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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코인 98% 폭락…개발사 테라폼랩스 투자사들 희비 엇갈려

카카오 등 빅테크 VC, 한때 테라에 투자 러시
이해충돌 지적에 폭락 이전 전량 매도한 두나무 ‘전화위복’

 
 
권도형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 [사진 야후파이낸스]

권도형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 [사진 야후파이낸스]

암호 화폐 ‘루나’의 가격 폭락에 벤처투자사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루나를 직접 매입하는 등의 방법으로 개발사 테라폼랩스(이하 테라)에 투자한 곳이 많다. 수백억원대 평가차익을 자랑하던 투자사들은 애를 태우고 있다.
 
테라는 2018년 등장과 함께 블록체인업계 스타기업으로 꼽혀왔다. 개당 가격이 1달러에서 바뀌지 않는 암호 화폐 시스템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가격이 고정되면 투자자는 현금 없이도 코인을 사고팔 수 있게 된다. 환전 수수료 부담을 덜게 되는 것이다. 이 시스템을 가능케 했던 핵심 장치가 루나였다.
 
2019년 7월 거래소 상장 전부터 투자사 발길이 이어졌다. 이들은 발행 전인 루나를 직접 매입하거나 나중에 투자대금을 회수할 때 현금이 아닌 루나로도 받을 수 있도록 테라와 계약을 맺었다. 테라는 2018년 처음 투자를 유치할 당시 루나를 개당 10센트(120원)에 판매했다.
 
최근까지도 결과는 ‘대박’이었다. 개당 1.237달러(13일 기준, 1588원)에 처음 거래를 시작한 루나는 지난 4월 한때 가격이 116.11달러(14만9120원)까지 치솟았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전 세계를 통틀어 10위 안쪽에 들었다.
 
그러나 6일부터 떨어지기 시작한 루나 가격은 지난 11일 하룻밤 새 98% 폭락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3일 루나 가격은 0.00005달러 수준이다. 세계 최대 암호 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는 이날 루나 거래지원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예고 없는 폭락에 투자사들도 패닉에 빠졌다.  
 
카카오벤처스는 2019년 테라에 투자했었다. 카카오 계열 개발사인 그라운드엑스와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취지였지만, 재무상 성과도 컸다. 투자대금을 회수할 때 투자사 선택에 따라 현금이 아닌 코인으로도 대금을 받을 수 있도록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루나 가격이 오르면서 시장 일각에선 카카오벤처스가 최근까지 1000억원대 평가차익을 봤다고 추정했다.  
 
카카오벤처스 관계자는 “구체적인 액수는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추정치는) 다소 과장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카카오벤처스는 원금 회수도 쉽지 않게 됐다. 현재 지닌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현금으로 상환받거나 일반 주식(보통주)으로 전환할 수 있지만, 테라 자체의 존립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앞선 관계자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당황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테라 돕겠다는 투자사 안 나온다” 

두나무 계열 투자사인 두나무앤파트너스로선 이번 사태가 전화위복이 됐다. 지난해 2월 보유하고 있던 루나 2000만개를 모두 매각했기 때문이다. 당시 루나 시세가 7000원선이었던 만큼 약 1300억원 차익을 봤지만, 이후 가격이 더 올랐던 만큼 아쉬운 상황이었다. 두나무 측은 거래소가 직접 코인을 사고팔면 공정하게 거래소를 운영할 수 없단 비판에 코인을 모두 팔았다.
 
테라의 액셀러레이터(창업보육) 역할을 했던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 해시드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김서준 해시드 대표는 10일 이번 사태를 ‘성장통’으로 진단하면서 충분한 유동성이 공급되면 상황이 진정될 것으로 봤다. 김 대표 개인도 상당량의 루나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투자업계 관계자는 “한때 100조원을 넘었던 전 세계 시가총액이 지금은 50억원 밑으로 떨어진 상황”이라며 “이만한 유동성을 공급할 투자자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실제 미국 현지 경제매체 블룸버그통신은 11일(현지시간) “테라를 돕겠다고 나서는 투자사가 나오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문상덕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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