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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정부 ‘관치의 힘’?…은행권, 예대 마진 ‘알아서’ 줄였다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 2월 이후 감소세
기준금리 및 코픽스 높아졌지만…시장 논리 안 통해
은행권, 尹 정부 예대금리차 문제제기에 ‘눈치보기’

 
 
서울시내 한 건물 내 현금인출기. [사진 연합뉴스]

서울시내 한 건물 내 현금인출기. [사진 연합뉴스]

국내 은행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주요 대선 공약 중 하나인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 금리의 격차) 공시’ 시행 전부터 예대금리 격차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이 지난 정부와 같은 과도한 개입은 없다고 밝혔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금융관치가 계속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대선 전부터 감소 中

2일 금융권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은행이 신규로 받는 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는 계속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의 ‘2022년 4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자료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1월 1.80%포인트 ▶2월 1.81%포인트 ▶3월 1.76%포인트 ▶4월 1.70%포인트 등을 기록하며 2월 이후 감소세를 보였다.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8월과 11월에 이어 올해 1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하면서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말에는 1.55%포인트에서 1월 1.80%포인트까지 확대된 바 있다.  
 
특히 신규취급액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보면 ▶2월 1.70%, ▶3월 1.72%, ▶4월 1.84%로 계속 높아졌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예·적금 등 수신상품 금리의 인상 등에 영향을 받는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해당 달에 신규로 조달한 자금을 기반으로 산출되기 때문에, 대출금리 상승에 신속히 반영되는 특징이 있다.  
 
이런 영향에도 지난 4월 말 국내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금리는 연 3.57%로 전달 대비 0.07%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저축성수신금리는 연 1.87%로 전월보다 0.13%포인트 높아졌다.  
 
이 같은 현상은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 인상에 나선 데다 정기예금 특판 진행, 대출 우대금리 시행 등을 한 영향이다. 기준금리 인상과 코픽스 상승에도 은행이 우선 수신 금리 인상률을 높여 예대금리차 조정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예대금리차가 클수록 은행의 핵심 수익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커지는데, 은행 스스로 수익성을 낮춘 셈이다.
 

은행, 정부에 ‘눈치보기’…“관치 성격 여전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5월 31일 오전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크루즈 부두에서 열린 제27회 바다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마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5월 31일 오전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크루즈 부두에서 열린 제27회 바다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마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은행업계에선 예대금리차에 대한 정부 관여에 비판적 시각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이미 예대금리를 두고 정부와 금융당국이 논의를 시작한 만큼 ‘눈치보기’를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달 27일 금융기관 간담회에서 “지난 정부에서 공공성을 강조하며 과도한 규제와 개입이 있었다”며 “금리·배당 등 가격변수의 자율성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입장을 전했음에도, 현 정부가 은행의 마진 투명성을 들고 나온 만큼 관치의 입김이 강하다는 비판이다.  
 
윤 정부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부터 예대금리차 확대가 은행의 ‘이자장사’에만 도움이 되는 반면에 서민의 이자 부담은 키운다며 금리산정 체계 및 운영방식을 수시로 점검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당국은 은행연합회를 통해 이르면 4분기부터 신용등급이 아닌 개인신용평점을 기반으로 예대금리차를 공시할 예정이다. 50점씩 20개 세부 구간으로 나눠 신규 대출 평균 금리를 공개한다는 구상이다. 예를 들어 ‘850~900점’ 구간 대출 금리‘ 등으로 공시하는 방식이다.  
 
다만 은행에서는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는 외부 신용점수만 아니라 내부 신용평가시스템(CSS)을 포함시켜 고객의 상환능력과 해당 은행과의 거래 내역 등을 종합해 등급을 적용하고 있다. 정부의 현 구상과 같이 단순 외부의 개인신용점수를 중심으로 일괄적인 기준을 세울 경우 ‘소비자의 선택권 확대’와 ‘은행 경쟁 유도’ 취지가 무색해질 뿐 아니라 금리 산정에 객관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치적 논리를 통해서 자율적인 금리 산정만이 아니라 금리 상승기에 대출금리가 오르는 것 자체도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은 업무에 공공적 성격이 강한 측면 때문에 이익을 내는 것도 눈치봐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토로했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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