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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6일 총파업 결심한 금융노조…“억대 연봉·귀족노조는 오해”

기자간담회 열고 총파업 이유 및 일정 등 공유
“실질적으로 임금 삭감돼”
9월 16일 총파업시 광화문 사거리서 삼각지 방향 행진 예정

 
 
22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자간담회에서 박홍배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이용우 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9월 16일 총파업을 강행할 의지를 보였다. 금융노조는 낮은 임금인상률과 사측의 점포폐쇄 강행을 이번 총파업의 명분으로 내세웠다. ‘억대 연봉’ ‘귀족노조’라는 비판에 대해선 오해가 있다며 일반 직원들의 연봉은 1억원 미만일 뿐 아니라 실질임금은 현재 삭감되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국책銀 조합원 평균 임금 7200만원 수준 불과”

22일 금융노조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파업을 결정한 배경과 절차 및 일정에 대해 밝혔다. 지난 19일 금융노조가 당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93.4%의 찬성률로 파업이 가결된 데 따른 것이다.  
 
금융노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서도 최대 실적을 낸 금융사들이 여전히 1%대 임금인상률을 제시하고 있다며 올해 물가상승률에 대비한 실질임금은 삭감 수준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최근 10년간 산별의 임금 인상률이 평균 2%대에 불과했다”며 “그해 임금인상분을 일부 반납하는 것에 조합원이 동의해 사회공헌한 사례가 지난 10년 동안 5차례나 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지금까지 임금인상에 대해 양보를 많이 해왔지만, 올해는 물가상승률을 보더라도 실질임금이 삭감되는 수준이 심해지고 있다”며 “사측이 엄청난 수익으로 성과급과 배당을 하면서 직원들의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하는 상황에서 (총파업은) 당연히 요구할 수 있는 권리”라고 설명했다.  
 
특히 박 위원장은 1억원을 웃도는 주요 은행의 평균 연봉과 관련해서 “국책은행의 조합원 임금의 평균을 보면 7200만원에 약간 미달하는 수준”이라며 “상반기에만 8억원 이상을 받아갔다는 일부 은행장의 처지와 직원들의 처지는 다르다”라고 강조했다.
 
금융노조는 은행의 점포폐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점포가 폐쇄된 곳은 대부분 지방과 수도권 외곽 구도심, 강북지역이 주를 이루고 있다. 노령 고객과 금융취약계층이 거주하는 곳”이라며 “점포별 수익을 보면 적자 점포가 아닌데도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폐점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발표한 자료를 참고하면, 미국과 캐나다의 경우 고객으로부터 의견을 청취하고, 사전안내절차와 수렴절차를 밟을 것을 법에서 지시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왜 폐쇄하는지도 모르고 점포가 사라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서 한 금융노조 관계자는 “점포폐쇄 가이드라인이 있지만, 형식적이고 실효성이 부족해 사전영향평가에 직원과 고객 등 이해관계자가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금융노조 관계자는 “지방의 점포 직원들은 점심시간 교대조차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화장실도 가기 쉽지 않은데 인력이 추가되지 않으면서 일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금피크 임금 삭감률 45%, 다른 곳에서 찾기 어려워”

22일 열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자간담회 [사진 전국금융산업노종조합]
금융노조는 이 외에도 ▶금융공공기관의 자율교섭 보장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 개선 ▶주 36시간 4.5일제 실시 등 근로시간 단축 ▶이사회 참관 등 경영참여 보장 ▶남성육아휴직 1년 의무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3개월 확대 ▶조합활동으로 인한 집행유예 이하의 처분 시 해고 제한 등을 언급했다. 금융노조는 이 사안들을 포함한 총 34개 안에 대해 산별중앙교섭에서 요구했지만 사측에서 이 요구안 모두에 대해 수용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특히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개선과 관련해 박 위원장은 “사측은 (인금피크가 적용된) 직원이 임금을 덜 받게 해 인건비가 늘지 않게 하겠다는 것”이라며 “정년을 62세 또는 65세로 운영하는 어떤 사업장도 이런 식으로 정년을 연장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권 임금피크제는 5월 26일 대법원 판결을 통해 무효로 볼 여지가 커져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며 “금융권 임금피크 직원의 임금삭감률은 45%에 이를 정도로 크고 기간도 약 4년으로 상대적으로 길다”고 지적했다.  
 
한편 금융노조는 9월 16일 총파업에 앞서 8월 23일에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사거리와 같은 달 25일 대구 한국부동산원 앞, 9월 1일 부산 국제금융센터 광장에서 총파업결의대회를 갖는다. 
 
총파업 당일에는 오전 10시 서울 광화문역 사거리 일대에서 시작해 이후 삼각지역 방면으로 행진하는 등 약 3시간 일정의 파업을 진행한다. 총파업 규모나 당일 점포 영업과 관련해 박 위원장은 “예측하기 어렵지만 고객들이 겪을 불편 등을 고려해 사전에 잘 안내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우 기자 yw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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