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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인기도 한풀 꺾이나…"대중제 그린피 인하 바람"

국내 대중골프장 44곳, 8월부터 그린피 자율 인하
테니스‧해외여행 수요 분산으로 골프산업 특수 끝났다는 분석도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2년 동안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특수를 누렸던 골프장들이 줄줄이 골프장 비용(그린피) 할인 캠페인에 나서고 있다. 고물가 행진에 이용객 수 감소까지 골프장 인기도 한풀 꺾이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8일 한국대중골프장협회에 따르면 8월부터 137개 회원사 가운데 44개 회원사가 그린피를 자율적으로 인하하는 캠페인에 참여했다. 
 
그린피 인하 캠페인에 동참한 회원사는 ▶감곡CC ▶고창CC ▶골프클럽Q ▶골프존카운티(감포·경남·구미·무주·사천·선운·순천·안성H·안성W·오라·진천·천안·청통·화랑) ▶드래곤레이크CC ▶노스팜CC ▶떼제베CC ▶라싸CC ▶로얄링스CC ▶리앤리CC ▶블루원((상주·용인) ▶서산수CC ▶솔트베이CC ▶신라CC ▶썬힐CC ▶알프스대영CC ▶양평TPC ▶유니아일랜드 골프&스파 리조트 ▶이천 실크밸리GC ▶인천그랜드CC ▶파가니카CC ▶파주CC ▶포레스트힐CC ▶푸른솔포천CC ▶필로스CC ▶한림용인 ▶한림안성 ▶한맥CC ▶해솔리아CC ▶히든밸리CC 등이다.
 
골프장업계가 그린피 인하에 나선 이유는 고물가 행진 등으로 더욱 늘어난 골퍼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서다. 대중골프장협회 관계자는 "최근 2년 간 많은 분들이코로나19로 실내 체육 활동 제한을 받은 대신 안전한 장소인 골프장을 이용하면서 일시적인 수요 증가로 불편을 겪었다"면서 "협회 소속 회원사들은 코로나19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인한 고물가 등으로  겪고 있는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동참하기 위해 이용요금 인하 캠페인에 적극 참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용요금 자율 인하가 골퍼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고 물가 안정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실제 최근 2년간 골퍼들의 그린피 등의 골프 이용비용이 급증했다. 골프장들이 코로나19 특수를 누리면서 그린피가 단기간에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며 폭등했기 때문이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지난 5월 발간한 '레저백서 2022'에 따르면 국내 대중골프장 주중 그린피는 5월 기준 17만3500원으로 2년 전보다 29.3%나 폭등했다. 토요일은 22만1100원으로 22.0% 올라갔다. 회원제 골프장은 비회원 주중 그린피가 20만1100원으로 2년 전보다 15.1%, 토요일은 25만1600원으로 12.5% 각각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캐디피도 마찬가지로 상승했다. 5월 기준 대중제 골프장의 팀당 캐디피는 13만6500원, 회원제 골프장은 14만1400원으로 각각 10.7%, 13.1% 올라갔다. 이렇듯 코로나19 동안 골프장들은 특수를 누리며 막대한 이익을 가져갔다. 지난해 대중골프장의 영업이익률은 무려 48.6%를 기록했고, 회원제 골프장 영업이익률도 24.2%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가 엔데믹 국면에 들어가면서 고공 행진하던 골프장 인기가 점차 수그러들고 있다. 이는 다수의 골프장들이 그린피 할인에 나선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 여파로 활동에 제약을 받으면서 대거 유입한 2030세대들이 다시 해외여행을 떠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테니스 등으로 눈을 돌리면서 골프이용객 수도 줄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IB업계 관계 자는 "'골프 수강 신청'이라고 불릴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던 수도권 골프장 예약도 이전보다는 수월해진 것 같다"며 "지난해만 해도 2030세대들이 상당히 많이 골프 라운딩을 했는데 요즘은 코로나19 이전처럼 중년층 이상이 더 많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에 발맞춰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렸던 대중제 골프장 그린피를 잇따라 내리는 것도 수요가 감소하는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골프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해외에서 골프 라운딩을 많이 했는데 하늘길이 막히면서 국내 골프장 수요가 공급보다 더 늘어 이용요금이 치솟았다"며 "주식이나 부동산 시장이 좋았던 과거에 2030세대 사이에서 SNS에 화려한 문화생활을 자랑하는 유행이 퍼졌는데 주식‧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겪으면서 골프 비용 부담이 커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30대 박모씨는 "서울이나 수도권에 위치한 퍼블릭(대중제) 골프장의 주말 그린피가 인당 25만원 안팎까지 치솟으면서 하루 라운딩을 하는 데 캐디피, 식사비, 유류비를 더하면 40만원 이상을 지불하고 있다"며 "주변 2030세대 지인들도 골프장 이용에 대한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골프장비들을 중고거래를 통해 판매하고 테니스나 여행 등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윤 기자 jypark9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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