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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한복판에 ‘요리’? 영국인들 줄서서 ‘한식’ 먹는 이 곳

[인터뷰] 김종순 요리(YORI) 대표
英내 10개점 운영...코로나19로 폐점한 곳 공략해 점포 확장
삼성전자 출신으로, ‘베스트 프랙티스’ 전략 활용
올해 매출 200억원, 2030년까지 30개 점포 확장 목표

 
 
영국 런던에 위치한 한식당 요리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 [사진 요리]
영국 런던 한복판에 1시간씩 줄을 서야 들어갈 수 있는 한식당이 등장했다. 우리말 ‘요리’를 그대로 영어로 표현한 레스토랑 ‘요리(YORI)’가 그 주인공. 삼겹살, 제육볶음 등 한식을 판매하는 요리는 2016년 12월 1호점을 피커딜리에 오픈하고 매해 한두 점포씩 수를 늘려오다, 현재는 총 10개점까지 확장했다.  
 
현지인들의 입소문을 타고 런던 내 인기 ‘맛집’으로 꼽히자 이제는 한국 유명스타들 사이에서 영국을 방문하면 들러야 하는 곳이 됐다. 실제 배우 송강호, 정우성, 하정우를 비롯해 가수 임영웅, 박재범 등이 이곳을 찾았다.  
 
콧대 높기로 유명한 영국 사람들은 물론 국내 유명 셀럽의 마음마저 사로잡은 비결은 무엇일까. 영국에서 ‘K-푸드’로 도전장을 내민 김종순 요리 대표를 만났다.  
 

삼성맨 간판 떼고 요식업行…‘요리’의 탄생 

“365일 중 크리스마스와 1월 1일, 딱 이틀만 쉬고 364일을 일만 했어요. 피곤하다, 힘들다고 생각할 틈도 없이 매일매일 바쁘게 식당에서 보내다 보니 어느새 지금의 모습이 됐죠.”
 
김 대표는 요리 1호점 오픈 당시를 이처럼 회상했다. 영국에서 대학생활을 보낸 후 삼성전자에 입사해 삼성전자 유럽총괄 경영혁신팀에서 근무하다 돌연 사표를 던졌다. 맨몸으로 요식업에 뛰어든 그는 매일 새벽까지 일하며 체계적인 한식당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쏟았다. 삼성전자 근무 당시 유럽 24개국 법인을 관리하던 그는 유럽 각지 한식당을 경험하면서 보다 맛있고 체계적인 한식당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요리 첫 점포가 탄생됐다. 
 
요리 첫 매장을 오픈할 때 김 대표의 주요 경영 전략은 ‘친절함, 식당 문밖을 나가기 전까지 손님을 만족하게 해라’였다. 김 대표는 “소주를 들고 다니면서 손님 한 분 한 분에게 서비스 차원으로 한잔씩 맛보게 하고, 한식이라는 음식에 친근함이라는 문화를 경험하게 하고 싶었다”면서 “이 같은 서비스는 팁 문화가 없어 대체로 웃음기 없는 다른 영국 식당들과 차별화가 됐고, 손님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어느새 일주일 중 7일 내내 줄을 서는 식당이 됐다”고 말했다.  
 
영국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며 성공시킨 김종순 ‘요리(YORI)’ 대표가 지난 9일 KG빌딩 회의실에서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한 뒤 사진을 찍었다. 신인섭 기자
요리 규모는 빠른 속도로 커졌다. 특히 김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매장 확대에 나섰다. 지난해에만 1·3·5·7·9·12월에 각각 매장을 오픈해 총 6개점을 열었다. 코로나19가 휘몰아치면서 런던 중심가 상점들이 줄지어 폐점한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김 대표는 이를 기회로 여기고 폐점한 공간들을 공략했다.  
 
김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결단이 필요했다”며 “직원들과 함께 매장을 확장할 것인지, 기존 매장 유지에 그칠 것인지에 대해 긴 시간 회의를 하고 매장을 공격적으로 늘릴 것으로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매장 수를 늘린 김 대표는 기존에 운영하지 않던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승부수를 띄웠다. 배달로 제공하는 음식에는 초코파이, 미니 손 세정제 등 작은 선물들도 함께 더해졌다. 김 대표는 “사업 확장을 결심한 이후로 음식 배달을 시작하면서 손님을 유지했다”며 “코로나19가 잠잠해지자 다시금 매장 앞에는 긴 줄이 생겼고, 지금까지 인기는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김 대표의 사업은 한식당 요리에서 K-카페, 뷰티숍, 패션매장 등까지로 가지를 뻗었다. 현재 김 대표는 요리 10개점을 비롯해 한국식 디저트를 판매하는 카페 2개점, 한국식 뷰티숍 1개점, 네일숍 1개점, 한국 패션을 판매하는 패션매장 1개점, 일식당 1개점 등 총 16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직원은 총 260명에 달한다.  
 

런던을 넘어 영국 전 지역…유럽 전체로 도약

요리 매장을 들어서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 [사진 요리]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김 대표의 경영 전략 역시 변화했다. 먼저 음식 맛은 어느 점포에서나 같은 맛을 낼 수 있도록 일관성을 유지하고자 했고, 새로 오픈하는 점포에는 기존 인기 점포 매니저가 일정 기간 함께 운영하며 서비스까지 동일한 수준을 맞추고자 했다.  
 
이를 위해 김 대표는 삼성전자 근무 시절 습득했던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 방법을 적용했다. 김 대표는 “비교적 성적이 우수한 지점의 직원이 다른 지점에 가서 운영법을 전수하는 베스트 프랙티스, 즉 모범경영을 요리 운영에도 활용하고 있다”면서 “새로 점포를 열면, 이 점포의 실제 매니저와 이 매니저를 교육하는 다른 지역의 기존 매니저 직원이 2~3주간은 함께 일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올해 매출은 200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또 다른 꿈은 영국 곳곳에 들어선 ‘요리 매장의 전국화’이다. 그 목표를 향해 오는 9월 요리 11호점은 런던 밖에 위치한 브라이턴에 오픈을 준비 중이다.
 
김 대표는 “2030년까지 30개 점포로 확장할 것을 목표하고 있다”며 “향후에는 요리 브랜드로 여러 나라 투자자와 파트너십을 맺고, 영국을 넘어 유럽 전역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K-푸드의 대중화. 요리를 만드는 김 대표의 최종 메시지다. 
 

라예진 기자 rayej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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