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하고 서학개미들의 매수세가 몰릴지 주목된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테슬라는 전 거래일보다 9.07% 하락한 787.11달러로 마감했다. 테슬라가 700달러대로 내려온 건 지난 3월 14일 이후 처음이다.  
 
순매수 2위 종목은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TQQQ)’ 상장지수펀드(ETF)였다. 순매수액은 약 1683억원(1억3210만 달러)으로 집계됐다. 해당 ETF는 미국 우량 기술주가 모인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등락폭을 3배로 따라가는 상품이다. 나스닥100지수가 1% 오르면 3% 수익을, 반대로 1% 내리면 -3% 손실을 얻는 식이다.  
 
이외에도 아이온큐(3위), 엔비디아(5위), 아마존(6위), 알파벳(10위) 등 순매수 상위 종목에 기술주들이 이름을 올렸다. 순매수 상위 종목은 대부분 기술주가 차지했지만 최근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는 연일 폭락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불확실성에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는 기술주에 매도세가 몰리면서 주저앉은 모양새다.
 
시가총액 상위를 주도하는 대형 기술주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테슬라와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의 주가는 9% 이상 급락했고 아마존은 5%,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는 3% 이상 하락했다. 쿠팡은 22% 폭락하며 10달러 선이 붕괴됐다.
 
경기 불황속에 물가만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덮치면서 뉴욕 3대 지수도 폭락했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53.67포인트(1.99%) 떨어진 3만2245.7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32.10포인트(3.20%) 하락한 3991.2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21.41포인트(4.29%) 급락한 1만1623.25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특히 나스닥 지수는 2020년 11월 10일 이후 가장 낮은 종가를 기록했다.
 
서학개미들이 기술주를 쓸어담았지만, 수익률은 높지 않다. 한국예탁결제원이 집계한 해외주식 보관금액 상위 5개 종목은 모두 올해 두 자릿수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다.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테슬라는 연초 1100~1000달러에 거래되다가 이날 기준 700달러대로 떨어져 주가가 34.49% 하락했다. 보관금액 2위인 애플은 같은 기간 16.45% 하락했다. 3위인 엔비디아는 300달러대에서 169달러로 43.72% 주저앉았다. 4년 전 주가 수준으로 되돌아간 셈이다. 4위 알파벳(-22.40%)과 5위 마이크로소프트(-20.96%) 역시 20% 넘게 빠졌다.  
 

기술주 V자 반등 시간 필요…저가 매수 전략은 ‘글쎄’

증권가에선 뚜렷한 신호가 없으면 경기 반등이 어려워 주의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물가는 1980년대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경기 침체 우려가 있다”면서 “코로나19 이후 미국 증시가 사랑받았던 만큼 다른 시장보다 매물 출회 우려가 커 추세적인 반등이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증시가 반등하기 위해선 인플레이션 완화 신호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당분간 유의하라”고 덧붙였다.  
 
채현기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보수적 대응이 필요한 시기”라면서 “연준의 긴축 우려에 대한 가능성이 아직 남은 만큼 금융시장 하락 변동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가 매수 전략에 주의하라는 의견도 있다. 기술주에 닥친 위기는 금리 인상뿐만 아니라 성장성 정점 통과, 기업 공급 과잉 등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김성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술주의 V자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시장 신뢰 회복과 금리의 급격한 하락 반전인데 단기적으로는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기술주가 갖는 우려에서 자유로운 이익 개선이 뚜렷하고 현금흐름이 견고한 기업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다원 기자 hong.da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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