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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인버스 ETF에 개미들 몰렸지만…올해 손실률 44% 달해

삼성 ‘KODEX WTI원유선물인버스 5일 연속 신저가
국제유가, 수요·공급 불균형 탓에 배럴당 120달러 돌파
전문가 “원유 단기 증산 어려워…당분간 고유가 지속”

 
 
5월 들어 유가가 반등하며 인버스 상품의 손실은 더 커졌다. 미국 텍사스주에 있는 원유 시추기 모습 [사진 연합뉴스]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유가 하락에 베팅하는 원유 인버스 상품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원유 인버스 상품의 손실률이 40%를 넘어선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은 5월에만 1500억원 어치를 추가 매입하면서 손실 폭을 더 키우고 있다.  
 
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유가 연동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인 ‘TIGER 원유선물인버스’는 전일보다 2.70%(75원) 내린 2700원에 거래를 마치며 5거래일 연속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같은 기간 삼성자산운용이 이끄는 ‘KODEX WTI원유선물인버스’ 역시 3870원으로 떨어지며 5일 연속 신저가 행진을 이어갔다.
 
원유 인버스 ETF는 유가가 하락하면 수익률이 올라가는 구조다. TIGER와 KODEX 원유 인버스 ETF 모두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과 연동해 움직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리스크 등으로 배럴당 120달러를 호가하던 WTI 선물 가격은 지난달 90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이달 개인 ETF 순매수 1·2위 원유 인버스 

 
개인 투자자들은 유가가 추가 하락할 거란 기대감에 인버스 상품을 집중 매수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30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ETF 1·2위에 ‘TIGER 원유선물인버스’, ‘KODEX WTI 원유선물인버스’가 나란히 올랐다. 개인은 해당 상품을 각각 785억원, 764억원씩 사들여 총 1549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하지만 5월 들어 유가가 반등하며 인버스 상품의 손실은 커지기 시작했다. 30일(현지시각) WTI 7월 인도분 가격은 배럴당 118달러를 넘어서며 지난 3월 기록한 연고점(123.70달러) 돌파를 목전에 뒀다. KODEX WTI 원유선물인버스’의 5월 수익률은 -12.50%, ‘TIGER 원유선물인버스’의 경우 -12.73%를 기록했다.  
 
유가가 등락을 반복하면서 원자재 인버스 상품의 연초 이후 손실률은 44%까지 불어났다. 변동성이 큰 원자재 시장에서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에 투자할 경우 기초자산이 등락을 반복하면서 누적수익률이 기초자산 수익률보다 낮아지는 ‘복리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유가 급등락이 빚어진 지난 3월 원자재 연계 ETF에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오펙 제한적 증산 유력, 당분간 고유가 지속할 듯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히 진행 중인 가운데 오는 6월 열릴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비오펙 산유국 협의체인 오펙플러스(OPEC+)에서 제한적인 증산이 유지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유가 하락 유인이 적은 상황에서 단기간에 유가가 안정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오펙플러스는 다음 달 2일 정례회의에서 기존 계획인 일일 43만2000배럴 증산을 고수할 것으로 본다”며 “사우디와 미국, 러시아 간의 정치·외교적 문제 등을 감안하면 합의에 이르기 쉽지 않고 오펙의 예비생산능력도 감소하고 있어 실제로 늘릴 수 있는 원유 생산량도 제한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유럽연합(EU)의 러시아 석유 금지 조치에 따라 국제 유가의 추가 상승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오안다의 제프리 할리 수석 분석가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EU의 러시아 석유 금지 조치로 국제 원유 공급은 다시 긴축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 경우 우리가 2월에 경험했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최고 수준의 유가에 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허지은 기자 hur.ji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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